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지 지원 위한 파트너십·기술지원 센터 확장
보안 기업 협력으로 공동 진출 전략 세워야
[데이터넷] AI 시대에는 기술 경쟁력이 곧 국가의 주권과 직결된다. 특히 사이버 보안은 단순한 산업 영역을 넘어 국가 안보를 좌우하는 핵심 요소로 자리 잡았다. 그렇다고 해서 외부와 단절하는 ‘쇄국형 전략’은 해법이 될 수 없다. 오히려 글로벌 시장과 기술 생태계 속에서 경쟁력을 검증하고, 국내 기술을 세계적 수준으로 고도화해 국제 표준을 선도하는 접근이 필요하다. 이러한 흐름 속에서 국내 보안 기업들은 해외 시장 진출에 속도를 내고 있다. 본 기획에서는 이들의 글로벌 확장 전략과 그 의미를 짚어본다.<편집자>
전문성 높은 글로벌 보안 서비스로 해외 시장 개척
국내 기업들이 최근 가장 빠르게 성과를 높이고 있는 시장은 동남아시아이다. 동남아시아는 IT에 적극적으로 투자하고 있으며, 그만큼 사이버 위협 수준도 높아지는 상황이다. 동남아시아에서도 글로벌 기업들이 선전하고 있지만, 한국 보안 기술에 대한 관심도 점점 높아지고 있다.
파고네트웍스는 동남아시아 기업·기관의 보안관제 시스템의 차세대 전환이 진행되고 있으며, 매니지드 탐지 및 대응(MDR) 수요가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는 점을 강조하면서 “성장 단계에 들어선 동남아시아 MDR 시장을 선점하고 있다”고 자신했다.
동남아시아의 많은 기업·기관이 IT 혁신을 진행하고 있지만, 보안 전문가가 충분하지 않아 MDR 수요가 늘어나고 있다는 사실을 중요하게 강조했다. 또한 동남아시아에서도 랜섬웨어와 정치적 목적의 공격이 크게 늘면서 24시간 365일 중단 없는 보안 운영이 필요로 하며, 파고네트웍스 서비스 수준을 높게 평가한다고 설명했다.
파고네트웍스는 아시아 시장에 집중하고 있으며, 한국, 싱가포르, 필리핀, 말레이시아, 인도네시아, 태국, 베트남 등에 법인과 MDR센터를 운영하고 있다. 하반기에는 미국에 MDR 센터를 설립하고, 시차를 이용해 모든 분석가가 낮 시간에 근무하도록 함으로써 24/7 서비스 품질을 높일 계획이다.
한편 파고네트웍스는 AI와 분석가가 협력하는 ‘AI SOC’를 완성하고 있다고 자신하고 있다. AI SOC는 AI가 초·중급 분석가의 역할을 수행하고, 사람 분석가는 AI의 분석 결과를 검증하고 조치하는 한편, AI가 판단하지 못하는 고급 위협에 대응한다. 또한 AI가 수집·정제·분류한 데이터를 검토해 지속적으로 위협 탐지·대응 패턴을 최신화하고 정확도를 높인다.
권영목 대표는 “AI SOC는 AI와 사람의 협력을 통해 SOC 효율성을 높이고 사람 분석가의 역량도 지속적으로 제고할 수 있는 모델이다. 파고네트웍스는 AI 네이티브 플랫폼과 사람이 주도하는 AI SOC를 제공해 보안 전문성이 충분하지 않은 고객은 물론, 보안에 많은 투자를 단행한 고객까지 고급 보안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파고네트웍스는 세계 모든 대륙에 MDR 센터를 설립·운영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24*7 서비스는 물론이고 각 국가별 규제 및 특수성을 지원하는 한편, 글로벌 위협 대응 역량을 축적해 명실상부한 글로벌 MDR 기업을 성장하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현재 아시아의 많은 국가에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으며, 내년에는 북미, 유럽까지 진출할 계획이다.
규제 강화되는 아시아 시장 공략
피앤피시큐어는 대만을 시작으로 해외 시장 성과를 올리고 있다. 대만 개인정보 규제에 대응하기 위해 피앤피시큐어의 ‘유니파이드 IAM’을 선택한 고객이 늘고 있다. 이 기업들은 대만 개인정보 규제가 우리나라 개인정보보호법과 유사한 만큼, 이 규제를 준수하는 데 최적화된 국내 보안 기업을 중점적으로 살펴보았다.
피앤피시큐어의 유니파이드 IAM은 데이터, 서버, 웹, 아이덴티티 전반을 통합 보호한다. 우리나라 개인정보보호법 초기부터 데이터 접근제어 솔루션 ‘디비세이퍼’를 통해 규제 준수 요건을 만족시켜왔으며, 특히 금융권에서 절대적인 점유율을 유지하면서 기술력, 성능, 안정성을 입증받아왔다. 디비세이퍼를 플랫폼으로, 접근제어 기술을 IT 전반으로 확장시켜 유니파이드 IAM이라는 새로운 개념을 제안했으며, 이것이 대만 고객에게 매력적인 접근으로 이해된 것이다.
또한 제로 트러스트 원칙을 적용해 안면인식과 화면정보 보호 기능을 제공하는 ‘페이스락커’도 해외에서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페이스락커는 얼굴 인식 기술을 이용한 무자각 지속인증과 ‘비주얼 해킹 방어’ 기술을 제공한다.
정진교 피앤피시큐어 전무는 “대만뿐만 아니라 아시아 여러 국가에서도 규제가 강화되고 있으며, 내부자 위협 보호 요구도 높아지고 있다. 글로벌 제로 트러스트 솔루션은 아이덴티티에 중점을 두고 있지만, 피앤피시큐어와 같은 넓은 범위의 보안을 제공하지 못한다. 특히 비주얼 해킹 방어까지 지원하는 피앤피시큐어의 제로 트러스트 제품군은 아시아 고객의 요구에도 최적화되어 있다”며 “아시아 시장에서 제로 트러스트 솔루션으로 승부를 볼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피앤피시큐어는 대만 클라우드·인프라 기업 마이서버와 전략적 업무협약(MOU)을 체결하고 페이스락커 공급에 나선다. 대만 시장 확대를 위해 현지 주요 기업을 대상으로 무료 체험 프로그램(PoC)도 진행한다. 금융·하이테크 산업 등 높은 수준의 보안을 요구하는 기업을 중심으로 솔루션의 보안성과 사용자 편의성을 검증하고, 이를 기반으로 현지 고객 확보에 속도를 낸다
피앤피시큐어가 대만 마이서버와 MOU를 맺고 대만 시장 공략에 나섰다.
탄탄한 파트너 네트워크로 성과 얻어
SASE 모델로 세계 시장 진출을 선언한 기업도 있다. 모니터랩은 기존의 구축형 솔루션과 함께 SASE 서비스를 제안하면서 하이브리드 클라우드 보안 시장을 개척하고 있다. 모니터랩은 동남아시아, 중동, 일본, 미국 등을 주요 전략 지역으로 삼고, 현지 파트너 네트워크를 확보하는 한편, 일본·미국 법인을 통해 현지화 전략을 추진한다.
그 성과로 지난해 브라질 금융기관인 상파울루 주 개발공사(Desenvolve SP)와 아이온클라우드 SSE, ZTNA 구독 계약을 체결하고 브라질 내 800여 개 엔드포인트에 적용되어 운영되고 있다. 이외에도 태국, 말레이시아, 인도네시아, 베트남, 필리핀, 싱가포르, 대만을 중심으로 어플라이언스 기반의 AIWAAP와 AISWG를 비롯해, 엣지 컴퓨팅 기반의 구독형 서비스 아이온클라우드를 공급하고 있으며, 중동 시장의 경우 현지 수요에 맞춰 아랍에미리트와 사우디아라비아를 중심으로 AIWAAP 중심의 사업을 전개하고 있다.
모니터랩은 제품 경쟁력과 역량 있는 현지 파트너십, 원활한 커뮤니케이션을 통해 해외 시장에서 성과를 거두고 있다고 설명했다. 특히 영업, 마케팅, 기술 조직 간의 명확하고 일관된 협업 체계를 통해 고객 요구사항을 빠르게 이해하고 대응하면서 장기적인 신뢰를 쌓고 있다고 밝혔다.
보안 기업 공동 진출 전략 필요
글로벌 시장에서 국내 기업의 낭보가 이어지고 있지만, 투자 대비 성과가 높다고 할 수는 없다. 여전히 많은 기업들이 전시회 참가, 파트너십 체결 이후의 영업 활동을 이어가지 못하고 있다. 낮은 인지도와 부족한 레퍼런스의 한계를 극복하지 못하고 있으며, 해외 다양한 환경과 산업의 고객에게 솔루션과 서비스를 공급해 본 경험과 전문성이 충분히 축적되지 않아 PoC를 통과하기도 쉽지 않다. 해외 고객에게 도입되었다 해도 많은 경우 시범사업이나 소규모 1차 도입사업에 그치며 확장까지 이어지지 못한다.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여러 보안 기업들이 연합해 공동 진출하려는 노력을 기울이고 있지만, 이종 솔루션의 연동이 원활하지 않다는 1차적 문제를 해결하지 못하고 있다. 연동·연계를 위한 API 개발 과정에서 각 사의 이견을 좁히기가 쉽지 않으며, 통합 솔루션이 해외 고객 환경에도 적용될 때 추가 개발이나 투자가 필요할 수도 있다.
김진수 KISIA 회장은 “글로벌 시장에서 진정한 경쟁력을 갖추기 위해서는 파편화된 보안 생태계를 기능적으로 결합하는 것이다. 현재 보안 수요는 통합 플랫폼을 지향하는 만큼 기능적 연결고리를 강화하며, 대기업과 중소기업, 스타트업의 전략적 상생 모델 구축, 수출형 컨소시엄 확대가 이뤄져야 한다”며 “KISIA는 우리 기업들이 서로의 부족한 점을 채우고 강점을 극대화할 수 있도록, 산업 현장의 목소리를 정책에 반영하고 기업 간 연결자로 역할하겠다”고 밝혔다.
정부의 여러 정책 지원도 개선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예를 들어 국가 AI 예산의 10%를 보안 검증 및 방어 시스템 구축에 강제할당하는 제도를 도입해 AI 보안 기술과 산업의 글로벌 경쟁력을 높이도록 지원하는 것을 들었다.
또한 국내 기업이 해외에서 인정받는 레퍼런스를 확보할 수 있도록 공공 부문이 마중물 역할을 하며, 해외 진출 시 인증, 공동 실증, 파트너 연계를 통합한 패키지형 지원, 대규모 4&D 지원 등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김진수 회장은 “앞으로 정책 방향은 ‘보안을 어떻게 규제할 것인가’라는 좁은 틀을 벗어나, ‘정보보호 산업을 어떻게 국가의 신성장 동력으로 만들 것인가’에 초점을 맞춰야 한다. 사이버 안보 주권을 지키는 기술력이 곧 글로벌 시장을 선도하는 산업 경쟁력이 되는 선순환 구조를 만들기 위해 협회는 정부에 정책 대안을 제안하는 한편, 정부 정책에 맞춰 나가겠다”고 말했다.
보안 기업의 해외 진출 전략도 근본적으로 바뀌어야 한다. 전시회에 참가하고, 관계 기관이 마련한 비즈니스 미팅에 참여하는 것만으로 해외 진출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주장해서는 안 된다. 현지 고객이 벤더나 파트너의 지원 없이도 기본적인 구입과 설정, 운영이 가능하도록 기술 문서와 매뉴얼, 데이터 시트를 자세히 준비하며, 특히 번역에 유의해 정확하게 이해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국가, 지역, 문화에 따라 다른 영업 방식, 의사결정 구조, 규제 및 제도를 이해하고 접근해야 하며, 원활한 커뮤니케이션 체계를 갖춰 고객의 요구사항을 정확하게 파악하고 빠르게 조치할 수 있도록 해야한다. 신뢰가 가장 중요한 보안 기술을 공급하는 것인 만큼, 국제 표준과 세계적으로 검증된 기술을 따라야 한다. 고객과 가장 가까운 파트너와 장기적이며 안정적인 신뢰를 쌓을 수 있도록 노력하는 것도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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