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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기고] 소음의 벽에 갇힌 주민들, 집회의 자유는 누구를 향해야 하는가

민주주의 사회에서 집회·시위의 자유는 약자의 목소리를 세상에 알리는 소중한 헌법상 기본권이다. 거리에 나설 수밖에 없는 이들의 간절함과 그들의 목소리에는 분명 우리가 귀 기울여야 할 사회적 가치가 존재한다.

[기고] 소음의 벽에 갇힌 주민들, 집회의 자유는 누구를 향해야 하는가

설명희 대구 달서경찰서 경비과 경비작전계장·경감

민주주의 사회에서 집회·시위의 자유는 약자의 목소리를 세상에 알리는 소중한 헌법상 기본권이다. 거리에 나설 수밖에 없는 이들의 간절함과 그들의 목소리에는 분명 우리가 귀 기울여야 할 사회적 가치가 존재한다.

그러나 최근 도심 곳곳에서 벌어지는 집회 현장의 현실을 보면 또 다른 헌법적 가치가 소음 속에 묻히고 있음을 목격하게 된다. 바로 인근 주민들의 ‘건강권’과 ‘평온권’ 그리고 ‘환경권’이다.

현재 집회 및 시위에 관한 법률(집시법)상의 소음 기준은 최근 개정된 바 있다.

하지만 현장의 목소리는 여전히 차갑다. 규정된 데시벨(dB) 기준치 자체가 현실에 비해 너무 높게 설정되어 있어 주민들이 극심한 고통을 호소해도 당국의 ‘소음 유지 명령’이나 ‘확성기 등 사용 중지’(동법 제14조)등 실효성 있는 단속을 기대하기 어렵다.

창문조차 마음대로 열지 못하고 일상적인 대화마저 불가능한 환경은 단순한 불편을 넘어 생존의 위협이다. 112신고와 국민신문고에 하루가 멀다하고 쌓이는 민원들은 소음 공해에 시달리는 주민들이 보내는 처절한 SOS 신호다. 집회 참가자도 보호받아야 할 국민이지만 그 소음을 고스란히 감내해야 하는 제3자인 주민들 역시 헌법이 보장하는 평온한 삶을 누릴 권리가 있는 대한민국 국민이다.

서로의 권리가 충돌할 때, 어느 한쪽의 일방적인 희생만을 강요해서는 안된다. 이제는 집회 소음 기준치를 다시 한번 점검하고 현실화해야 할 때다. 집회의 소음이 ‘소음’이 아닌 ‘목소리’로 다가가기 위해서는 이웃의 일상을 파괴하지 않는 적정선이 필요하다.

소음 기준이 시민들이 공감할 수 있는 수준으로 조정될 때, 비로소 대중도 약자들의 외침을 소음이 아닌 하나의 울림으로 받아들이고 응원할 수 있을 것이다. 자유는 타인의 자유를 침해하지 않는 경계에서 가장 빛난다.

설명희 대구 달서경찰서 경비과 경비작전계장·경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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