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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기자수첩] 공시·소통 논란 반복…코스닥 신뢰는 왜 스스로 무너지나

삼성전자 지분 투자라는 핵심 정보가 공시되기 전 임직원들이 주식을 매수한 정황이 포착되며 미공개 정보 이용 의혹으로 수사가 진행 중입니다. 내부 정보와 거래 타이밍이 맞물리는 순간, 시장 신뢰는 순식간에...

[기자수첩] 공시·소통 논란 반복…코스닥 신뢰는 왜 스스로 무너지나

여의도 증권가.

정부가 '코스닥 3000' 달성을 위한 정책 드라이브를 이어가고 있지만, 정작 시장 내부에서는 신뢰를 갉아먹는 사건들이 반복되고 있습니다. 문제는 외부 환경이 아니라, 시장 스스로 신뢰를 훼손하는 구조가 고착화되고 있다는 점입니다.

최근 코스닥 시가총액 상위 종목에서 벌어진 일련의 논란은 하나의 질문으로 수렴됩니다.

투자자는 왜 항상 '뒤늦게' 알게 되는가입니다.

삼천당제약은 계약 구조에 대한 의구심과 정보 공개 방식 논란 속에서 단기간에 급락했습니다. 여기에 최대주주 지분 매각 계획까지 맞물리며 투자자 불신은 빠르게 확대됐습니다. 실제로 100만원을 돌파하며 황제주에 오르고 코스닥 시가총액 1위까지 올랐던 주가는 현재 60만원 초반, 시가총액 4위까지 밀렸습니다. 이후 매각 계획은 철회됐지만, 이미 형성된 의심을 되돌리기에는 역부족이었습니다.

레인보우로보틱스 사례는 더 직접적입니다. 삼성전자 지분 투자라는 핵심 정보가 공시되기 전 임직원들이 주식을 매수한 정황이 포착되며 미공개 정보 이용 의혹으로 수사가 진행 중입니다. 내부 정보와 거래 타이밍이 맞물리는 순간, 시장 신뢰는 순식간에 무너집니다.

알테오젠 사례 역시 시장과의 소통 방식이 논란의 중심에 섰습니다. 공시된 로열티 조건이 뒤늦게 재조명되며 투자자 기대치와 실제 조건 간 괴리가 드러났고, 주가도 급격한 조정을 겪었습니다. 정보는 공개돼 있었지만, 투자자들 사이에서는 핵심 조건에 대한 설명과 공시 이후 소통이 부족했다는 지적이 이어졌습니다.

이 같은 사례는 개별 사건으로 치부하기 어렵습니다. 실제로 한국거래소 시장감시위원회에 따르면 지난해 금융위원회에 통보된 불공정거래 의심 사건 98건 중 58건(59.2%)이 미공개정보 이용이었습니다. 특히 코스닥 시장에서 발생한 건수가 66건(67.3%)으로, 코스피(28건·28.6%)를 크게 웃돌았습니다.

이는 체감이 아니라, 실제로 코스닥에서 '정보를 먼저 아는 거래'가 더 많이 발생하고 있다는 의미입니다.

물론 제도 자체에 문제가 있다고 보기는 어렵습니다. 공시 유보, 비밀유지 계약, 최대주주 지분 매각 사전신고 등은 모두 규정 안에서 허용된 절차입니다. 코스피와 코스닥 간 규제 수준 역시 본질적으로 다르지 않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코스닥에서 유독 논란이 반복되는 이유는 시장 구조에 있습니다. 개인 투자자 비중이 높고, 바이오·기술주 중심의 기대 기반 시장에서는 정보의 '내용'보다 '타이밍'이 가격을 결정합니다.

문제는 이 과정이 반복되면서 투자자 경험이 일정한 방향으로 축적되고 있다는 점입니다. 실제 일부 투자자들은 기업설명회(IR)가 형식적 수준에 머물러 있다거나, 중요한 공시가 장 마감 이후에 이뤄지는 점 등에 대해 지속적으로 불만을 제기하고 있습니다. 기술이전 계약과 같은 핵심 정보에서조차 정보 비대칭이 해소되지 않는다는 지적도 반복되고 있습니다.

결국 시장과 기업 간 커뮤니케이션에 대한 신뢰 자체가 흔들리고 있는 상황입니다.

특히 이러한 환경에서 최대주주 지분 매각이나 내부자 거래 이슈가 맞물릴 경우, 법적 문제 여부와 별개로 시장은 '정보를 먼저 알고 움직였다'는 의심부터 제기합니다. 제도는 작동하고 있지만, 시장은 이를 신뢰하지 않는 상황입니다.

코스닥은 정책적으로 키우려는 시장입니다. 그러나 신뢰는 정책으로 만들어지지 않습니다. 오히려 지금처럼 정보 비대칭 논란과 내부자 거래 의혹이 반복된다면, 코스닥은 외부의 지원보다 내부 요인으로 스스로 디스카운트를 확대하게 됩니다.

지금 코스닥은 외부의 지원보다 내부의 신뢰부터 점검해야 할 시점입니다.

정보를 둘러싼 의심이 반복되는 시장에서 지수 상승은 지속되기 어렵습니다.

결국 '코스닥 3000'의 관건은 숫자가 아니라

시장 스스로 신뢰를 회복할 수 있느냐에 달려 있습니다.

정수진 금융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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