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가 글로벌 바이오헬스 분야 인공지능(AI) 경쟁력 평가에서 국가 기준 11위에 올랐다. 세계 최고 수준의 디지털 인프라와 병원 시스템, 실행력은 강점으로 꼽혔지만, AI 신약개발과 글로벌 자본 경쟁력에서는 아직 한계가 있다는 평가다.
12일 한국바이오협회 바이오경제연구센터가 낸 이슈브리핑에 따르면, 국제금융포럼(IFF)과 글로벌 분석기관 딥놀리지그룹(DKG)은 지난 11일 바이오·헬스케어·롱제비티(장수) 분야 AI 경쟁력 보고서를 발간했다. 여기서 한국은 국가 기준 상위 중위권(upper-middle group) 국가로 분류됐다. 도시 기준으로 서울이 20위에 올랐다.
이번 평가는 전세계 240개 이상 도시(허브), 8000개 이상 기업, 4200명 이상의 투자자 데이터를 기반으로 이뤄졌다. 바이오·헬스케어·장수 산업에서 AI 기술이 실제 의료 시스템과 산업 생태계 안에서 얼마나 상용화되고 있는지를 핵심 기준으로 삼았다.
◆"AI 잘 만드는 것보다 실제 적용이 중요"
보고서는 이번 평가 핵심이 단순 연구 성과가 아니라 '실행력'에 있다고 강조했다. 즉 AI 기술 자체보다 이를 의료 현장과 신약개발, 병원 시스템, 데이터 인프라, 상업화 구조 안에서 실제 가치로 연결할 수 있는지가 국가 경쟁력을 결정한다는 의미다.
국가 순위에서는 미국·영국·중국이 최상위권을 차지했다. 이어 스위스·독일·싱가포르·네덜란드·프랑스·이스라엘·일본 순이었다.
대웅제약 연구원들이 연구를 진행하고 있는 모습. [출처=대웅제약]
도시(허브) 기준으로는 보스턴-케임브리지와 샌프란시스코 베이 지역이 세계 최고 수준으로 평가됐다. 싱가포르·런던·바젤·취리히·베이징 등도 상위권에 이름을 올렸다.
보고서는 특히 미국 주요 허브에 대해 "연구기관과 병원, 스타트업, 자본이 밀집돼 새로운 기술이 빠르게 실제 응용 분야로 연결된다"고 평가했다.
◆한국 강점은 '실행력'
한국은 의료 AI와 디지털 헬스 분야에서 강점을 인정받았다. 보고서는 "한국이 강력한 디지털 인프라와 주요 병원 시스템, 첨단 기술 산업 기반을 바탕으로 진단·영상의학·디지털 치료제·병원 운영·정밀의료 분야에서 경쟁력을 확보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특히 서울을 중심으로 형성된 의료·데이터 생태계와 전자·반도체 기반 산업 구조가 AI 기술 실제 적용에 유리하게 작용하고 있다고 봤다.
보고서는 한국의 가장 큰 경쟁력으로 실행력을 꼽았다. AI가 단순 소프트웨어를 넘어 의료기기와 영상진단 워크플로, 모니터링 시스템 등에 빠르게 통합될 수 있다는 점에서 한국이 강점을 가진다는 설명이다.
또 고령화 사회 진입과 높은 디지털 친화성 역시 AI 기반 예방의료와 장수 산업 성장 가능성을 높이는 요소로 평가됐다.
◆"신약개발·글로벌 자본은 약점"
반면 한계도 분명했다. 보고서는 "한국이 아직 AI 기반 신약개발이나 글로벌 바이오데이터 분야에서 세계적 존재감을 구축하지 못했다"고 짚었다. 자본 규모 역시 견고하지만 미국이나 중국 수준의 압도적 경쟁력은 아니라는 평가다.
정부 부처가 인공지능(AI)을 활용한 신약 개발 인프라에 대규모 투자와 지원에 나서기로 하면서 국내 제약·바이오 기업들의 신약 개발에 가속도가 붙을지 관심이 쏠린다. [출처=오픈AI]
결국 한국 바이오헬스 AI 산업이 '기술 강국'을 넘어 글로벌 상업화와 자본 경쟁력을 얼마나 확보할 수 있느냐가 다음 과제가 될 것으로 보고서는 봤다.
보고서는 "한국은 디지털 인프라와 의료 현장 적용 속도에서는 상당히 강한 나라"라며 "다만 글로벌 신약개발 플랫폼과 자본시장 영향력까지 연결되기 위해서는 대형 성공 사례가 더 필요하다"고 했다.
이어 "한국의 과제는 역량 부족이 아니라 바이오의학 AI 생태계가 세계적으로 인정받는 임상 적용과 자본 시장 리더십으로 더욱 발전할 수 있을지 여부"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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