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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기고] 금융·부동산 구조 근본적 재검토를…금융 후진성·토지평가체계...

대만은 보유한 외환과 IT 중심의 실물 수출을 기반으로 통화량을 창출한다. 반면 한국은 ‘가계의 부동산 담보대출을 통한 신용창조’, 즉 사실상의 민간 주도 화폐발행에 과도하게 의존하고 있다. 이 때문에 지가 상승이...

[기고] 금융·부동산 구조 근본적 재검토를…금융 후진성·토지평가체계...

IMF 전망에 따르면 2026년 기준 대만의 1인당 GDP는 약 4만 2000달러, 한국은 약 3만 7000달러로 예상된다. 향후 5년 내 그 차이가 1만 달러 수준까지 확대될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이른바 ‘대만 쇼크’라고 할만하다.

필자는 그 원인을 ‘금융 구조의 질적 차이’에서 찾는다. 두 나라 모두 수출 중심의 개방경제지만, 대만은 부동산으로의 자금 쏠림을 차단하는 선택을 했고, 한국은 그렇지 않았다. 그 차이가 누적돼 오늘의 결과를 만들었다.

대만은 주택 및 상업용 건물 대출을 전체 예금 및 금융채 발행액의 30% 이내로 묶어두고 있다. 반면 한국은 전체 대출의 50~60%가 부동산 담보대출이다. 대만은 보유한 외환과 IT 중심의 실물 수출을 기반으로 통화량을 창출한다.

반면 한국은 ‘가계의 부동산 담보대출을 통한 신용창조’, 즉 사실상의 민간 주도 화폐발행에 과도하게 의존하고 있다. 이 때문에 지가 상승이 곧바로 화폐 팽창으로 이어지는 ‘부채 주도형 경제 구조’가 고착화됐다.

대만은 30년 전 이미 선택했다. 그 결과 부실채권(NPL) 0.1% 수준으로 유지하며 자본을 선순환시키고 있다. 반면 한국은 가계부채가 GDP 대비 90%에 육박해 경제 활력을 제약하고 있다. 한국이 반도체·배터리 등 세계적 경쟁력을 갖고 있음에도, 금융·부동산 구조가 맹탕인 것이다. 바꾸어야 한다.

토지는 사용가치와 교환가치가 독립적이다. 이를 정확히 평가하는 일은 부동산 정책의 기초다. 그러나 현행 ‘적산법’은 둘을 구분하지 못한다. 적산법은 ‘토지 가격 × 기대이율’을 기준으로 임대료를 산정한다. 여기서 토지 가격은 시장에서 형성되는 교환가치다.

즉, 투기적 수요로 주변 땅값이 오르면 아무런 생산적 기여 없이 공공임대료까지 함께 상승하는 기형적 구조가 만들어지는 것이다. 특히 토지임대주택에서의 적용되는 ‘임대료 산정 기준’은 큰 잘못이다.

또한 ‘거래사례 비교’ 중심의 평가방식 역시 교환가치를 객관적 가치로 공인하는 오류를 반복한다. 금융기관은 이를 근거로 대출 한도를 늘리고, 이는 다시 가격 상승을 부추기는 악순환 구조를 만든다. 이 과정에서 공공 인프라와 지역 공동체가 만들어낸 가치인 공유부(共有富)가 개인의 독점적 자산으로 전환된다.

더 근본적인 문제는 감정평가업계의 방관이다. 비교를 위한 데이터가 없으면 새로 발굴하고, 수익성 분석 모델이 없으면 정립하는 것이 전문가의 역할이다.

정부는 행정 편의를 이유로 지가 연동 방식을 고수하고, 금융계는 담보 가치를 지탱하기 위해 이 구조를 묵인한다. 서민과 소상공인의 고통은 ‘시장 원리’라는 이름으로 철저히 외면당하고 있다.

주요 선진국뿐 아니라 에스토니아와 싱가포르는 이미 토지가치세 체계를 통해 평가와 공익을 제도화할 정도로 앞서가고 있다.

지금 당장 손을 대야 할 일은 금융 부문의 개혁과 함께 ‘주택법 시행령의 임대료 산정 조항 개정’이다. 이 기괴한 순환을 끊기 위해 필요한 것은 복잡한 입법이 아니라 즉각적인 행정적 결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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