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사회

[기고] 울산 보수, 새로운 전환점 필요하다

기존의 중화학 공업에 더해 미래를 감당할 AI, 첨단제조, 미래에너지, 고급 기술인재 육성 전략이 결합되지 않으면 울산은 과거의 영광을 지키는 일조차 쉽지 않을 것이다. 이런 전환기에 지역 정치가 낡은 인맥과 기득권...

[기고] 울산 보수, 새로운 전환점 필요하다

문호철 국민의힘 미디어특별위원회 수석부위원장

울산 보수는 지금 상대를 공격하기보다 먼저 스스로를 돌아봐야 할 상황에 놓여 있다. 이번 울산시장 선거는 단순한 선거 경쟁이 아니다. 울산 보수가 지금과 같은 방식으로 계속 시민의 신뢰를 얻을 수 있을지, 아니면 근본적인 재편 없이는 미래를 장담하기 어려운지를 가르는 시험대다.

울산은 오랫동안 보수 강세 지역으로 불려 왔다. 그러나 현실은 더 이상 과거의 공식대로 움직이지 않는다. 2018년 지방선거에서 민주당 송철호 후보가 울산시장에 당선된 것은 이미 하나의 경고였다. 그리고 2026년 지금, 국민의힘 공천으로 국회의원에 당선됐던 인물이 당적을 바꿔 민주당 후보로 울산시장 선거에 나서는 상황까지 펼쳐지고 있다. 일부 여론 흐름에서도 접전 또는 우세 양상이 거론된다. 이는 단순한 선거 기술의 문제가 아니다. 울산 보수가 오랜 기간 누적시켜 온 구조적 피로가 표면 위로 드러난 결과라고 봐야 한다.

문제의 핵심은 정당 공천이 단순한 절차가 아니라 유권자와의 정치적 약속이라는 데 있다. 특정 정당의 이름과 가치, 노선을 내걸고 시민의 선택을 받은 인물이 이후 전혀 다른 진영의 후보로 나서는 모습은 시민에게 정치 전체에 대한 회의를 불러일으킨다. 물론 정치인의 선택과 이동은 자유일 수 있다. 그러나 그 자유가 유권자의 신뢰를 가볍게 여기는 방식으로 행사될 때, 그 피해는 결국 정치 불신이라는 형태로 시민에게 돌아간다. 한 개인의 선택을 넘어, 정당 정체성과 후보 검증, 정치적 책임성이 느슨해진 지역 정치 구조 자체를 돌아봐야 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더 큰 문제는 울산 보수가 이런 변화 앞에서도 여전히 과거의 관성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는 점이다. 선거 때마다 반복되는 인물 순환, 제한된 정치 집단 안에서의 돌려막기, 시민보다 조직과 관계망을 우선하는 구조로는 더 이상 경쟁력을 가질 수 없다. 세대교체라는 말은 오래전부터 나왔지만, 지금 필요한 것은 단지 나이를 바꾸는 수준의 교체가 아니다. 성과보다 관계가 앞서고, 비전보다 조직 논리가 앞서며, 시민보다 내부 질서가 우선되는 정치를 끝내는 일이다. 공천 구조와 인재 선발 방식, 지역 운영 철학까지 함께 바꾸는 전면적인 재편이 필요하다.

울산은 대한민국 산업화의 상징이자 제조업의 심장이다. 기존의 중화학 공업에 더해 미래를 감당할 AI, 첨단제조, 미래에너지, 고급 기술인재 육성 전략이 결합되지 않으면 울산은 과거의 영광을 지키는 일조차 쉽지 않을 것이다. 이런 전환기에 지역 정치가 낡은 인맥과 기득권 유지에 머문다면 도시의 미래는 늦어질 수밖에 없다. 시민이 바라는 것은 영향력의 연장이 아니라, 울산의 다음 10년과 20년을 설계하고 실제로 실행할 수 있는 정치다.

따라서 지금 울산 보수가 먼저 던져야 할 질문은 "어떻게 상대를 더 거세게 공격할 것인가"가 아니다. 오히려 "왜 시민이 우리에게 피로를 느끼고 있는가", "왜 울산의 미래 비전이 시민에게 충분히 전달되지 못했는가", "왜 새로운 인재가 성장할 공간이 부족했는가"여야 한다. 이 질문에 답하지 못한다면 선거에서 이기더라도 쇠퇴를 멈추기 어렵다.

바로 그 점에서 울산 보수는 재편돼야 한다. 사람 몇 명을 바꾸는 수준으로는 부족하다. 시민의 신뢰를 회복할 새로운 원칙, 개방적인 인재 등용, 미래산업 비전을 중심으로 판을 다시 짜야 한다. 근대 보수주의의 아버지 에드먼드 버크는 250년 전 "변화의 수단을 갖지 못한 국가는 자신을 보존할 수 없다"고 말했다. 보수의 본령은 과거를 박제하는 데 있지 않다. 지켜야 할 가치를 지키기 위해 시대에 맞게 스스로를 갱신하는 데 있다. 울산 보수의 재편은 보수 정신의 포기가 아니다. 오히려 그 정신을 오늘의 현실 속에서 가장 충실하게 실천하는 일이다.

이 기사 공유하기
페이스북X

이 기사를 추천합니다

i

댓글

0

후 댓글을 작성할 수 있습니다.

아직 댓글이 없습니다 이 기사에 첫 의견을 남겨보세요.

댓글 수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