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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글로컬뱅킹] '원화국제화' 가시화…역외 원화결제시스템, 국민·신한·하나·우리銀과 '성큼'

외국인이 뉴욕이나 런던의 금융기관에서 원화계좌를 만들고 원화 예금·대출·송금 서비스를 이용하는 시대가 열린다. 한국은행(이하 한은)은 오는 9월 국민·신한·우리·하나은행과 ‘한국은행원화국제결제망’(한은국제망) 시범 운영에 나선다.

[글로컬뱅킹] '원화국제화' 가시화…역외 원화결제시스템, 국민·신한·하나·우리銀과 '성큼'

신한·국민·우리銀 “초기 단계”…하나銀, 현지 수요 조사 예정

커스터디·단기 원화 유동성 공급 ‘먹거리’로…인터넷은행 일단 ‘관망’

[편집자주] <주간한국> 금융 담당 강민혜·손재하 기자가 ‘글로컬(Glocal)뱅킹’을 통해 금융권 글로벌 전략과 미래 화폐를 진단합니다. 글로벌 트렌드와 국내 시장의 특수성을 결합한 금융권 생존 전략도 분석합니다. 국내는 물론 세계 주요 은행의 디지털 전환·오프라인 혁신 사례를 소개하고 각국 금융 환경에 최적화된 글로벌(Global)한 현지화(Localization) 전략을 취재합니다.

(왼쪽부터)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KB국민은행, 중구 신한·우리·하나은행 사옥. 사진=강민혜 기자

[주간한국 강민혜·손재하 기자] 외국인이 뉴욕이나 런던의 금융기관에서 원화계좌를 만들고 원화 예금·대출·송금 서비스를 이용하는 시대가 열린다. 한국은행(이하 한은)은 오는 9월 국민·신한·우리·하나은행과 ‘한국은행원화국제결제망’(한은국제망) 시범 운영에 나선다. 정부는 원화를 해외에서도 자유롭게 보유하고 거래할 수 있도록 외환·결제 인프라를 전면 개편한다는 구상이다. 국내 은행에는 역외 원화 유동성 공급과 커스터디(금융자산 수탁·보관), 무역금융 등 새로운 사업 기회가 생길 전망이다.

은행권의 준비 속도는 엇갈린다. 하나은행은 해외 점포를 역외원화결제기관으로 등록하고 원화 서비스를 제공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신한·국민·우리은행은 사업 모델이 구체화되지 않았다. NH농협은행(농협은행)은 해외 점포망이 많지 않아 원화 국제화 사업을 주도하기 애매하다는 입장이다. 인터넷은행은 외국인 고객이 시중은행 대비 적고 외환 업무 기반이 제한돼 당장 참여할 여지가 크지 않다는 반응이다.

◇ ‘한은국제망’ 9월 시범 운영…4대 은행 테스트

한은은 가칭 ‘역외 원화결제시스템’의 정식 명칭을 한은원화국제결제망으로 정했다. 약칭은 ‘한은국제망’, 영문 명칭은 ‘BOK-WireInt’(Bank of Korea Won International Wire Network)다. 한은은 지급결제제도 운영·관리 규정 등 관련 규정의 제·개정 작업을 다음달 마무리한다는 계획이다.

한은은 한은국제망을 주말과 공휴일을 제외한 영업일 오전 9시부터 다음날 오전 9시까지 24시간 운영한다. 외국인 투자자는 한국과의 시차에 관계없이 각국 금융 시장 업무 시간에 원화를 결제할 수 있게 된다. 재정경제부(재경부)의 ‘원화 국제화 로드맵’에 따르면 일정 요건을 갖추고 재경부에 등록한 해외 금융기관은 ‘역외원화결제기관’으로서 외국인을 대상으로 원화 예금·대출·송금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다.

이에 외국인은 국내 은행에 직접 계좌를 만들지 않고도 해외 금융기관에 본인 명의 원화계좌를 개설할 수 있게 된다. 역외원화결제기관은 한은국제망에 참여하는 국내 은행에 자체 명의의 원화 통합계좌를 열고 해외 고객의 원화 거래를 한 번에 결제하는 구조다. 역외원화결제기관을 이용한 외국인 간 원화 자본 거래에 대해서는 원칙적으로 사전 신고를 면제한다. 이때 외국인 간 국내 부동산 거래는 예외다. 은행의 거래 확인 절차도 계좌 정보 등 필수 사항 중심으로 간소화한다.

한은은 환율 변동성을 흡수하는 능력이 높아질 것으로 기대한다. 한은 국제국 국제총괄팀 관계자는 본지에 “원화 국제화의 근본적인 목적은 비거주자를 포함해 원화 거래를 촉진하는 것”이라며 “외환 시장의 깊이와 폭이 커지면 시장이 좀 더 안정적으로 흘러갈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그는 “작은 대야의 물은 조금만 건드려도 크게 출렁이지만 큰 호수는 상대적으로 안정적”이라며 “원화 거래 규모와 원·달러 시장을 키워 외부 충격이 환율에 미치는 강도를 낮추자는 취지”라고 설명했다.

한은에 따르면 국내 주식·채권 시장과 외국인 투자 규모는 빠르게 커졌지만 원화 외환 시장의 거래 규모는 상대적으로 작았다. 이에 외국인 자금이 한 번에 이동할 때 상대적으로 작은 외환 시장에 충격이 집중됐다. 한은은 한은국제망 결제가 특정 은행에 집중될 가능성도 크지 않다고 봤다. 여러 국내외 금융기관이 참여해 상호 결제하는 구조인 만큼 국내 원화결제망인 한은금융망(BOK-Wire)과 마찬가지로 특정 은행에 거래가 몰리는 형태가 되지는 않을 것이라는 판단이다.

다만 시범운영 초기에는 4대 시중은행이 시스템 운영과 해외 금융기관 대응 경험을 먼저 쌓는다. 해외 점포망 유무, 원화 조달 능력, 통합계좌 유치, 커스터디·외환·무역금융 연계 역량에 따라 은행별 경쟁력이 달라질 여지는 있다.

신현송 한국은행 총재가 지난 16일 서울 중구 한은 본관 금융통화위원회 금융통화위원회 회의장에 자주색 넥타이 차림으로 등장했다. 사진=강민혜 기자

◇ 금감원 “재경부·한은 주관…지원 역할”

금융감독원(금감원)은 원화 국제화 로드맵 수립에 참여했지만 세부 정책은 재정경제부와 한은이 주도하고 있다는 입장이다. 금감원 외환감독국 외환총괄팀 관계자는 “금감원도 원화 국제화 작업에 참여하고 있지만 주관은 재경부와 한은이 맡고 있다”며 “금감원은 이를 지원하는 역할”이라고 말했다. 금융위원회 금융시장분석과 관계자는 “재경부에서 민간은행과 소통하고 있다”며 “재경부 국제금융국 외환제도과에서 마련한 기준을 공유받은 후 의견을 제시하는 방향으로 협업하고 있다”고 했다. 재경부는 은행이 외국계 금융기관에 제공하는 일중당좌대출 위험가중자산 산정 방식을 명확히 하고 금감원이 계약 구조에 따른 유권해석을 제공하도록 할 방침이다. 향후 역외 원화 공급이 늘어나면 은행의 해외 원화 거래 관련 위험노출액과 야간 유동성, 비상조달계획 등을 감독체계에 어떻게 반영할지도 과제가 될 전망이다.

한은과 공동 테스트를 진행하고 있는 4대 시중은행은 시험대에 올랐다. 야간 원화 유동성과 시스템 안정성을 확보하고 커스터디와 외환·무역금융을 연결한 수익 모델을 만들 수 있는지가 향후 은행권 경쟁의 방향을 가를 것으로 전망된다. 하나은행은 해외 점포 등록과 현지 수요 조사에 들어간다는 계획이다. 우리은행은 이미 24시간 외환 시장에 맞춰 런던 데스크 인력을 늘렸다.

해외 금융기관이 결제 과정에서 원화가 부족해지면 국내 외국환은행이 먼저 유동성을 공급한다. 정부는 역외원화결제기관이 결제 목적으로 원화를 빌리면 외환 규정상의 차입 제한을 완화한다는 방침이다. 다만 실제 금리와 대출 한도, 담보 조건은 각 은행의 신용평가와 리스크 관리 기준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 민간은행 공급만으로 원화가 부족할 경우에는 한은의 추가 유동성 공급을 검토한다. 한은 시스템이 완전히 고도화되기 전에는 외국환평형기금을 활용하는 방안도 검토한다. 은행에는 역외 금융기관에 원화를 공급하고 이자와 수수료를 받을 기회가 생긴다. 반면 야간 원화 수요 급증과 해외 기관의 신용 위험, 결제 실패, 환율 급변 위험도 부담해야 한다.

한은 금융통화위원회는 지난 16일 기준금리를 연 2.50%에서 2.75%로 0.25%포인트 인상했다. 기준금리 상승은 은행의 원화 조달금리를 높이는 요인이지만 하나은행이 예상한 대로 초기 수요가 결제 목적의 초단기 자금에 집중될 경우 장단기 만기 불일치에 따른 부담은 제한적일 수 있다.

◇ 은행 간 격차, 미지수…‘신대륙’ 관심

정부는 외국환업무 취급기관 업무 범위에 커스터디업을 신설할 예정이다. 커스터디는 외국인 투자자의 금융 자산을 보관하고 증권 결제와 담보 관리, 세금 납부, 관련 외환 거래 등을 처리하는 업무다. 자산 소유권이 투자자에게 남는다는 점에서 소유권이 수탁자에게 이전되는 신탁과 구분된다. 정부는 외국인 자산 수탁 실적과 원화 유동성 공급 능력, 전담 조직 운영 여부 등을 기준으로 ‘커스터디 선도은행’을 지정하고 인센티브를 주는 방안도 검토한다.

은행권 관계자들은 관련한 ‘미래 먹거리’를 묻는 본지 질의에 다양한 의견을 내놨다. 하나은행 관계자는 커스터디와 역외기관 대상 원화 유동성 공급을 먼저 준비할 분야로 꼽았다. 국민은행은 원화 공급과 커스터디, 무역금융을 하나의 연계 사업으로 봤다. 무역금융은 국제 상거래에서 원화 계약이 늘어난 뒤 본격적인 수요가 발생할 가능성이 높다. 초기에는 증권 투자와 결제성 자금이 원화 국제화 사업의 핵심 수요가 되고 원화 무역 계약과 관련 금융은 중기적인 성장 분야가 될 가능성이 크다.

반면 신한은행은 해외 점포에서 원화계좌와 예금·대출·송금 서비스를 제공할지 여부를 아직 정하지 않았다. 신한은행 관계자는 “정부 로드맵에 따라 외국인이 해외 금융기관을 통해 원화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는 기반이 마련될 예정”이라면서도 “구체적인 서비스 제공 여부와 대상 지역·고객, 추진 시점은 확정되지 않았다”고 말했다. 역외 금융기관에 적용할 원화 조달 방식과 금리·한도·담보 구조도 관련 규정과 결제망 운영 기준이 구체화된 이후 검토할 사안이라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한은이 키를 잡고 진행하면 은행들이 그 기준에 맞춰 인프라를 구축하게 될 것”이라며 “로드맵이 이제 발표된 단계여서 현 시점에서 구체적인 사업 계획을 밝히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그는 또 대형 은행과 중소형 은행 간 경쟁력 격차가 벌어질 가능성은 인정하면서도 아직 단정하기 이르다는 입장을 본지에 내놨다. 신한은행은 향후 경쟁력이 단순 자산 규모보다 해외 금융기관의 통합계좌 유치, 24시간 원화 유동성 공급, 커스터디와 결제 서비스 연계 능력에 따라 달라질 것으로 본다. 야간 운영 절차와 유동성 관리, 장애 대응 방식도 공동 테스트 과정에서 점검하고 있다. 구체적인 비상조달체계는 향후 규정과 결제망 운영 기준에 맞춰 마련하고 별도 전담 인력과 전산·시스템 투자 규모는 미정이다.

국민은행도 관련 수요와 수익성을 구체적으로 전망하기 어렵다고 밝혔다. 국민은행 관계자는 “오는 9월 시범 운영을 진행한 이후에야 관련 수요와 운영 방향에 대한 대략적인 판단이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국민은행은 역외 원화 공급과 커스터디, 무역금융을 서로 분리된 사업으로 보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국민은행 관계자는 “원화 유동성 공급은 국내 투자 자금뿐 아니라 기업의 수출입 송금과도 연결될 수밖에 없다”며 “원화 공급과 커스터디, 무역금융 세 분야가 모두 엮여 있다고 보는 것이 맞다”고 말했다.

하나은행은 국외 점포를 역외원화결제기관으로 등록하고 예금·대출 등 원화 관련 서비스를 제공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하나은행 관계자는 “실제 수요가 있는 해외 점포를 대상으로 현지 서베이를 진행하며 사업성을 평가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어느 지역에서 먼저 서비스를 시작할지는 미정이다. 해외 점포별 고객 수요와 현지 규제, 원화 결제 수요 등을 살핀 뒤 대상 지역과 사업 범위를 결정한다는 방침이다. 하나은행은 역외 금융기관에 공급할 원화 재원도 충분히 확보하고 있다고 전했다. 하나은행 관계자는 “보유한 풍부한 원화를 바탕으로 유동성을 공급할 준비를 하고 있다”고 말했다.

특히 하나은행은 기준금리 상승이 사업 수익성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일 것으로 봤다. 초기 역외 원화 수요가 장기 대출보다 결제 목적의 단기 자금에 집중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하나은행 관계자는 “초기에는 결제성 자금 등 단기 자금 수요가 있을 것으로 본다”며 “기준금리 인상에 따른 만기 불일치로 인한 운용상 유불리는 제한적일 것”이라고 말했다.

원화 국제화 사업 중에서는 커스터디와 이에 수반되는 원화 유동성 공급을 가장 먼저 준비해야 할 분야로 꼽았다. 하나은행 관계자는 “국내 주식과 원화 채권에 대한 역외 투자자의 관심은 여전히 높은 상황”이라며 “커스터디 업무와 이에 수반되는 역외기관 대상 원화 유동성 공급이 선제적으로 준비해야 할 사업”이라고 말했다.

아울러 무역금융에 대해서는 원화로 체결되는 국제 상거래가 충분히 늘어나야 본격적인 수요가 발생하는 만큼 중기적 관점에서 대응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야간 유동성 관리에서도 기존 경험을 활용한다는 계획이다. 하나은행은 외환 시장 24시간 연장 이전부터 외환 거래에 대한 24시간 대응체계를 운영해왔다. 하나은행 관계자는 “환율 변동성 확대나 유동성 문제에 체계적으로 대응해왔다”며 “현재는 역외 거래 상대방이 유동성 부족을 겪을 경우 어떤 방식으로 지원할 수 있을지 내부적으로 시스템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우리은행 관계자는 “외환 시장 24시간 운영과 한은 결제망 운영 시간 연장, 역외 원화결제망 구축 등 정부가 추진하는 사업에 대응하고 있다”면서도 “로드맵을 막 인지한 단계이고 정책당국이 먼저 해결할 과제도 많아 현 단계에서 세부적인 답변은 어렵다”고 말했다. 그는 대형 은행과 중소형 은행 간 격차와 관련해서는 특정 요소만으로 경쟁력을 판단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이 관계자는 “은행 경쟁력은 디지털 역량과 해외 점포망, 역외 유동성 공급 능력 등 여러 요소를 종합해 봐야 한다”며 “각 은행이 잘하는 분야가 다르기 때문에 요소별로 판단도 달라질 수 있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런던 외환 거래 데스크 인력을 늘리고 서울과 런던 간 교대 근무를 통해 아시아·런던·뉴욕 시간대를 포괄하는 운영체계를 마련하는 등 관련 인력체계를 이미 일부 갖췄다고도 덧붙였다.

그는 “2024년 7월 국내 외환 시장 마감 시간이 새벽 2시까지 연장됐을 당시 런던 FX데스크를 설립하고 내부 시스템을 준비했던 경험이 있어 이번 24시간 운영에도 비교적 원활하게 대응했다”고 말했다. 그는 “외환 시장 24시간 운영으로 오전 9시 이전에 누적되던 대외 변수를 실시간으로 흡수할 수 있다”며 “거래가 런던과 뉴욕 시간대로 분산되고 글로벌 투자자의 유동성 공급이 안착하면 중장기적으로 환율 안정성에 기여할 수 있다”고 말했다. 한은국제망에 투입할 별도 인력과 전산·시스템 투자 규모는 논의하고 있다.

◇ “원화국제화 맞춰 시스템 개발 속도낼 것”

한국예탁결제원도 신(新)시장 개척에 당국과 발맞추고 있다.

외국인이 국내 주식이나 채권에 투자하면 원화계좌와 환전, 자금 보관, 증권 결제가 필요하다. 해외 기업이 원화로 한국 기업과 거래하면 송금과 원화대출, 무역금융, 환위험 관리 서비스가 뒤따른다. 원화 국제화를 단일 상품보다 종합 금융 서비스 사업으로 보고 있다는 의미다. 원화 국제화가 국내 증권 투자와 결제 인프라에도 영향을 미침에 따라 예탁결제원은 정부 로드맵 발표에 따라 관련 시스템 보완 필요성을 검토하고 있다.

예탁결제원 관계자는 “정부 로드맵과 예탁결제원의 업무가 접점을 갖는 부분은 시스템 개발과 보완을 통해 당연히 협조해야 한다”며 “예탁결제원과 직접 접점이 있는 업무가 정확히 어디까지인지는 아직 검토 단계지만 접점이 확인된 분야에서는 관련 업무와 시스템 개발에 속도를 낼 것”이라고 설명했다.

정부는 외국인 증권 거래의 거래 확인과 결제 지시 과정을 자동화하기 위해 국제 표준 거래·결제 시스템(CTM·ALERT)과 연계한다. 현재 이메일과 팩스, 수기 입력에 일부 의존하는 외국인 증권 거래의 매매 확인부터 결제 지시까지 자동화하는 것이 목표다. 국제 표준 연계 시스템 구축은 내년에 추진한다. 외국계 금융기관의 증권 결제용 원화 차입 규제도 완화한다. 담보관리체계를 국제 기준에 맞게 개선하고 결제에 필요한 예상 자금 규모를 사전에 제공해 결제촉진대금 부담을 줄이는 방안도 추진한다.

(왼쪽부터)카카오뱅크, 케이뱅크, 토스뱅크 본사. 사진=각 사

◇ “해외 점포망 제한…정책 구체화 이후 대응”

농협은행은 4대 시중은행에 비해 해외 점포망이 많지 않아 당장 원화 국제화 사업을 주도하기 어렵다는 입장이다. 농협은행 관계자는 “농협은행은 농협중앙회에서 분리된 지 10여 년 정도로 해외 점포망이 4대 시중은행만큼 많지 않다”며 “뉴욕 지점도 투자금융 중심으로 영업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정부가 정책을 구체화하면 은행이 그 방향에 맞춰 대응하는 것”이라며 “농협은행이 외환 정책을 주도하는 입장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다만 해외에서 결제 수단으로 널리 쓰이지 못했던 원화의 활용도를 높인다는 정책 취지에는 공감한다고 덧붙였다.

인터넷은행의 향후 참여 여부는 외국인 고객 확대와 외국환 업무 허용 범위, 해외 금융기관과의 계좌·결제 연계 가능성에 따라 갈릴 전망이다. 인터넷은행들은 외국인 고객과 외환 업무 기반이 제한적이다. 이에 원화 국제화 로드맵과 거리를 두고 있다.

케이뱅크 관계자는 “외국환 업무를 취급하지 않고 외국인 고객을 대상으로 영업하지 않고 있다”며 “현재로서는 이번 로드맵과 관련해 설명할 내용이 없다”고 말했다.  카카오뱅크 관계자도 “시범 운영 참여 은행에 인터넷은행이 포함되지 않은 만큼 현재 별도 준비가 없을 가능성이 있지만, 참여 여부를 지금 단계에서 단정하기는 어렵다”고 설명했다.

다만 토스뱅크는 외국인 수신 고객이 일부 있지만 해외 원화계좌와 한은국제망이 인터넷은행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는 추가 검토가 필요하다고 했다. 토스뱅크 관계자는 “외국인이 해외에서 원화를 보유할 수 있도록 하는 제도와 4대 은행의 시범 운영이 어떤 연관성을 갖는지 확인하고 있다”고 말했다.

강민혜·손재하 기자 mine@hankook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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