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와 비슷한 문화·규제 환경의 일본서 충성도 높은 고객 확보 이어져
스타트업 성장 지원 전문가 합류하며 시장 공략 속도 높여
[데이터넷] AI 시대에는 기술 경쟁력이 곧 국가의 주권과 직결된다. 특히 사이버 보안은 단순한 산업 영역을 넘어 국가 안보를 좌우하는 핵심 요소로 자리 잡았다. 그렇다고 해서 외부와 단절하는 ‘쇄국형 전략’은 해법이 될 수 없다. 오히려 글로벌 시장과 기술 생태계 속에서 경쟁력을 검증하고, 국내 기술을 세계적 수준으로 고도화해 국제 표준을 선도하는 접근이 필요하다. 이러한 흐름 속에서 국내 보안 기업들은 해외 시장 진출에 속도를 내고 있다. 본 기획에서는 이들의 글로벌 확장 전략과 그 의미를 짚어본다.<편집자>
장기간 신뢰 축적해 온 일본
국내 보안 기업이 가장 높은 영향력을 갖고 있는 해외 시장이 일본이다. 일본은 한 번 신뢰를 얻기까지 상당히 오랜 시간이 걸리지만, 기술력을 인정받으면 충성도 높은 고객을 확보할 수 있기 때문에 국내 보안 기업들이 상당히 오랜 기간 투자를 하고 있다.
또한 일본은 우리나라와 유사한 규제도 있기 때문에 국내 규제 산업에서 장점을 가져온 보안 기업들이 일본 시장에서 쉽게 받아들여지는 면도 있다. 지리적으로 가깝고 문화도 비슷한 점이 많다는 것도 장점이다.
소프트캠프가 일본에서 상당한 점유율을 기록하면서 선전하고 있다. 일본에서도 화두가 되고 있는 클라우드 보안과 제로 트러스트를 앞세워 시장 영향력을 높이고 있다. 소프트캠프는 ▲클라우드 환경의 계정 관리 서비스 ‘실드아이디(SHIELD ID)’ ▲제로 트러스트 기반 웹 격리 보안 서비스 ‘실드게이트(SHIELD Gate)’ ▲클라우드 문서보안 오케스트레이션 ‘실디알엠(SHIELD DRM)’ ▲자회사 레드펜소프트의 소프트웨어 공급망 보안 솔루션 ‘엑스스캔(XSCAN)’을 집중 소개한다.
최근에는 생성형 AI 서비스를 기업 환경에서 안전하게 활용하도록 돕는 기술이 일본에서 큰 관심을 끌고 있다. 실드아이디로 AI 사용에 대한 인증과 권한을 확인하고, 권한 내에서 허용되는 데이터만 결과값으로 받을 수 있게 한다. 실드게이트로 격리된 환경에서 AI를 사용해 AI 취약점 등의 위협이 사용자 환경에 영향을 미치지 못하게 한다. 실디알엠은 로컬 PC와 클라우드로 데이터가 이동할 때 자동으로 보안 정책이 적용되도록 해 보안 사각지대 없이 문서가 지속적으로 보호되도록 한다. 엑스스캔을 통해 사용 중 AI의 취약점이나 공급망 공격 위협을 막는다.
배환국 소프트캠프 대표이사는 “일본 고객들도 AI 서비스 도입 이후의 정보 유출 리스크와 클라우드 데이터 보안을 주요 과제로 인식하고 있다. 소프트캠프는 AI를 막는 것이 아니라 안전하게 쓸 수 있도록 지원하면서 일본의 AI 보안 시장에서도 성과를 낼 것”이라고 밝혔다.
’재팬 IT 위크 스프링 2026’에서 소프트캠프 담당자가 부스 방문객에게 솔루션 데모 시연을 하면서 설명하고 있다.
해외 인증 취득하며 현지 고객 신뢰 얻어
일본에서 높은 점유율을 기록하고 있는 보안 기업으로 한드림넷을 들 수 있다. 한드림넷은 올해 일본 법인 설립 15주년을 맡고 있으며, 누적 수출 7천만 달러와 최근 5년 연속 100억 원 규모의 수출 성과를 올리는 등 괄목할 만한 성장을 기록하고 있다.
특히 일본 중견·중소기업(SME) 시장에서 높은 매출을 기록하고 있는데, 이는 제품의 성능뿐만 아니라 기술 지원과 유지보수에 대한 탄탄한 신뢰를 구축했기 때문이다. 일본 IT 업계를 선도하는 최상위(Tier 1) 파트너들과 15년 이상 공고한 협력 관계를 유지하고 있으며, 이들 파트너의 강력한 영업·기술망과 결합해, IT 인력이 부족한 중소기업들도 '엔터프라이즈 환경에 버금가는 안정적이고 체계적인 사후 지원'을 누릴 수 있도록 지원했다.
네트워크 성능 저하 없는 강력한 엣지(Edge) 보안, 기존 인프라 환경을 유지하는 편의성이 일본 고객의 신뢰를 얻은 기술적 요인으로, IoT 센서 활용 확대, 무선망 고도화, AI 데이터센터 연동으로 단말에서 서버로 향하는 업스트림 트래픽이 폭증하면서 수요가 증가하고 있다. 더불어 중국산 저가 장비의 품질 저하 및 백도어 등 보안 문제가 불거지면서 한드림넷의 제품이 더 높은 관심을 받고 있다.
한드림넷은 KOTRA '해외지사화 사업', 중소벤처기업부의 '글로벌 강소기업' 선정, 정보통신산업진흥원(NIPA)와 한국인터넷진흥원(KISA)의 ‘해외시장 현지화 지원사업’ 등이 일본과 동남아시아 시장 진출에 큰 도움이 됐다고 설명한다. 또한 한국인터넷진흥원(KISA)의 ‘SBOM 기반 공급망 보안 모델 구축 지원사업’에 참여해 취약점을 선제적으로 조치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해 국제 규제 대응 역량과 공급망 위협 대응 체계를 확보할 수 있게 됐다.
이러한 지원에 더해 한드림넷의 철저한 현지화 노력으로 고객 기반을 넓힐 수 있게 됐다. 일본 JC-Star 등 현지 규제 준수를 위한 인증을 획득하는 등 적극적인 투자를 단행하며 시장의 신뢰를 얻었다고 설명했다.
한편 한드림넷은 AI 네트워크 환경에 최적화된 고성능 보안스위치 라인업을 지속 확장하고, 스마트팩토리와 주요 기반 시설을 겨냥한 OT/ICS 산업 특화 보안 시장 공략에도 박차를 가해 명실상부한 ‘글로벌 네트워크 보안 리더’로 도약한다는 계획을 밝힌다.
스타트업 성장 지원한 전문가 합류하며 글로벌 성장 박차
일본에서 스타트업 성장을 도와온 전문가가 합류해 일본 시장 개척에 나선 사례도 있다. 쿼드마이너는 일본 컨설팅 기업에서 쿼드마이너의 해외 진출을 도운 소명섭 씨를 일본 법인장으로 영입하고 시장 개척에 나섰다.
소명섭 법인장은 “쿼드마이너의 기술 경쟁력과 경영진의 글로벌 전략 실행력을 높이 평가해 일본 사업을 총괄하게 됐다”며 “일본 시장은 신뢰 기반 형성이 중요한 만큼 성과 창출까지 시간이 걸리는 것이 일반적이지만, 쿼드마이너는 2년 만에 공공기관 공급 성과를 기대할 수 있을 정도로 빠르게 시장에 안착하고 있다. 현재 다양한 산업군에서 솔루션 도입 논의가 진행되고 있으며, 일부 정부 유관기관에서는 우선협상대상자 선정 등 구체적인 성과도 가시권에 들어왔다”고 설명했다.
이뿐만 아니라 일본 도쿄증권거래소(TSE) 스탠다드 시장에 상장된 푸바브레인(Fuva Brain)이 쿼드마이너에 지분을 투자하면서 일본 시장 안착을 돕고 있다는 점도 주목된다. 푸바브레인은 일본 SMB 시장을 겨냥한 공동 사업을 추진하는 한편, 글로벌 시장 확장도 적극 지원하고 있다.
소명섭 법인장은 “푸바브레인과의 협력이 본격화되면 일본 시장에서의 확장 속도가 더욱 빨라질 것으로 기대한다. 현지 상장사의 투자 참여를 통해 사업 안정성을 확보하고 시장 신뢰도를 높일 수 있다”며 “일본에서의 성공 사례는 글로벌 시장 확장의 중요한 교두보가 될 것이다. 한국과 일본의 레퍼런스를 기반으로 동남아시아 시장 진출에도 유리한 위치를 확보할 수 있다. 동남아 시장에서 일본의 영향력이 크다는 점도 긍정적인 요소”라고 강조했다.
한편 쿼드마이너는 동남아시아 시장 공략을 위해 기존 간접 판매 중심 전략에서 벗어나 직접 판매 체계로 전환하고 있다. 고객 발굴부터 영업, 구축, 유지보수까지 전 과정을 직접 수행하며 시장 대응력을 높이고 있다. 이러한 전략 변화에 따라 주요 국가에서 POC 진행 건수가 증가하고 있으며, 실제 계약으로 이어질 가능성도 높아지고 있다.
특히 인도네시아와 말레이시아에서 긍정적인 반응을 얻고 있으며, 인도네시아에서는 주요 정부 기관 공급 사례도 확보하면서 시장 확대에 대한 기대가 커지고 있다.
김용호 CTO는 “글로벌 빅테크 기업과 경쟁해야 하는 해외 시장에서 국내 보안 기업이 성공하기 위해서는 고객과의 직접 접점을 확대하는 것이 필수적”이라며 “고객의 요구사항과 문제를 정확히 파악하고, 도입 이후까지 지속적으로 지원할 수 있는 역량을 입증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현지 파트너에만 의존하는 방식으로는 시장 개척에 한계가 있다”며 “쿼드마이너는 해외 고객을 직접 찾아가는 적극적인 영업과 기술 지원을 통해 글로벌 보안 기업으로 성장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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