오승현 부장
광주·전남 유치원 대체인력이 40명에 불과하다. 전국 17개 시·도교육청이 확보한 대체인력도 올해 7월 기준 190명에 그쳤다. 더 큰 문제는 경기·강원·충북·전북·경남·제주·대구 등 7개 시·도에는 대체인력이 단 한 명도 없다는 사실이다.
유치원 교사에게 휴가는 사치가 아니다. 병가도, 연수도, 개인적인 사정으로 자리를 비우는 일도 교사에게 보장돼야 할 기본적인 권리다. 그런데 교사가 자리를 비우면 아이들을 맡을 사람이 없다는 이유로 휴식과 연수를 미루게 된다면 이야기는 달라진다. 교사 한 사람의 권리가 아니라 유아교육 현장의 운영체계 자체가 흔들리는 문제다.
더욱 눈여겨볼 대목은 대체인력의 고용 형태다. 전국 유치원 대체인력 190명 모두 강사 또는 기간제 교사로 정규직이 아니다. 어린이집도 상황은 크게 다르지 않다. 올해 7월 기준 육아종합지원센터 소속 어린이집 대체교사 2천304명 가운데 정규직은 10명에 불과했고, 1천847명은 기간제 계약직이었다.
대체교사가 안정적인 일자리가 아니라 짧은 계약을 반복하는 자리라면 숙련된 인력이 현장에 꾸준히 남기 어렵다. 교사가 쉬기 위해 필요한 인력을 확보하는 과정에서 정작 대체교사의 고용 안정성이 뒷전으로 밀리는 역설이 생기는 셈이다.
교육부도 문제를 모르고 있지는 않다. 지난 6월 유치원 교사의 긴급한 부재에 대응하기 위해 순회교사와 거점기관 강사 배치의 법적 근거를 마련하고, 사립유치원 대체인력 인건비 지원 확대와 대체인력풀 구축 등을 담은 개선 방안을 내놨다.
하지만 석 달 뒤 확인된 현장은 여전히 대체인력 부족을 보여준다. 제도를 만들었다는 사실만으로 교사가 실제로 쉴 수 있는 환경이 만들어지는 것은 아니다. 중요한 것은 대체교사를 얼마나 확보했는지, 실제 부재 상황에서 얼마나 신속하게 투입되는지, 지역별 격차가 얼마나 줄어들었는지를 지속적으로 확인하는 일이다.
광주·전남 역시 40명을 확보했다는 숫자만으로 안심할 수 없다. 이 인력이 실제 유치원 현장에서 어느 정도의 교사 공백을 감당할 수 있는지, 특정 시기에 인력이 몰리는 것은 아닌지, 병가와 연수 등 필요한 순간에 즉시 투입할 수 있는 체계가 갖춰졌는지를 따져봐야 한다.
교사가 쉬지 못하는 구조에서는 아이들에게도 안정적인 교육환경을 기대하기 어렵다. 피곤하고 아픈 교사가 자신의 건강보다 학급 운영을 먼저 걱정해야 하는 현장을 정상이라고 할 수는 없다.
대체교사 문제를 단순한 인력 숫자의 문제로만 접근해서도 안 된다. 대체인력을 상시적으로 확보하고, 일정한 교육과정을 거친 인력이 필요할 때 즉각 투입될 수 있도록 지역별 관리체계를 갖추는 것이 중요하다. 동시에 대체교사가 반복적인 단기계약에 머물지 않도록 고용의 안정성을 높이는 방안도 함께 검토해야 한다.
유치원 교사의 휴식은 교사를 위한 복지에만 머물지 않는다. 교사가 제때 쉬고 회복해야 아이들에게 집중할 수 있고, 그래야 교육의 연속성도 유지된다.
아이들에게 좋은 교육을 제공하겠다는 정책은 많다. 이제는 교사가 아플 때 쉬고, 연수에 갈 때 자리를 비울 수 있는 가장 기본적인 조건부터 제대로 갖춰야 한다. ‘교사도 쉬어야 한다’는 너무 당연한 원칙이 현장에서 당연하게 작동하는지부터 점검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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