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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기자의 눈] 주택 공급, 충분하고 신속하게

“이제 정부는 집값 잡겠다는 약속을 하지 말자.” 문재인 정부의 부동산 정책을 설계한 김수현 전 청와대 정책실장은 2023년에 펴낸 책 ‘부동산과 정치’에서 이렇게 썼다.

[기자의 눈] 주택 공급, 충분하고 신속하게

서울 시내 아파트 단지의 모습. 연합뉴스

우영탁 건설부동산부 기자

“이제 정부는 집값 잡겠다는 약속을 하지 말자.” 문재인 정부의 부동산 정책을 설계한 김수현 전 청와대 정책실장은 2023년에 펴낸 책 ‘부동산과 정치’에서 이렇게 썼다. 형평성 있는 세제를 갖추고 좋은 주택이 적기에 공급되도록 택지와 도시계획 인센티브를 관리하는 것이 정부가 할 일이지 비싼 강남 아파트값에 전전긍긍하며 시장과 심리전을 벌일 필요가 없다는 것이다.

이재명 정부 출범 이후 대출·거래 규제가 거듭됐지만 집값 상승세는 꺾이지 않았다. 서울 아파트값은 83주 연속으로 올랐다. 해당 기간 누적 상승률은 문재인 정부 때의 집값 상승률을 웃돈다. 규제로는 시장을 안정시키기 어렵다는 사실이 재확인된 셈이다. 정부가 공급을 서두르겠다는 약속을 수차례 반복했지만 후보지 발표 속도와 실제 착공과의 간극은 여전하다. 시설 이전과 관계기관 협의가 필요한 땅을 공급 물량에 넣고 지방자치단체와의 이견을 좁히지 못하면 시장에는 불확실성만 남는다.

가장 뼈아픈 것은 정부가 강조했던 주택 공급이 시장에 장기간 공허한 메아리로 인식됐다는 점이다. 한국토지주택공사(LH) 사장의 장기간 공백은 단적인 예다. LH는 지난해 10월 이한준 전 사장이 물러난 뒤 약 8개월간 사장 공백을 겪었다. 공공주택 공급을 재촉하면서 정작 이를 책임질 사령탑 인선은 늦어진 것이다.

이재명 정부의 2기 주택·부동산 정책을 이끌 진용이 갖춰지고 있다. 홍지선 국토교통부 장관 후보자는 16일 인사청문회에서 “수요가 있는 곳에 충분한 주택을 신속히 공급하겠다”고 강조했다. 지방정부 근무 경험을 살려 인허가 지연 등 현장의 애로를 해결하겠다고도 했다. 앞서 7월에는 LH 사장으로 이성훈 청와대 국토교통비서관이 취임했다.

중요한 것은 실천이다. 새 국토부 장관은 서울시장과 공급 부지를 놓고 공방을 벌이는 시간을 줄이고 합의할 수 있는 사업부터 진척시켜야 한다. LH와는 지구별 보상·착공·입주 일정을 점검하고 자금과 인허가가 막힌 곳을 함께 풀어야 한다. 주택 공급 성적표는 발표한 가구 수가 아니라 실제 착공하고 입주한 주택 수를 평가하는 것이다. 훗날 장관직과 사장직에서 물러날 때 낙제점을 받지 않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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