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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기고]시장이 푼 거래소 지분 논란…이제 ‘디지털자산법’ 논하자

전 세계적으로 전통 금융과 디지털자산의 융합이 빠르게 진행되고 있다. 국내 시장 역시 예외가 아니다.

[기고]시장이 푼 거래소 지분 논란…이제 ‘디지털자산법’ 논하자

전 세계적으로 전통 금융과 디지털자산의 융합이 빠르게 진행되고 있다. 국내 시장 역시 예외가 아니다. 최근 하나은행과 삼성그룹이 디지털자산 거래소 두나무(업비트)의 지분을 확보한 데 이어, 한국투자증권과 미래에셋그룹도 각각 코인원과 코빗의 주요 주주로 참여하면서 금융권과 디지털자산 산업 간 협력이 본격화되고 있다.

이러한 변화는 10년 가까이 유지돼온 이른바 ‘금가분리’(금융과 가상자산의 분리) 기조가 점차 완화되고 있음을 보여준다. 동시에 그동안 디지털자산 산업 발전의 걸림돌로 지적돼왔던 ‘거래소 지분 제한 논란’ 역시 새로운 국면을 맞고 있다.

돌이켜보면 올해 초 국내 디지털자산 제도화 논의는 사실상 답보 상태에 머물렀다. 여야는 디지털자산 기본법 제정을 위해 별도의 태스크포스(TF)를 구성했지만, 입법 논의의 중심에는 거래소 지분 규제 문제가 자리 잡고 있었다. 금융당국은 디지털자산 거래소의 공공적·인프라적 성격을 고려해 특정 주주의 지분 보유를 제한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반면 국회와 업계에서는 창업자가 보유한 지분을 사후적으로 제한하는 것은 재산권 침해 논란을 야기할 수 있으며, 벤처 생태계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다고 우려했다.

그러나 국내 논의가 정체되어 있는 동안 글로벌 시장은 빠르게 변화했다. 2700만명 이상의 이용자를 보유한 미국 로빈후드는 단순 주식 중개 플랫폼을 넘어 비트코인 ETF와 다양한 디지털자산 서비스를 제공하는 종합 디지털 금융 플랫폼으로 진화하고 있다. 또한 세계 최대 디지털자산 거래소인 바이낸스와 탈중앙화거래소(DEX) 하이퍼리퀴드 등에서는 이미 전 세계 주식이 토큰화되어 24시간 거래되고 있다.

전통 금융과 디지털자산의 융합은 더 이상 미래의 가능성이 아니라 이미 진행 중인 현실이다. 이제는 지분 제한 여부와 같은 개별 쟁점에만 머물기보다, 글로벌 경쟁 환경 속에서 우리 산업의 경쟁력을 높일 방향에 보다 집중할 필요가 있다.

다행스러운 점은 디지털자산 기본법 논의의 가장 큰 쟁점 가운데 하나였던 거래소 지분 문제가 시장의 자율적인 변화 속에서 해소되고 있다는 점이다. 거래소의 지배구조 투명성과 건전성 확보라는 금융당국의 문제의식이 업계의 자정 노력과 맞물리며 긍정적인 변화를 이끌어냈다. 여기에 전통 금융권의 참여가 확대되면서 시장 내 견제와 균형 장치도 자연히 강화되고 있다. 이는 인위적인 지분 규제에 의존하지 않더라도 시장 스스로 글로벌 수준의 거버넌스를 구축할 수 있음을 보여주는 사례라고 평가할 수 있다.

이제는 거래소 지분 논란에 머물기보다 디지털자산 기본법 제정이라는 보다 본질적인 과제에 집중해야 할 시점이다. 금융권이 디지털자산 산업과의 협력을 확대하는 이유 역시 단순한 투자 차원을 넘어 급변하는 디지털 금융 환경 속에서 새로운 성장동력을 확보하기 위한 전략적 선택에 가깝다. 이러한 변화 속에서 디지털자산 산업과 전통 금융의 융합은 선택이 아니라 경쟁력 확보를 위한 필수 과제가 되고 있다.

시장은 이미 변화에 대응하며 새로운 길을 모색하고 있다. 이제 국회와 정부가 이에 발맞춰 제도적 기반을 마련해야 할 차례다. 대한민국이 글로벌 디지털 금융 허브로 도약하기 위한 생산적이고 건설적인 입법 논의가 조속히 재개되기를 기대한다.

황석진 동국대 국제정보보호 대학원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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