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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기고]더불어민주당, 품격 없는 전당대회를 보며

최근 더불어민주당 전당대회를 지켜보며 과연 정치가 저토록 비인간적이고 매몰찬 것인지 깊은 씁쓸함이 남는다. 같은 당에서 정권 창출과 개혁을 위해 고락을 함께했던 동지들의 모습이라기에는 너무나 낯설다.

[기고]더불어민주당, 품격 없는 전당대회를 보며

최근 더불어민주당 전당대회를 지켜보며 과연 정치가 저토록 비인간적이고 매몰찬 것인지 깊은 씁쓸함이 남는다. 같은 당에서 정권 창출과 개혁을 위해 고락을 함께했던 동지들의 모습이라기에는 너무나 낯설다. 이번 경선이 끝나면 다시는 보지 않을 것처럼 거침없는 싸움을 이어가는 모습은 안타까움을 넘어 우려를 자아낸다. 아무리 당권을 놓고 벌이는 치열한 경쟁이라지만, ‘상대방이 죽어야 내가 산다’는 식의 살생(殺生) 논리로 치닫는 정치가 과연 국민에게 어떤 희망을 줄 수 있겠는가.

첫째, 악의에 찬 막말과 비난, 그리고 조롱이 가득하다. 언제 한솥밥을 먹으며 국가의 미래를 논했던 동지였는지 의심스러울 정도다. 상대에 대한 최소한의 존중과 배려 등 인간적 도리는 찾아보기 어렵다. 문성후 박사는 “리더십의 본질은 태도”라고 설파한 바 있다. 공당의 대표와 최고위원은 단순한 파벌의 수장이 아니라, 나라의 정치를 이끌어갈 공적 지도자다. 따라서 그들의 말과 행동은 개인의 감정 표출에 그쳐서 안 되며, 우리 사회의 정치·문화적 품격을 선도하는 표준이 되어야 한다.

그러나 이번 전당대회 후보들은 입으로는 주문을 외우듯 ‘이재명 정부의 성공’이나 ‘정권 재창출’을 외치면서도, 정작 언행은 싸구려 공격에 머무르고 있다. 상대 후보의 유세 현장에서 야유를 보내거나 거침없는 비난을 쏟아내는 태도에는 지도자다운 절제가 전혀 보이지 않는다. 오만함과 냉소로 일관하거나 경쟁자의 악수를 외면하는 '악수 패싱'은 '소통과 경청'이라는 정치인의 기본 책무를 스스로 저버린 행위다. 《논어(論語)》에는 ‘공즉불모(恭則不侮)’, 즉 ‘정중하고 공손하면 남에게 멸시를 당하지 않는다’라는 말이 있다. 경쟁자에게 공손함과 예의를 갖추는 것은 약함의 표시가 아니라, 스스로의 품격을 지키고 국민의 존경을 얻는 가장 강한 무기임을 깨달아야 한다.

둘째, 극단화된 팬덤 정치의 폐해가 정치를 근본적으로 왜곡하고 있다. 상대에게 예의를 차리면 약해 보이고, 경쟁자를 철저히 배척해야 강한 리더가 된다는 착각이 당을 지배하고 있다. 지지층의 열성을 동력으로 삼는 팬덤 정치가 극단으로 치달으면 정치 본연의 기능인 '소통과 포용'은 무너지고 만다.

특히 자극적인 ‘쇼츠(Shorts)’ 영상의 난무는 팬덤 정치가 만든 대표적인 기형적 풍경이다. 정책에 대한 치밀한 검증이나 미래 비전 제시 대신, 상대를 거칠게 면박 주고 기를 꺾는 자극적 발언들이 짤막한 영상으로 가공되어 팬덤 사이에서 확산된다. 합리적 토론보다는 ‘누가 더 시원하게 상대를 후려쳤는가’를 겨루는 이른바 '사이다 정서'에 몰입하다 보니 후보들의 언행은 가벼워지고 정치의 격은 한없이 추락한다. 당내 경선은 동료들과의 선의의 경쟁이어야 함에도, 자신과 다른 파벌을 '제거해야 할 적'으로 규정한다. 소신의 리더십 대신 강성 팬덤의 요구와 기분에 맞추어 아바타처럼 행동하는 후보들의 모습은 측은하기까지 하다. 친명과 친청, 반명으로 갈라진 팬덤의 과도한 몰입은 적대감 표출, 악수 패싱, 문자 폭탄 등으로 나타나 당내 다양성을 파괴하고 합리적 숙의를 불가능하게 만들고 있다.

권력의 크기만큼 책임과 절제, 그리고 겸손이 따라야 한다는 것은 정치의 기본 상식이다. 거친 막말과 극단적 팬덤 정치는 우리 정치의 미래를 어둡게 할 뿐이다. 국민이 진정으로 원하는 것은 상대를 제압하려는 거친 목소리가 아니라, 다름을 품을 줄 아는 성숙한 품격이다. 더불어민주당의 예비 지도자들이 지금이라도 스스로의 태도를 돌아보고 공인으로서의 품격을 회복하기를 바란다./송일섭(염우구박인문학교실 운영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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