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홍민 아시아타임즈 경제부 기자.
[아시아타임즈=류홍민 기자] 최근 간편결제 수수료를 둘러싼 금융당국의 대응을 보면 오히려 공정한 경쟁 환경을 훼손하는 것 아닌지 의문이 든다. 소비자 부담 전가를 우려한다는 취지 자체는 타당하지만, 동일한 결제 서비스에 서로 다른 잣대를 적용한다면 시장의 공정성은 흔들릴 수밖에 없다.
최근 애플페이의 카드사 연동 확대가 가시화되면서 삼성전자가 삼성페이의 유료화를 검토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대해 이찬진 금융감독원장은 지난달 26일 금감원 본원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삼성 휴대전화를 쓸 때 삼성페이는 당연히 깔린 기본 옵션으로 생각하는데, 카드사 관련 수수료가 새롭게 부가되면 소비자에게 (부담이) 전가될 수밖에 없는 구조"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삼성페이는 이제 '공공재'에 가깝다"는 언급까지 했다.
문제는 동일한 결제 서비스임에도 애플페이는 수수료 구조가 정착된 반면, 삼성페이는 유료화 검토 단계에서부터 제동을 걸었다는 점이다.
당국은 애플페이가 수수료를 부과하는 데 있어서는 별다른 문제 제기를 하지 않았다.
국외 사업자인 애플에는 한 마디도 하지 못하면서 만만한 국내 기업에만 더 엄격한 잣대로 정책 일관성마저 스스로 무너뜨리고 있는 것이다.
이는 시장의 공정성을 훼손할 수 있다.
이찬진 원장은 "삼성전자가 어떻게 하느냐는 삼성전자 몫이다. 회사가 결정할 일이지 금감원이 직접적인 관여를 할 수는 없다"고 말했지만 시장에 미치는 영향력은 결코 작지 않다. 규제 권한이 없다는 입장과 별개로, 당국 수장의 공개적인 문제 제기 자체가 금융사 입장에서는 사실상 방향성을 제시하는 '눈치주기'로 작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플랫폼간 경쟁이 심화되는 상황에서 비용 구조의 차이는 곧 경쟁력으로 이어진다. 한쪽은 수수료를 기반으로 사업을 확장하고, 다른 한쪽은 유료화 여부조차 정책 신호에 영향을 받는다면 시장은 자연스럽게 왜곡된 방향으로 흐를 수 있다. 이는 결국 혁신 경쟁이 아닌 환경 차이에 따른 경쟁으로 이어질 수 있다.
결국 중요한 것은 어떤 기준이 적용되느냐다. 같은 결제 서비스라면 같은 원칙이 적용돼야 한다. 기준이 흔들리는 순간 시장의 신뢰도 역시 흔들릴 수밖에 없다. 간편결제 시장의 경쟁 질서를 바로 세우기 위해서라도 당국의 일관된 기준과 명확한 원칙이 필요한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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