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전문은행들이 기업대출을 새로운 돌파구로 삼고 있는 가운데, 은행별 전략이 엇갈리고 있다. 카카오뱅크와 케이뱅크가 개인사업자 대출을 중심으로 외형 확대에 나선 반면, 토스뱅크는 건전성 부담 탓에 속도 조절에 들어간 모습이다.
3일 금융권에 따르면 인터넷전문은행 3사의 기업대출(개인사업자대출) 잔액은 지난해 말 6조7630억원으로, 전년(4조5568억원) 대비 48.4% 증가했다. 3사가 기업대출을 모두 취급한 시점인 지난 2022년 말(1조4951억원)에 비하면 4배 이상 불어난 규모다.
이처럼 기업대출 잔액이 빠르게 늘어난 것은 개인 신용대출·주택담보대출 등 가계대출을 확대하기 어려워진 영향으로 풀이된다. 금융당국의 가계대출 관리 기조가 짙어지면서 성장 여력이 제한됐고, 사업구조 다각화에 나선 인터넷은행들은 개인사업자 대출을 늘려나가는 중이다.
다만 은행별 성장 경로에는 차이가 뚜렷하다. 카카오뱅크는 2022년 말 901억원 수준이던 기업대출 잔액을 2025년 말 3조548억원까지 늘리며 가장 가파른 성장세를 보였다. 케이뱅크 역시 같은 기간 951억원에서 2조3107억원으로 확대하며 뒤를 쫓고 있다.
반면, 토스뱅크는 2022년 말 1조3099억원에서 2023년 말 1조7502억원으로 증가한 이후, 2024년 말 1조5108억원, 2025년 말 1조3975억원 등 감소세로 전환했다. 출범 이후 개인사업자 대출을 빠르게 늘리며 시장을 선점했던 흐름과는 대비된다.
토스뱅크가 대출 속도 조절에 나서면서 2024년 기업대출 잔액 기준 카카오뱅크에 역전당한 데 이어, 지난해에는 3사 가운데 가장 작은 규모로 내려앉았다.
이 같은 변화의 배경에는 건전성 지표 악화가 자리 잡고 있다. 토스뱅크의 기업대출 연체율은 2022년 말 0.37%에서 2023년 2.60%, 2024년 3.13%까지 오르며 빠르게 악화했다.
기업대출 확대 과정에서 경기 둔화에 따른 자영업자 상환 여력 악화의 영향을 직접적으로 받은 것으로 분석된다. 대출 규모를 조절한 이후 지난해에는 2%대까지 낮아졌지만, 여전히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이와 달리 카카오뱅크와 케이뱅크는 연체율 상승세를 일정 수준 관리하며 외형 확대를 이어가고 있다. 카카오뱅크의 연체율은 2023년 0.35%에서 2025년 1.50% 수준으로, 케이뱅크는 2024년 1.82%까지 상승한 뒤 2025년 0.60%로 다시 낮아졌다.
두 은행은 상품 다변화 등을 통해 기업대출 확대를 지속할 여력을 확보한 반면, 토스뱅크는 리스크 관리에 무게를 둘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성장 전략에서도 온도차가 감지된다. 카카오뱅크와 케이뱅크는 주담대 등 가계대출을 기반으로 여신을 확대한 뒤, 기업금융을 차기 성장 동력으로 삼고 있다.
토스뱅크의 경우엔 건전성 관리에 방점을 찍고 기업대출 성장 속도를 조절하는 동시에, 포트폴리오 재편에 나서고 있다. 올 상반기 출시를 목표로 주택담보대출 상품을 준비하는 것도 이 같은 전략의 일환이다. 주담대는 상대적으로 손실 가능성과 재무부담이 낮아, 대출 포트폴리오의 안정성을 개선할 수 있다.
금융권 관계자는 “은행권 전반적으로 기업대출 경쟁은 당분간 이어지겠지만, 개인사업자 대출은 경기 민감도가 높아 건전성 관리가 핵심 변수로 작용한다”며 “건전성 부담이 본격화되면 타 은행들도 전략 수정이 불가피할 것”이라고 말했다.
대한금융신문 이진희 기자 ljh@kbanker.co.kr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