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혁명 뛰어넘는 ‘직업 대전환’ 예측
기존 기술 결합한 학습 수요 상승 전망
학교가 대변혁 물결의 선봉에 서야한다
권오근 신한대 미디어영상학과 교수
인공지능(AI)의 출현은 일자리에 대한 공연한 불안을 낳으며 앞으로 살아남을 직업이 무엇이 될지 몰두하게 하고 있다. 최근에는 인간의 능력을 압도할 ‘범용 인공지능(AGI)’이란 용어가 등장하며 인류를 공포에 떨게 하고 있다. 분명 인간을 이롭게 하기 위해 개발됐을 텐데 이처럼 이율배반적인 현상이 미래를 더욱 불투명하게 하고 있다.
이는 다소 과장된 부분이 없지 않다. 불과 6~7년 전 2030년 무렵이면 현재 직업의 80%가 사라지고 32억개의 일자리 중 20억개가 사라질 것이란 예측도 마치 곧 닥칠 현실처럼 시중에 떠돌곤 했다. 그러나 2030년을 4년여 앞둔 현재 다행히도 아직 많은 직업이 무사하다. 그렇다고 마냥 무시할 수만은 없다. AI시대를 맞아 과거 산업혁명을 뛰어넘는 직업의 대전환이 일어날 것이란 예측은 부정할 수 없다. 직업에 대한 인식도 빠르게 변화하고 있지 않은가? 인식의 변화 다음은 현실화다. 그런 과정이 현재 진행 중에 있으며 교육계가 민첩하게 반응하고 있다.
대학 교육 과정을 마치면 교육이 끝이라던 시대는 이미 오래전 종말을 고했다. 평생직업교육이 대세인 지금, AI는 이를 더욱 재촉하고 있고 인간의 수명 연장도 여기에 탄력을 붙이고 있다. 40~50대 중년이 대학으로 몰리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대학은 오히려 학령기보다 평생교육에 힘을 쏟는 모양새다. 새로운 직업을 찾아 캠퍼스로 몰려들고 있는 것이다. ‘디지털 유목민(Digital Nomad)’이 선망의 대상이 되는 것도 어쩌면 이런 변화를 대변할지도 모른다.
우리나라 평생학습 참여율은 지난해 33.7%로 전년도인 2024년보다 0.6%P 증가했다. 이런 상승률은 5년 전부터 꾸준히 이어져 오고 있다. 국내 고용시장도 갈수록 유연해지면서 재취업의 비중이 커지고 있다. 국민연금연구원의 퇴직 후 중·고령층(55~79세) 재취업과 일자리 특성 보고서가 밝힌 지난해 중·고령 퇴직자 2년 내 재취업 비율은 80%에 이른다. 또 이 보고서는 우리나라 평균 퇴직연령이 52.9세라고 전한다. 가장 오래 일한 직장을 그만두는 나이를 말한다. 중요한 것은 중·고령층 69.4%가 은퇴 후에도 계속 일하고 싶다고 밝힌 점이다.
이런 시대의 흐름에 따라 교육체계도 변화를 맞고 있다. 과거 교육체계가 학교교육을 마치면 취업하고 은퇴하는 직선형이었다면, 지금은 ‘교육 후 일, 재교육 후 일’의 주기가 반복되는 순환형으로 바뀌고 있다. 교육체계가 변화하면서 대학은 학령기의 빈 정원을 성인 학습자가 대체하는 실정이다. 번듯한 기관·기업에 재직 중인 직장인도 AI에 대한 불안으로 대안 직업을 찾아 기꺼이 성인 학습자의 길에 들어서고 있다.
또 대학 교육의 새로운 변화는 AI가 직업 현장에 광범위하게 적용되면서 이를 활용하는 기술을 배우고 연구하는 직업교육이 늘고 있는 점이다. 산업계에서는 기존 기술을 AI와 결합하는 능력이 중요해지다 보니 이런 직업 교육의 수요가 앞으로 가파르게 상승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앞으로 직업교육은 신생 직업과 직업 전환이라는 두 물줄기를 이룰 것으로 전문가들은 예상하고 있다.
지금 대학가는 이런 교육 수요를 수용하기 위해 성인 학습자를 위한 다양한 교육 서비스를 개발하고 시행하고 있다. 야간·주말 수업, 온·오프라인 연계교육(블렌디드 러닝), 집중이수제, 학습경험인정제, 비학위과정 학점 인정 등이 대표적이며 일과 학업을 병행할 수 있는 탄력적 운영에 집중되고 있다. 심지어 아이돌봄센터까지 두는 대학도 늘고 있는 추세다.
지역사회도 대학에 평생교육 활성화를 요구하며 협력에 발 벗고 나서고 있다. 지역사회에도 평생교육은 여러 측면에서 이점이 많으며 특히 지역 맞춤형 산업 육성과 재취업 활성화를 통해 지역에 활력을 불어넣을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기 위해서는 대학의 교육 자원이 절실하고 대학도 협력을 통해 학생을 유치하고 교육시스템도 정비할 수 있다. 서로 상생하는 협력인 셈이다.
AI 시대는 이제 눈앞에 성큼 다가왔고 이에 적응해 살아가려면 다시 배울 수밖에 없고 대학이 이런 대변혁의 물결의 선봉에 서야 할 것으로 보인다.
/권오근 신한대 미디어영상학과 교수
<※외부인사의 글은 경인일보의 편집방향과 다를 수도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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