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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기고]코바코와 시청자미디어재단 통합, 무엇을 위한 것인가

한국방송광고진흥공사(코바코)와 시청자미디어재단의 통합 논의가 본격화되고 있다. 2026년 5월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는 두 기관을 통합해 ‘한국방송미디어통신진흥원’을 설립하는 법안을 의결했고, 9월9일에는 법제사법위원회 전체회의를 통과했다.

[기고]코바코와 시청자미디어재단 통합, 무엇을 위한 것인가

한국방송광고진흥공사(코바코)와 시청자미디어재단의 통합 논의가 본격화되고 있다. 2026년 5월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는 두 기관을 통합해 ‘한국방송미디어통신진흥원’을 설립하는 법안을 의결했고, 9월9일에는 법제사법위원회 전체회의를 통과했다. 이제 중요한 것은 통합의 당위성을 반복하는 것이 아니라 통합 이후 무엇이 달라지는지를 구체적으로 따지는 일이다.

코바코와 시청자미디어재단은 모두 방송·미디어 영역에 속하지만 역할은 상당히 다르다. 코바코는 방송광고 판매와 광고산업 진흥, 공익광고, 중소기업 광고 지원 등을 담당해 왔고, 시청자미디어재단은 미디어교육, 방송 제작 지원, 시청자 참여와 미디어 접근권 확대 등을 수행한다. 어떤 기능의 중복을 줄일 것인지, 통합을 통해 어떤 새로운 기능을 만들 것인지, 기존의 고유 기능이 약화될 가능성은 없는지부터 답해야 한다.

재정의 지속 가능성도 따져봐야 한다. 코바코는 방송광고 시장의 구조적 위축 속에서 2021년 약 98억원, 2022년 107억원, 2023년 166억원, 2024년 140억원의 당기순손실을 기록했다. 시청자미디어재단 역시 2025년 고유사업 예산에서 정부 보조금이 약 457억원으로 재원의 핵심을 차지한다. 한쪽은 시장 축소에 따른 재정 압력을 받고, 다른 한쪽은 정부 재정에 크게 의존하는 구조다.

특히 새로운 진흥기관이 광고산업 진흥을 주요 기능으로 포함한다면 변화한 광고시장에 대한 고민이 필요하다. 광고시장의 중심은 방송과 신문에서 플랫폼과 디지털 미디어로 이동했고, 거래와 집행, 성과 측정 방식도 달라졌다. 그렇다면 새로운 기관은 방송광고 판매 지원을 넘어 디지털 광고와 인공지능(AI), 플랫폼 중심으로 재편되는 산업에 어떤 정책적 역할을 할 것인지 답해야 한다.

공공기관 통합의 기준은 기관의 수를 줄이는 데 있지 않다. 국민에게 더 나은 서비스를 제공하는가, 산업 발전에 실질적으로 기여하는가, 변화하는 미디어 환경에 대응할 지속 가능한 정책체계를 만드는가가 기준이어야 한다. 조직을 먼저 합치고 기능과 재원을 나중에 맞추는 방식이어서는 곤란하다.

본회의 의결을 앞둔 지금 필요한 것은 통합에 대한 찬반을 서두르는 것이 아니다. 정부와 국회는 통합의 목적과 기대효과, 재원 조달 방식, 기존 기능의 보존, 산업계와 학계의 참여 방안을 구체적으로 제시해야 한다. 무엇보다 통합을 통해 국민과 산업에 어떤 새로운 가치와 편익을 제공할 것인지 보여줘야 한다.

결국 중요한 질문은 “두 기관을 왜 합치는가”가 아니라 “합쳐서 무엇을 더 잘할 수 있는가”이다. 조직을 하나로 만드는 것이 통합의 목표가 되어서는 안 된다. 변화하는 미디어 환경에 맞는 새로운 기능과 지속 가능한 정책체계를 만드는 것이 목표가 되어야 한다. 통합의 출발점은 조직이 아니라 목적이어야 한다.

엄남현 홍익대 광고홍보학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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