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프엔에스테크가 디스플레이 장비기업을 넘어 반도체 소재·부품 기업으로 체질 전환에 속도를 내고 있다. 할로겐 램프와 CMP 패드, OMM 세정 서비스 등 반복매출 사업이 커지면서 실적 변동성은 낮추고 수익성은 높이는 흐름이 뚜렷해지고 있다. 시장에서는 장비업체보다 소부장 기업으로 봐야 한다는 평가가 나온다.
에프엔에스테크는 2002년 설립돼 2017년 코스닥에 상장한 기업이다. 기존 주력은 디스플레이 습식 공정 장비다. 식각기와 박리기, 세정기 등을 공급해 왔고, 삼성디스플레이 OLED 공정용 웻 장비를 맡으며 사업 기반을 다졌다. 중소형 OLED부터 8.6세대 대형 OLED까지 대응 가능한 점도 강점으로 꼽힌다.
최근에는 반도체 부품·소재 사업이 성장의 중심으로 떠오르고 있다. 디스플레이 장비는 전방 투자에 따라 실적 변동이 큰 반면, 반도체 소모품은 교체 수요가 꾸준해 반복매출 기반이 강하다. 에프엔에스테크가 장비에서 소재·부품으로 무게중심을 옮기는 이유다. 현재 반도체 부문 주요 사업은 UV 램프, 할로겐 램프, CMP 패드, OMM 세정 서비스다.
핵심 모멘텀은 아사히 램프다. 에프엔에스테크는 2025년 8월 글로벌 반도체 장비사 어플라이드 머티리얼즈(AMAT)에 할로겐 램프를 공급하는 대만 아사히 램프를 인수했다. 아사히 램프는 반도체 급속 열처리와 에피택셜 증착 공정에 쓰이는 고출력 소모품을 공급하는 업체로, 장비사 승인 이후 공급처 변경이 쉽지 않은 특성상 높은 진입장벽을 갖춘 것으로 평가된다.
수익성은 이미 확인됐다. 아사히 램프는 인수 이후 2025년 8월부터 12월까지 매출 57억원, 영업이익 23억8000만원을 기록했다. 영업이익률은 41% 수준이다. 올해부터는 연간 기준 실적이 온전히 반영된다. 회사는 연매출 150억 원과 40% 이상의 영업이익률을 기대하고 있다. 대만 현지 증설까지 마무리되면 생산능력은 200억원에서 300억원 수준으로 확대될 전망이다.
CMP 패드 사업도 성장축이다. CMP 패드는 반도체 웨이퍼 표면을 평탄화하는 공정에 쓰이는 핵심 소모품이다. 반도체 미세화와 HBM 등 적층 반도체 확대, 하이브리드 본딩 도입으로 CMP 공정 중요성은 더 커지고 있다. 공정 수가 늘수록 패드 수요도 함께 증가하는 구조다.
에프엔에스테크는 2013년 미국 이노패드 인수로 CMP 패드 사업에 진입했다. 초반에는 삼성전자 공정에서 폐기되는 패드를 재활용한 재생 패드로 시장을 넓혔다. 이후 고객사와 적용 공정을 확대해 왔고, 올해부터는 단가가 높은 HBM 라인 납품도 시작될 예정이다. 파운드리 첨단 공정에서도 품질 테스트가 진행 중이어서 신규 라인 진입 여부가 추가 성장의 분기점이 될 전망이다.
유리기판용 대면적 CMP 패드도 주목된다. 회사는 고각사와 함께 유리기판 연마용 패드를 개발하고 있다. 경쟁사 대비 생산 방식에서 구조적 우위를 갖고 있어 향후 유리기판 시장에서 경쟁력이 부각될 수 있다고 봤다. 하반기부터 관련 매출이 발생할 가능성도 제시됐다.
OMM 세정 서비스는 고수익 사업으로 꼽힌다. 삼성디스플레이 OLED 공정에 쓰이는 OMM을 세정해 다시 공급하는 사업이다. 원가 부담이 낮고, 8.6세대 IT용 대형 OLED 마스크 세정에서는 사실상 독점적 위치가 기대된다는 분석이 나온다. 지난해 관련 매출은 115억원 수준으로 제시됐다.
실적도 개선 흐름이다. 에프엔에스테크는 2024년 매출 885억원, 영업이익 88억원을 기록했다. 2025년에는 디스플레이 투자 지연으로 매출이 717억원으로 줄었지만, 영업이익은 104억원으로 늘었다. 고마진 소재·부품 매출 비중이 커진 영향이다. 영업이익률도 2023년 5.87%에서 2024년 9.95%, 2025년 14.05%로 상승했다.
올해는 한 단계 더 실적 레벨업이 예상된다. 2026년 매출 861억원, 영업이익 186억원을 전망했다. 아사히 램프 실적 온기 반영, CMP 패드 확대, OMM 세정 증가가 본격화하면 수익성 개선 폭은 더 커질 수 있다는 분석이다. 소재·부품 매출이 장비 매출을 넘어서는 시점부터는 기업 가치 평가 기준도 달라질 가능성이 있다.
결국 관건은 전환의 속도다. 에프엔에스테크는 디스플레이 장비로 성장한 회사지만, 지금 시장이 주목하는 것은 반도체 소부장 기업으로의 확장성이다. 장비의 변동성을 줄이고 소모품의 안정성을 키우는 전략이 실적으로 이어진다면, 에프엔에스테크에 대한 시장의 시선도 달라질 가능성이 크다.
■ 필자인 한용희 그로쓰리서치 연구원은 투자자산운용사 자격증을 보유하고 있으며, SBS Biz 방송에 출연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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