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이스경제 = 홍준기 기자] 베트남을 중심으로 국내 주요 은행들이 현지 사업 확대와 협력 기반 강화에 속도를 내고 있다. 정부의 금융외교와 맞물리며 인허가, 결제 인프라, 정책 협력 등 전방위에서 성과가 나타나고 있다.
금융위원회에 따르면 지난 23일 베트남 하노이에서 열린 한국-베트남 금융협력포럼을 통해 기업은행 베트남 현지 법인 인가와 금융결제원-NAPAS(베트남 국가결제망 사업자)간 QR 결제연동 계약 체결 등 성과를 이룩했다.
23일 베트남 하노이에서 열린 한·베 금융협력포럼에서 기념촬영하고 있는 장민영 IBK기업은행장(왼쪽부터), 이억원 금융위원장, 응우옌 응옥 까인 베트남 중앙은행 부총재 [사진 = 금융위원회 제공]
IBK기업은행은 베트남 중앙은행(SBV)으로부터 ‘현지법인 설립’을 위한 본인가를 이번 포럼을 계기로 최종 취득했다. 이는 올해 1월 산업은행 하노이 지점이 7년 만에 인가를 받은데 이어, 기업은행이 9년간의 인가 절차 끝에 이뤄낸 결과다. 이로써 한국은 베트남 내 가장 많은 현지법인(3개, 말레이시아와 공동 1위)과 두 번째로 많은 외국계 은행 지점(8개)을 보유한 국가로 올라섰다.
기업은행은 오는 10월 베트남 법인 공식 출범을 목표로 영업 준비를 진행 중이며 출범 이후에는 주요 공단을 중심으로 네트워크를 확대한다.
기업은행 관계자는“베트남 시장 진출을 위한 제도적 요건을 이제 막 충족한 단계”라며 “향후 세부적인 준비를 진행하면서 사업 계획을 구체화하고, 하노이를 중심으로 진출을 추진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신한은행은 이번 베트남 경제사절단에 참여해 베트남 중앙은행과의 면담을 진행하고 현지 금융 기관과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정상혁 은행장은 베트남 국영 상업은행 비엣콤은행(Vietcombank)의 레 꽝 빈(Le Quang Vinh) 행장과 면담하고 양국 기업의 상호 시장 진출과 사업 확장을 지원하기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양사는 이번 업무협약으로 △금융 지원 △리테일 금융 협력 △환거래 및 자본시장 분야 협업 △디지털 전환과 신금융서비스 분야 협력 등을 추진하기로 했다.
또 신한은행은 베트남 정보통신기술 기업인 FPT그룹과 양국의 스타트업 상호 진출 지원, 첨단 기술 분야 교류를, 현지 4대 국영은행 중 하나인 아그리뱅크(Agribank)와는 금융·ESG(환경·사회·지배구조) 전략 협력을 위한 업무협약을 각각 체결했다.
하나은행은 베트남투자개발은행(BIDV)과 ‘베트남 및 해외 인프라 사업 협력을 위한 3자 간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이를 통해 인프라·에너지·도시개발·녹색 분야에서 전략적 파트너십을 구축하고 한국 기업의 진출을 촉진하는 우량 투자사업 기회를 공동 발굴하기로 합의했다.
아울러 하나은행은 자회사 GLN과 BIDV가 NAPAS와의 제휴를 통해 베트남을 방문하는 한국 관광객을 대상으로 ‘QR 결제 서비스’를 본격화한다. NAPAS와 제휴한 해당 서비스는 베트남 중앙은행(SBV)의 공식 승인 하에 이루어지며 하나은행, 하나카드, 하나머니, 토스, 퍼플GLN 등 주요 앱에서 이용 가능하다.
민채영 GLN 인터내셔널 마케팅부 매니저는 “향후 미국 모레타(MoretaPay) 등 해외 파트너사와의 연계를 통해 베트남에서의 결제 편의를 높일 계획”이라며 “이번 협약은 한국-베트남 간 최초로 국가 간 결제망을 연동한 사례로, 2년 넘는 논의 끝에 정부 승인 아래 추진됐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고 말했다.
양준석 가톨릭대 경제학과 교수는 “중국 내 생산비용 상승과 미·중 무역전쟁 등의 영향으로 생산기지가 베트남 등으로 이동하고 있다”며 “베트남은 아세안 지역 내에서 새로운 생산 거점이자 진출 허브 역할을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양 교수는 이어 “베트남에는 미개발 산업이 많아 투자 기회가 크고 기업 성장에 따라 금융 수요도 확대될 것으로 보이지만, 개발 과정에서 노동비 상승과 문화적 차이 등 리스크도 함께 존재한다”며 “금융 인프라의 국제화 필요성이 커지는 만큼 국내 금융사에도 참여 기회가 있다”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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