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사회

글로벌 암 연구 무대 'AACR'에 몰린 韓 기업들···AI·신약·플랫폼 경...

AI는 환자 선별, 임상 설계, 약물 반응 예측까지 연구 전 과정을 재편하고 있으며, 제약사뿐 아니라 빅테크·전자 기업까지 경쟁에 합류하고 있다. LG의 참여가 상징적으로 보여주듯, 미래 항암 산업은 의약품 개발을...

글로벌 암 연구 무대 'AACR'에 몰린 韓 기업들···AI·신약·플랫폼 경...

제약·바이오 넘어 LG AI연구원 등 플랫폼 기업 참여 확대

삼성바이오·롯데·동아·한미·바이오 벤처 등 한국 바이오 기업 집결

| 스마트비즈 = 양대규 기자 | 세계 암 연구의 흐름을 가늠하는 글로벌 학술행사인 미국암연구학회(AACR)에 올해 한국 기업들이 대거 참여하며 존재감을 확대했다. 전통 제약·바이오 기업뿐 아니라 인공지능(AI) 기업까지 합류하면서 한국 산업 전반이 항암 연구 생태계로 빠르게 확장되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AACR은 전 세계 140여 개국 연구자와 제약·바이오 기업 관계자 2만2000명 이상이 참여하는 세계 최대 규모의 암 연구 학회다. 미국임상종양학회(ASCO), 유럽종양학회(ESMO)와 함께 '세계 3대 암 학회'로 꼽힌다. 전임상과 초기 임상 단계 연구가 집중 발표되는 행사로 한 해 글로벌 항암 연구 방향을 보여주는 자리로 평가된다.

올해 AACR 2026은 17일부터 22일까지 미국 샌디에이고에서 '전 세계 생명을 살리기 위한 암 과학의 진전'을 주제로 개최됐다.

제약·바이오 넘어 AI·플랫폼 기업까지 참여 확대

24일 업계에 따르면 이번 AACR 2026은 참가 기업의 스펙트럼이 확대했다. 기존에는 신약개발 기업 중심 행사였지만, 올해는 AI·데이터 기업까지 참여하며 '암 연구의 융합화' 흐름이 뚜렷해졌다.

대표적인 사례가 LG AI연구원이다. LG는 전통적인 제약사가 아님에도 AACR 무대에서 '암 에이전틱 AI' 연구 성과를 공개했다.

LG와 밴더빌트대학교 메디컬 센터가 공동 개발 중인 이 기술은 조직 병리 이미지 한 장만으로 암 유전자 활성도를 예측하고, 다중 AI 에이전트가 치료 전략까지 설계하도록 만든 것이 특징이다. 기존에 평균 4주 이상 걸리던 치료 설계 과정을 하루 수준으로 단축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AI가 분석·추론·계획·검증을 순환하며 의료진의 의사결정을 보조하는 구조라는 점에서 단순 의료 AI를 넘어 '디지털 의료 두뇌' 개념을 제시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제약사가 아닌 대기업 AI 조직이 글로벌 암 학회에서 연구 협력 논의를 진행한 것은 산업 경계가 빠르게 허물어지고 있음을 보여주는 상징적 사례로 꼽힌다.

LG AI연구원의 엑사원 기반 암 치료 설계 에이전트 개발 사례/이미지=LG

삼성바이오·롯데

동아·한미

바이오 벤처 등 한국 바이오 기업 집결

전통 한국 바이오 기업들도 적극적으로 글로벌 파트너십 확보에 나섰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AACR에 처음 참가해 위탁연구(CRO)부터 개발·생산을 아우르는 CRDMO 역량을 집중 홍보했다. 오가노이드 기반 항암 연구 플랫폼과 이중항체 기술을 소개하며 초기 신약개발 고객 확보 전략을 내세웠다. 초기 연구 단계에서 고객을 확보해 상업 생산까지 이어지는 ‘조기 록인’ 전략이 핵심이다.

삼성바이오에피스는 AACR 2026에서 항체-약물접합체(ADC) 신약 후보물질 ‘SBE303’의 전임상 연구 데이터를 처음 공개하며 바이오시밀러 중심 사업에서 신약 개발 영역으로의 확장 전략을 본격화했다. 현재 미국과 한국에서 SBE303 글로벌 임상 1상을 진행 중이다.

AACR 삼성바이오로직스 부스/사진=삼성바이오로직스

롯데바이오로직스는 ADC 플랫폼 '솔루플렉스 링크(SoluFlex Link)' 연구 성과를 공개했다. 공동 연구 파트너인 카나프테라퓨틱스와 함께 개발한 링커 기술을 적용할 경우 항체약물접합체의 구조적 안정성이 크게 향상된다는 결과를 발표했다. 롯데바이오로직스는 이를 기반으로 차세대 ADC 개발을 위한 파트너십 확대에 나선다는 전략이다.

동아에스티와 자회사 앱티스는 PARP7 저해제, EGFR 분해제, 이중항체 ADC 등 차세대 항암 파이프라인 연구 결과 10건을 발표하며 글로벌 신약 경쟁력을 강조했다.

한미약품은 AACR 2026에서 국내 제약·바이오 기업 가운데 가장 많은 규모인 9건의 비임상 연구를 공개했다. 2023년 7건, 2024년 10건, 2025년 11건에 이어 올해까지 4년 연속 국내 최다 발표 기록을 이어갔다. 한미약품은 TPD, mRNA, ADC, 세포·유전자 치료 등 다양한 모달리티를 동시에 확장하는 전략을 통해 근거 중심 R&D 체계를 강화하고 있으며, 이번 AACR 발표를 글로벌 협력 확대의 계기로 삼겠다는 계획이다.

바이오벤처의 존재감도 두드러졌다. 페니트리움바이오사이언스는 표적항암제 내성 문제 해결을 위한 새로운 임상 전략을 공개하며 미국 임상 2상 추진 계획을 발표했다. 알지노믹스는 RNA 기반 유전자 치료제의 간세포암 임상 데이터를 구두 발표하며 플랫폼 기술 가능성을 제시했다.

알지노믹스 AACR 발표 현장/사진=알지노믹스

'AI + 바이오'···AACR 핵심 키워드로

올해 AACR에서 확인된 큰 흐름은 항암 연구가 신약 중심에서 데이터·AI 기반 정밀의료로 이동하고 있다는 점이다.

AI는 환자 선별, 임상 설계, 약물 반응 예측까지 연구 전 과정을 재편하고 있으며, 제약사뿐 아니라 빅테크·전자 기업까지 경쟁에 합류하고 있다. LG의 참여가 상징적으로 보여주듯, 미래 항암 산업은 의약품 개발을 넘어 플랫폼 경쟁으로 확장되는 모습이다.

업계는 한국 기업들의 동시다발적 참여가 단순 발표를 넘어 글로벌 협업 진입 단계로 해석한다. 초기 연구 단계에서부터 글로벌 제약사·대학병원과 연결되는 AACR 특성상, 향후 기술 이전과 공동개발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이 기사 공유하기
페이스북X

이 기사를 추천합니다

i

댓글

0

후 댓글을 작성할 수 있습니다.

아직 댓글이 없습니다 이 기사에 첫 의견을 남겨보세요.

댓글 수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