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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통신원 리포트] 독일 직장인들 '하이브리드 근무' 급증 ... 인력난과 유가상승의 해결책 되나
양채원 통신원
입력 : 2026.05.16 04:59
ㅣ 수정 : 2026.05.16 04:59
재택근무 경험자의 76%가 하이브리드 근무
업종·나이별 차이, 1~20대는 현장 근무 비율 높아
독일 기업, 업무 효율성과 유연성을 중시하는 추세
이미지는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해 AI(인공지능)을 활용해 제작했습니다. [사진=챗GPT / 뉴스투데이]
[베를린(독일)/뉴스투데이=양채원 통신원]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감소할 것으로 예상됐던 재택근무가 독일에서는 ‘하이브리드 근무’ 형태로 자리 잡고 있다.
■ '때때로' 재택근무 하는 비율 높아져...하이브리드 근무가 대세로?
지난달 22일 독일 연방통계청 보도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전체 취업자의 25%가 최소 일부 시간이라도 재택근무를 했다. 이는 2024년(24%)과 2023년(23%) 대비 완만하게 증가한 수치다.
해당 통계는 15세 이상 모든 취업자를 포함해 집계됐다. △정기적으로(매일 또는 근무 시간의 절반 이상) 또는 △때때로(근무 시간의 절반 미만) 재택근무를 하는 비율을 나타냈다.
통계에 따르면, 코로나 팬데믹 당시와 같은 비율의 취업자가 재택근무를 하고 있으나 '완전 재택근무'의 비중은 급격히 감소했다. 대신 업무 구조가 하이브리드 형태로 재편되는 양상을 보였다.
독일 내 재택근무자 근무 형태 통계 [자료=독일 연방통계청/그래픽=뉴스투데이]
지난해 재택근무를 한 취업자 가운데 모든 근무 시간을 집에서 보낸 '완전 재택근무자'의 비율은 24%였다. 이는 2021년 40%와 비교하면 크게 감소한 수치로, 팬데믹 이후 많은 직장인이 사무실로 복귀한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재택근무를 경험한 취업자의 46%는 근무 시간의 절반 미만만 집에서 일하는 '부분 재택근무' 형태를 보였다. 즉, 특정 요일만 재택근무를 하는 방식이 확산한 것이다. 완전 재택보다 사무실과 재택을 병행하는 하이브리드 근무가 새 표준으로 자리 잡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 업종·기업 규모·나이별 재택근무 격차 뚜렷한 것으로 나타나
한편, 재택근무의 빈도는 업종별로 상당한 차이를 보였다. 주로 사무·디지털 기반 업무를 중심으로 그 비율이 높게 나타났다.
△IT △경영 관리 △경영 컨설팅 분야가 가장 높은 재택근무 비율을 기록했다. 해당 분야에서는 직원의 74%가 때때로 재택근무를 했다. 업무 특성상 장소에 관계없이 디지털 기반으로 원격 수행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베를린 회계 기업에서 근무하는 한 데이터 분석가는 "일주일에 두 번 원하는 요일에 재택근무를 할 수 있다"며 "화상 미팅과 통화가 잦아 사무실 밖에서 일해도 지장이 없다"고 밝혔다.
반면 출근이 의무적인 직종에서의 재택근무 비율은 낮았다. 고객을 직접 대면해야 하거나 물리적 작업이 필요한 직업이 이에 해당한다.
숙박업계가 6%로 최하치를 기록했으며, 건물 유지보수 및 조경(7%)과 자동차 정비업(10%)에서도 재택근무는 드물었다.
회사 규모에 따른 차이도 발견됐다. 재택근무 비율은 회사 규모가 커질수록 높아졌다. 소규모 회사(직원 49명 이하)에서는 19%가 재택근무를 하는 반면, 대규모 회사(직원 250명 이상)의 재택근무 비율은 35%였다.
대기업일수록 업무 분업화와 디지털 인프라가 갖춰져 있어 재택근무 도입이 용이한 것으로 해석이 가능하다. 실제 독일 주요 기업들이 하이브리드 근무를 새로운 표준으로 받아들이고 있다.
■ 재택근무, 30~40대 IT 인재 유치 요인으로 작용
도이체 텔레콤은 ‘뉴 워크(New Work)’ 전략의 일환으로 하이브리드 근무 체계를 운영하며, 재택과 사무실 근무의 혼합을 강조한다. 공식 홈페이지에서도 "아날로그 세계와 디지털 세계의 장점을 결합"할 계획이라고 설명하고 있다.
독일 내 최대 소프트웨어 기업인 SAP 역시 2024년 이후 하이브리드 근무를 유지하고 있으며, 일부 직무는 완전 재택근무가 가능하다. 다국적 부서를 갖춘 만큼 원격 방식의 협업이 이미 정착했다는 평가다.
독일은 전통적으로 대면 업무와 정시 출근 문화가 강한 국가로 인식돼 왔다. 그러나 팬데믹 이후 화상회의와 디지털 협업 방식이 빠르게 정착하며 기업의 인식에도 변화가 나타나고 있다. 업계에서는 사무실 중심 근무보다 업무 효율성과 유연성이 더 중시되는 분위기가 확산하고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기업이 하이브리드 근무를 유지하는 배경에는 인력 확보 경쟁도 있다. 특히 IT·컨설팅 업계를 중심으로 직원들이 유연한 근무 환경을 선호하게 되면서, 기업도 이를 채용 경쟁력의 하나로 고려하는 추세다.
한편, 통계에 따르면 재택근무 기회는 연령별로도 차이가 있었다. 때때로 재택근무를 하는 직장인의 비율은 35~44세(30%)가 가장 높았다. 그리고 15~24세(10%)에서 가장 낮았다.
통계청은 연령대별 업무 형태와 생활 방식의 차이가 재택근무 빈도에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고 있다.
젊은 직장인은 현장 중심 직업 훈련이나 초급 실무 경험이 필요한 경우가 많아 재택근무 비율이 낮은 것으로 분석된다. 반면 30~40대 직장인은 육아와 가정생활을 병행하기 위해 유연 근무를 활용하는 사례가 많다는 설명이다.
■ 재택근무 확산, 유가 상승 문제의 해결책으로도 주목받아
아울러 재택근무 확대는 교통량 감소와 에너지 소비 절감으로도 연결된다. 독일 연방통계청에 따르면, 오늘날 전 세계적인 석유 부족과 유가 상승으로 인해 재택근무가 더 주목받는 추세다.
특히 독일에서는 장거리 통근을 하는 직장인이 적지 않아 재택근무가 교통비 절감에도 영향을 미친다. 최근 몇 년간 유가와 대중교통 요금, 난방·전기 요금 등이 전반적으로 상승하며 부담이 커졌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재택근무를 단순한 복지 제도가 아니라 에너지 절약과 비용 절감 측면에서 바라보는 시각이 확대되고 있다.
지난달 22일 독일 뉴스 채널 타게스샤우에 따르면, 노동조합총연맹(DGB)과 국제에너지기구(IEA) 또한 재택근무를 연료 소비를 줄일 합리적인 방법으로 보고 있다. 하이브리드 근무가 확산될수록 도시 교통 혼잡과 탄소 배출이 완화될 것이라는 설명이다.
다만 재택근무 확대가 늘 긍정적 효과만을 가져오는 것은 아니라는 지적도 존재한다. △조직 내 소통 약화 △일과 휴식 간의 경계 흐림 △신입 직원의 적응 문제 등이 대표적 과제로 꼽힌다. 특히 대면 회의와 즉각적인 협업이 중요한 직무에서는 재택근무가 업무 효율을 떨어뜨릴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그럼에도 독일에서 재택근무는 일상적 근무 형태로 자리 잡고 있다. 디지털 협업 환경이 보편화되면서, 근무 장소보다 업무 효율성과 유연성을 중시하는 문화가 더욱 확산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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