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정KPMG 박경호 상무
K-타이어(한국타이어앤테크놀로지, 금호타이어, 넥센타이어) 3사의 글로벌 시장에서의 위상이 점점 높아지고 있다. 글로벌 타이어 시장은 탑티어(미쉐린, 브리지스톤, 굿이어) 기업의 시장점유율이 공고함에도 불구하고, K-타이어 3사는 2021년부터 2025년까지 지속해서 시장점유율을 증가시켜 왔고, 프리미엄 완성차 브랜드를 중심으로 신차용(OE, Original Equipment) 타이어 공급을 확대했다. 또한 K-타이어 3사는 전 세계 모터스포츠 대회에서 타이어 독점 후원, 공식 타이어 공급 등을 통해 브랜드 인지도를 제고해 왔다.
K-타이어, 탑티어와 간극을 좁히고자 치열한 경쟁 중
K-타이어의 높아진 글로벌 위상에도 불구하고 K-타이어 3사와 탑티어 기업 간에는 시장점유율, 프리미엄 OEM 향 OE 물량, 문화자산으로 향유되는 브랜드 측면에서 간극이 있다. 이러한 차이를 극복하기 위해 K-타이어는 치열한 경쟁을 치르고 있는데, 경쟁 양상은 다음과 같이 구분된다.
우선, 탑티어라는 지위를 획득하기 위한 경쟁이 있다. 탑티어로 통상 일컬어지는 Big 3(미쉐린, 브리지스톤, 굿이어) 또는 Big 4(Big 3, 콘티넨탈)에는 포함되지 않지만 타이어 부문 매출 기준 글로벌 시장 5~8위권을 형성하는 피렐리, 스미토모고무, 한국타이어, 요코하마고무가 글로벌 탑티어를 향한 경쟁에 참여하고 있다.
또 다른 경쟁 양상으로 K-타이어 3사가 각 사의 주력 시장인 북미 및 유럽에서 고인치 타이어 섹터와 생산거점 전략을 중심으로 다양한 플레이어와 다각적으로 경쟁하는 것을 들 수 있다. 마지막으로 타이어 제조사 간 경쟁뿐 아니라 장기적으로 타이어 제조사와 완성차 기업 간 고객 접점 확보를 위한 경쟁도 야기될 수 있다. 차량의 스마트화로 타이어 교체 주기 등의 정보를 차량이 먼저 예측하고 안내해주는 상황에서 타이어 제조사는 고객 접점을 완성차 기업에 뺏길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탑티어와 격차를 좁히고, 좁힌 격차 방어하는 투트랙 전략 필요
글로벌 탑티어로 도약하기 위해 K-타이어 3사는 크게 2가지 관점에서 경쟁 전략을 설계할 필요가 있다. 탑티어와 격차를 좁히면서 동시에 좁힌 격차를 방어해야 하기 때문이다. 탑티어와 격차를 좁히기 위해 K-타이어는 탑티어의 시장점유율을 공략해야 하는 가운데, 이를 위한 주요 경쟁 무대는 전기차 교체용(RE, Replacement Equipment) 타이어 시장과 고인치 타이어 시장이 될 것으로 보인다. 또한 좁힌 격차를 방어해야 할 필요도 있으므로 이를 위해서는 타이어 로컬 생산 역량과 타이어 원료 조달 관점에서 전략도 설계해야 한다.
투트랙 전략을 수립하기 위해 각 분야에서 K-타이어가 극복해야 할 이슈를 구분할 필요가 있다. 우선 전기차 RE 시장에서는 차량의 스마트화로 인해 완성차 기업과 협동(OE 공급 관점) 및 경쟁(RE 교체를 위한 고객 접점 관점)의 다이내믹스가 부각되고 있다는 것이다. 고인치 타이어 시장에서는 K-타이어뿐 아니라 탑티어 역시 해당 시장을 중점적으로 관리하고 있으므로 이전의 경쟁 질서가 고인치 시장의 진입장벽으로 작동할 가능성이 높다는 점을 들 수 있다.
타이어 로컬 생산 역량 측면에서는 보호무역주의가 대두되고 북미와 유럽에서 관세가 최종 제품 가격에 미치는 영향이 부각되면서 글로벌 최적화 생산에서 로컬 완결 생산 체계가 부상하고 있다는 점이 이슈다. 타이어 원료 조달 관점에서는 천연고무에 대한 환경규제로 인해 원료 조달 구조의 재편이 가시화되고 있다는 점이 도출되었다.
탑티어로 도약하는 K-타이어가 고려할 4가지 전략 과제
K-타이어는 각 이슈를 해결하기 위해 전략적으로 4가지 과제를 고려해야 한다. 우선 전기차 RE 시장에서 K-타이어가 두각을 나타내기 위해 RE 교체 유형별 차별적인 고객 자산화 전략 수립이 필요하다. RE 최초 교체 고객과 반복 교체 고객을 구분하여 최초 교체 고객에게는 다양한 유통·서비스 채널을 확보해 고객 접점을 넓히고, 반복 교체 고객에게는 자사 채널을 통한 구매 데이터를 축적할 수 있는 혜택을 제공해야 한다.
고인치 타이어 시장에서는 기존 경쟁 질서를 우회하는 전략이 필요하다. 고인치 타이어가 글로벌 시장 성장을 견인하는 가운데 기존 탑티어 역시 적극적으로 시장을 공략하고 있어 정면 경쟁에는 한계가 있기 때문이다. 상대적으로 기존 관계가 약한 신생 완성차 기업(주로 전기차 특화 기업)에 대한 OE 공급을 확대해 경쟁 장벽을 우회하고, 미국·독일 등 주요 시장에서는 타이어 독립 판매점의 판매원 전문성을 활용해 소비자 접점을 확대하는 방안을 고려할 수 있다.
타이어 로컬 생산 역량 이슈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인력 및 자원 등의 투입 조건 제약성을 감안한 지역별로 차별화된 글로컬(Global+Local) 생산거점을 설계해야 한다. 미국에 현지 생산 시설을 보유한 K-타이어 기업이라 할지라도 북미 수요를 모두 충족하지 못하는 상황이기 때문에 미충족 수요에 대한 수입 경로를 설계해야 하며, 미국에 현지 생산 시설이 없는 K-타이어 기업은 관세의 영향을 최소화할 수 있는 글로컬 거점 활용 방안이 필요하다. EU(유럽연합)의 경우 K-타이어 3사 모두 생산 시설을 보유(또는 구축 예정)하고 있으므로 해당 생산거점의 생산능력을 확대해 EU 주변 지역까지 책임지는 허브로 만들 전략도 마련할 수 있다.
원료 조달 측면에서는 환경규제에 적절히 대응하는 수준의 전략이 필요하다. 타이어 산업에 영향을 미치는 환경규제로 EU 산립전용방지법(EUDR)이 있다. EUDR의 경우 대형·중견 기업의 경우 2026년 12월 30일부터, 소형·영세기업의 경우 2027년 6월 30일부터 적용되므로 환경규제 대응은 당면한 현실이다. EUDR 준수가 중요한 이유는 이를 준수하지 않을 경우 EU 시장에 사업 영위가 불가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이와 동시에 K-타이어가 고려해야 하는 것은 EUDR 규제는 충족 여부만 판정되고 초과 대응이 추가적인 성과로 이어지지 않을 가능성도 있다는 점이다. 따라서 K-타이어는 과도한 투자보다는 규제 수준에 맞는 적정 대응체계를 구축하는 것이 중요하다.
전기차 전환과 차량의 스마트화, 보호무역주의와 환경규제가 동시에 밀려오는 지금이 글로벌 타이어 산업의 경쟁 질서가 재편될 수 있는 변곡점이다. K-타이어가 고객 접점, 고인치 OE, 생산거점, 원료 조달 분야에서 대응 전략을 확보하여 시장의 변곡점을 도약의 기회로 활용할 수 있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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