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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기자수첩] 거위의 뱃속에 황금은 없다...삼성전자 노조를 위한 제언

삼성전자 노동조합이 18일 파업을 예고했다. 삼성전자 노조는 이날 쟁의 행위 찬반 투표 집계 결과 93.08%가 파업에 찬성했다고 밝혔다. 조합원 8만9874명 중 6만1456명이 찬성표를 던졌다. 쟁점은 '성과급 상한 폐지'로...

[기자수첩] 거위의 뱃속에 황금은 없다...삼성전자 노조를 위한 제언

성과급 제한 폐지, 삼성전자 양날개 훼손 우려...공동 성장 방안 찾아야

한 농부가 하루에 하나씩 황금알을 낳는 거위를 얻었다. 농부는 매일 황금알을 팔아 형편이 나아졌다. 하지만 욕심은 끝이 없었다. 그는 거위의 몸 안에 황금이 가득 있다고 생각했다. 한번에 부자가 되는 길을 택했다. 거위의 배를 갈랐다. 거위의 뱃속에 황금은 없었다. 보통 거위와 다르지 않았다. 후회해도 소용은 없었다. 황금알의 기적도 사라졌다.

'황금알을 낳는 거위'라는 이솝우화의 내용이다. '지나친 욕심은 결국 모든 것을 잃는다'는 교훈을 담고 있다.

삼성전자 노동조합이 18일 파업을 예고했다. 삼성전자 노조는 이날 쟁의 행위 찬반 투표 집계 결과 93.08%가 파업에 찬성했다고 밝혔다. 조합원 8만9874명 중 6만1456명이 찬성표를 던졌다. 쟁점은 '성과급 상한 폐지'로 전해졌다. 현재 삼성전자는 초과이익성과급(OPI) 상한을 연봉의 50%로 두고 있다.

노조가 회사와 임금 및 단체협상 과정에서 조합원 투표를 통해 파업을 하는 것은 있을 수 있는 일이다. 그러나 이번 삼성전자 노조의 결정은 비판의 목소리가 높다. 특정 사업부의 이기주의라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쟁의 기간 동안 회사가 10조원 손실이면 직원의 손해는 4000억원 수준"이라느니 "파업에 참여하지 않는 직원은 강제 전배나 정리해고 우선순위로 협의하겠다"라는 노조의 발언은 이들의 주장이 과연 정당한 요구인지 의구심을 들게 한다.

삼성전자는 디바이스설루션(DS)부문과 디바이스경험(DX)부문 양날개로 존재하는 기업이다. 실적이 좋은 일부 사업부만 성과급을 독식하면 미래를 준비하는 타 사업부는 상대적 박탈감을 느낄 수밖에 없다.

반도체 사업만 봐도 그렇다. 삼성전자는 메모리사업부를 바탕으로 시스템LSI사업부와 파운드리사업부의 경쟁력을 키워 '인공지능(AI) 반도체 원스톱 설루션이 가능한 세계 유일의 반도체 회사'로 올라섰다. 반도체 사업이 부진에 빠졌을 때는 스마트폰이 삼성전자를 지탱했다. 더구나 반도체 사업은 시황에 따라 연간 수십조원의 영업이익이 오르락내리락하는 것이 특징이다. 적자가 나도 연구개발(R&D)과 시설투자(캐펙스)에 막대한 자금을 투입해야 한다.

'삼성전자가 돌아왔다(Samsung is back)'는 평가와 결과는 '이제 거위의 배를 갈라 축제를 열 때'라는 신호가 아니다. 거위를 튼실하게 잘 관리하고 황금알을 종잣돈으로 다시는 위기가 오지 않게 대비해야 한다는 격려다. 거위가 황금알을 낳기 시작한 것도 반년밖에 되지 않았다.

고객의 신뢰를 잃는 것은 한순간이다. 회사가 없으면 직원도 없다. 특정 집단의 이익이 아닌 공동의 성장을 위한 방안을 모색할 때다. 삼성전자 노조의 현명한 판단을 기대한다.

윤상호 기자 crow@techm.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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