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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기술력 있는 기업이랬는데…급등 종목 5개 중 1개 상폐·정지

넥센테크, 이브이파킹서비스 등 다수 종목도 같은 흐름 속에서 시장에서 퇴장당했다. 기업 간판만 바꿔가며 테마를 갈아타는 ‘좀비 기업’도 다수 확인됐다. 2016년 3분기 반도체 장비기업 솔브레인이엔지는 사명을...

기술력 있는 기업이랬는데…급등 종목 5개 중 1개 상폐·정지

등락률 상위 20개 중 15개 기술주 테마

‘좀비 기업’ AI·비트코인 테마로 부활도

“기대감 아닌 가치 중심 판단 필요”

2026년 국내 자본시장은 ‘기술주 광풍’ 한가운데 서 있다. 올해 1분기 국내 코스피, 코스닥, 코넥스 시장에서 등락률 상위 20개 종목 중 15개 종목이 인공지능(AI) 등 기술주 테마로 분류됐다. 하지만 시장에서 주목받은 종목이 모두 탄탄한 기술력을 바탕으로 한 것은 아니다. 급등한 기술 종목 5개 중 1개는 상장폐지됐거나 거래가 정지된 상태다.

기술이 시장을 뒤흔드는 주요 변수로 떠올랐다. 다만 이를 기술 격변기의 신호로 봐야 할지, 또 하나의 거품 전조로 봐야 할지를 두고 해석은 갈린다. 특히 기술의 실체가 검증되기 전에 주가가 먼저 반응했다는 점은 거품 가능성에 무게를 싣고 있다.

기술이 거품인지 실체인지 가르는 일은 단시간에 파악하기 어렵다. 국민일보는 2015년부터 올해 1분기까지 약 11년간 테마성 기술 급등주 296개를 분석했다. 시장이 어떤 기술에 반응해왔는지, 그 흐름이 앞으로 이어질 수 있는지 살펴보자는 취지다. 분석 결과 296개 종목 중 64개(21.6%)가 이미 상장폐지되거나 거래정지 상태에 들어간 것으로 확인됐다.

역대 기술주의 생존 기간은 길지 않았다. 상장폐지된 41개 종목 가운데 17건(약 42%)이 급등 이후 평균 3년 2개월 내 정리됐다. 시장에서 급등 후 가장 빠르게 퇴출된 기업은 코넥스 상장사 시냅스엠(구 엠군미디어)으로, 2018년 1분기 동안 236.04% 급등 후 누적된 재무구조 악화로 약 석 달 만에 상장폐지됐다. 코스닥 상장사 네오이녹스엔모크스는 2015년 하반기 중국 면세점사업 진출과 반도체 유통사 에이디칩스 인수 추진 등으로 상한가를 기록했지만, 본업과 무관한 무더기 신사업 진출 여파에 이듬해 1년도 채 지나지 않아 시장에서 퇴출됐다.

업종별로 상장폐지되거나 거래정지된 종목을 보면 전기차·2차전지 관련 기업이 17개로 가장 많았다. 금양, 에디슨EV, 이아이디 등이 대표적이다. 넥센테크, 이브이파킹서비스 등 다수 종목도 같은 흐름 속에서 시장에서 퇴장당했다.

기업 간판만 바꿔가며 테마를 갈아타는 ‘좀비 기업’도 다수 확인됐다. 2016년 3분기 반도체 장비기업 솔브레인이엔지는 사명을 폭스브레인으로 변경하며 AI·소프트웨어 사업 확장에 따른 체질 개선을 선언했다. 알파고 충격으로 AI 기술에 대한 시장 관심이 급증하던 시기와 맞물리며 주가는 100% 넘게 급등했다. 이후 2018년 비트코인 열풍이 불자 회사는 다시 에이아이비트로 사명을 바꾸고 사업 전환을 꾀했지만 2021년 상장폐지 됐다.

이미 상장폐지된 종목 외 22개 기술주 기업들은 거래가 정지된 상태다. 금양·자이글·테라사이언스 등은 이차전지 테마주로 묶여 한때 급등했지만 각각 무리한 사업확장, 허위공시 논란 등에 휩싸이며 거래정지를 맞았다. 2023년 말 상온 초전도체 신사업을 추진한 씨씨에스는 같은 해 LK-99 초전도체 테마로 급등한 뒤 거래가 멈췄다.

좀비 기업이 반복적으로 등장하는 배경에 기술력보다 테마와 기대감이 먼저 작동하는 시장 구조가 자리 잡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김지현 SK경영경제연구소 부사장은 17일 “사람들의 욕망은 투기로 연결된다”며 “실제 가치를 얼마나 창출하는지를 기준으로 기술을 판단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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