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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기고-법정 선임을 넘어, 디지털 선임의 시대가 온다

건물 에너지 사용량은 실시간 데이터로 분석되고, 생산 설비는 네트워크를 통해 원격 제어되며, 이상 징후는 인공지능이 사전에 감지한다. 스마트 빌딩 관리 시스템과 스마트 공장 플랫폼은 이미 산업 현장의 표준이...

기고-법정 선임을 넘어, 디지털 선임의 시대가 온다

노시영/한국폴리텍대학 진주캠퍼스 AI소프트웨어과 교수

▲ 노시영 진주폴리텍 교수

법정 선임을 넘어, 디지털 선임의 시대가 온다-노시영/한국폴리텍대학 진주캠퍼스 AI소프트웨어과 교수

산업시설과 대형 건축물 운영 환경이 빠르게 변화하고 있다. 과거 시설관리는 전기 설비와 기계 장비의 정상 작동 여부를 점검하는 것이 핵심이었다. 숙련된 기술자의 경험과 현장 대응 능력이 관리 수준을 좌우했고, 문제 발생 이후 신속한 복구가 중요한 역량으로 평가되었다. 그러나 디지털 기술의 확산과 함께 시설의 개념 자체가 달라지고 있다. 오늘날 산업 현장은 센서와 네트워크, 서버, 데이터 분석 기술이 결합된 복합 운영 시스템으로 진화하고 있다.

이러한 변화에 맞춰 정부 역시 법정 선임 제도를 강화하고 있다. 전기안전관리자와 기계설비 유지관리자 등 일정 규모 이상의 시설에 전문 인력 배치를 의무화한 것은 산업 안전 확보를 위한 최소한의 장치다. 최근에는 정보통신 설비 유지관리 기준까지 확대되며 시설 운영의 범위가 물리적 설비를 넘어 정보 기반 관리 영역으로 확장되고 있다. 이는 단순한 규제가 아니라 기술 환경 변화에 따른 필연적인 대응이라 할 수 있다.

특히 주목해야 할 점은 시설 운영의 중심이 설비에서 정보로 이동하고 있다는 사실이다. 건물 에너지 사용량은 실시간 데이터로 분석되고, 생산 설비는 네트워크를 통해 원격 제어되며, 이상 징후는 인공지능이 사전에 감지한다. 스마트 빌딩 관리 시스템과 스마트 공장 플랫폼은 이미 산업 현장의 표준이 되었다. 시설은 더 이상 유지·보수의 대상이 아니라 데이터를 기반으로 이해하고 운영해야 하는 시스템으로 변화하고 있다.

이러한 환경에서 정보처리 기술의 중요성은 더욱 커지고 있다. 과거에는 설비의 물리적 상태 점검이 중심이었다면, 이제는 서버 운영과 네트워크 구조, 데이터 흐름을 이해하는 디지털 운영 역량이 필수적이다. 실제 현장에서는 서버 장애나 통신 오류가 생산라인 중단이나 에너지 시스템 문제로 이어지는 사례가 늘고 있다. 정보처리 역량은 특정 IT 분야에 국한되지 않고 산업 안전과 운영 효율을 동시에 좌우하는 핵심 요소가 되었다.

지역 산업 구조 역시 이러한 변화를 반영한다. 제조와 에너지 산업의 자동화가 확대될수록 설비 기술과 정보기술의 경계는 빠르게 사라지고 있다. 앞으로 산업 현장이 요구하는 인재는 단일 기술 전문가가 아니라 설비와 데이터를 함께 이해하는 융합형 기술자일 가능성이 크다. 교육 역시 자격증 중심을 넘어 시스템 이해와 데이터 활용 역량을 함께 키우는 방향으로 변화해야 한다.

결국 우리는 ‘법정 선임의 시대’를 넘어 ‘디지털 선임의 시대’로 진입하고 있다. 과거에는 사고 예방을 위한 인력이 필요했다면, 이제는 시스템을 안정적으로 운영하고 효율을 높일 수 있는 전문 인력이 요구된다. 산업의 경쟁력은 설비 자체가 아니라 그 설비에서 생성되는 정보를 얼마나 정확히 이해하고 활용하느냐에 달려 있다. 시설을 관리하는 기술자에서 시스템을 운영하는 디지털 기술자로의 전환, 지금 우리에게 필요한 변화는 선택이 아니라 필수이며 그 중심에 정보처리 기술이 있다.

경남도민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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