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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24시] 공멸 부르는 무한성과급

삼성전자가 2년 만에 총파업에 들어갈 가능성이 커졌다. SK하이닉스처럼 성과급 상한을 없애 달라는 노조 요구를 사측에서 받아들이지 않았기 때문이다. SK하이닉스가 성과급을 연봉의 최대 50%까지만 준다는 제한을...

[기자24시] 공멸 부르는 무한성과급
이덕주 산업부 기자

삼성전자가 2년 만에 총파업에 들어갈 가능성이 커졌다. SK하이닉스처럼 성과급 상한을 없애 달라는 노조 요구를 사측에서 받아들이지 않았기 때문이다. SK하이닉스가 성과급을 연봉의 최대 50%까지만 준다는 제한을 깨면서 판도라의 상자를 열었다. 상한을 폐지하면서 SK하이닉스 직원들은 영업이익이 늘어나는 만큼 '한도 없이' 성과급을 받게 됐다. 연봉 1억원 기준 SK하이닉스는 지난해 1억5000만원, 올해 3억원의 성과급을 받는데 삼성전자는 아무리 실적이 좋아도 5000만원에 그칠 것으로 예상되는 이유다. 삼성전자 메모리 반도체 부문 직원들의 박탈감이 이번 파업의 가장 강력한 동력이다.

사이클 산업인 메모리 반도체에서는 시황에 따라 연간 수십조 원의 영업이익이 나기도 하고 적자가 나기도 한다. 이런 제도하에서 상한을 폐지해 버리면 직원들은 호황기에는 수억 원의 성과급을 받게 되지만, 회사가 수십조 원 적자를 낸다고 해도 직원들은 성과급을 뱉어내지 않는다. 그해 성과급이 '0'이 되는 것뿐이다.

회사가 무한 성과급을 준다고 직원들이 열정적으로 일할 수 있는 환경도 아니다. 주 52시간 근무 제한이 존재하고 해고가 자유롭지 않은 상황에서 한국 대기업은 직원들의 무임 승차가 가능한 구조다. 직원들에게 10조원의 영업이익을 고스란히 나눠준다면 그만큼 주주와 협력 중소기업들에 돌아갈 몫이 줄어드는 것이다.

이미 정상적이지 않은 SK하이닉스의 성과급 제도를 삼성전자가 그대로 따라 하면 경쟁력이 더 크게 손상되는 것은 삼성전자가 될 것이다. 성과급 상한을 폐지할 경우 메모리 호황에 따른 과실은 메모리 사업부에서 대부분 가져가고 손실은 모든 직원이 나눠 가질 것이다. 지금의 삼성전자를 만든 세트와 부품 사업의 상호 보완적 구조도 깨진다. 다시는 오지 않을지도 모르는 역대급 호황 때 성과급을 최대한 받고 싶을 것이다. 하지만 욕심에도 상한이 필요하다. 욕심이 과하면 황금알을 낳는 거위의 배를 가르게 된다. 삼성전자 노조원들이 호황에 취해 스스로의 미래를 파괴하지 않길 바란다.

[이덕주 산업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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