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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글로벌 더마 뷰티102조 시장의 함정: '성분 스펙' 경쟁에 병드는 피부

사진=ChatGPT AI 생성 이미지 '성분 중심주의'가 트렌드를 이끌던 뷰티 시장 이면에서는, 같은 현상을 '성분... 사진=ChatGPT AI 생성 이미지 나아가 이너뷰티(Inner Beauty)와 바르는 화장품의 실효성을 둘러싼 논의도 확장되고...

글로벌 더마 뷰티102조 시장의 함정: '성분 스펙' 경쟁에 병드는 피부

고함량·고성능 트렌드 속 소비자 오해 확산

‘콜라겐 신화’의 진실과 오해

성분 중심 소비의 경고...‘성분 만능주의’

‘성분 중심주의’는 고함량의 역설이라는 함정을 품고 있다. 사진=ChatGPT AI 생성 이미지

‘성분 중심주의’가 트렌드를 이끌던 뷰티 시장 이면에서는, 같은 현상을 ‘성분 만능주의’로 규정하며 우려 섞인 시각을 보이는 전문가들의 견해도 존재한다. 인기 성분을 고집하고 성분표에만 의존해 제품을 선택하는 소비 방식이 오히려 피부에 위험이 될 수 있다는 지적이다.

한국기업평판연구소 및 관련 업계 통계에 따르면 2020년 약 1조 원 규모였던 국내 더마코스메틱 시장은  2025년 약 5조 2000억 원을 기록했다. 2026년에는 ‘바르는 스킨부스터’ 등 고기능성 제품군의 확대로 약 6조 1000억 원이라는 시장 규모를 형성할 것으로 전망된다. 글로벌 시장 조사 기관 리서치 네스터에 따르면 글로벌 시장은 2026년을 기점으로 약 102조 원의 매출 규모로 전망된다. 뷰티 플랫폼 ‘화해’는 2026 뷰티 트렌드 리포트를 통해 PDRN이 (695%), 레티날 (500%), 레티놀 (240%) 등의 성분 검색량이 전년대비 큰 증가율을 보이고 있다고 밝혔다.

고효능·고함량 트렌드가 만든 오해와 진실

구독자 약 77만명의 유튜브 채널 ‘동네 의사 이상욱’을 운영하고 있는 예젤의원 이상욱 대표원장은 “요즘 환자들은 내원 전에 이미 성분에 관한 키워드를 스스로 학습하고 오는 경우가 많다”고 전했다. 유해 성분에 대한 공포가 커지면서 향료, 색소, 방부제, 알코올 등을 극도로 기피하는 현상이 나타나는 동시에, 효능 성분에 대한 ‘맹신’도 뚜렷해지고 있다. 특정 성분이 높은 인기를 끌면 자신의 피부 타입과 무관하게 일단 시도해보는 경향이 확산됐다. 특히 비타민C 20% 이상의 고함량 제품이나 고농도 레티놀 제품이 시장을 휩쓸면서 ‘성분 만능주의’에 대한 경각심이 필요해지고 있다.

이 원장은 “자극성이 심하면 효과가 나는 것으로 착각하는 경우도 있다. 고효능 성분은 피부 장벽의 미세한 틈을 통해 침투하면서 수초에서 수분 정도 일시적으로 ‘유효 자극’을 유발할 수 있다. 반면, 바른 직후부터 수 시간 동안 지속되는 화끈거림과 가려움, 붉은기는 명확한 부작용이다”고 전했다. 효과가 난다고 생각하며 계속 사용할 경우 결국 피부염으로 발전해 오히려 장벽 붕괴와 색소 침착의 문제를 야기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한동안 뷰티 시장에서 뜨거운 인기를 끌던 ‘콜라겐’ 성분 역시 다양한 오해를 낳고 있다. 소비자들은 ‘저분자’ 혹은 ‘300Da(달톤)’와 같은 수치에 주목하며 높은 흡수력을 기대하는 경향이 있다. 그러나 피부 장벽의 중요한 기준으로 알려진 ‘500Da의 법칙’은 결코 쉽게 넘어설 수 있는 수준이 아니다.

실제로 대부분의 콜라겐 성분은 분자 크기의 한계로 인해 피부 깊숙이 침투하기보다는 각질층 표면에 머무르는 경우가 많다. 이로 인해 보습이나 일시적인 피부 컨디션 개선에는 기여할 수 있으나, 구조적인 피부 개선 효과에 대해서는 보다 신중한 해석이 필요하다.

그러나 시장의 계속되는 수요에 맞춰 뷰티 시장은 유효 성분을 캡슐에 담아 흡수시키는 리포좀 탄성 전달체와 경피 전달 시스템(DDS)의 정밀화 등 기술 발전에 집중하고 있다.

유효성분 흡수에는 작은 분자 크기와 전달 기술이 모두 필요하다. 사진=ChatGPT AI 생성 이미지

나아가 이너뷰티(Inner Beauty)와 바르는 화장품의 실효성을 둘러싼 논의도 확장되고 있다. 섭취하는 제품에 대해 ‘모두 소화되어 피부까지 도달하지 못한다’거나 ‘직접 바르는 제품이 훨씬 경제적이고 효과적이다’라는 단편적인 오해가 존재하지만, 이는 성분의 작용 기전을 간과한 결과다. 서호랩 이소희 대표는 “먹는 콜라겐은 섭취 시 아미노산으로 분해되는 것이 맞지만, 해당 아미노산이 콜라겐을 구성하는 성분인 만큼 콜라겐 생성에 전혀 효과가 없다고 보기는 어렵다”고 설명했다.

바르는 뷰티 제품이 즉각적인 보습과 장벽 강화, 유효 성분의 국소적 전달을 통해 피부 컨디션을 즉각적으로 개선하는 ‘외적 케어’라면, 이너뷰티는 전신 순환을 통해 진피층 깊숙이 영양을 공급하며 건강한 피부 환경의 근간을 세우는 ‘내적 공급’의 역할을 수행한다. 즉, 외부 자극으로부터 피부를 보호하고 시각적 개선을 돕는 ‘아웃사이드-인(Outside-In)’과 체내에서부터 본연의 자생력을 보강하는 ‘인사이드-아웃(Inside-Out)’은 서로를 대체하는 관계가 아닌, 지속 가능한 아름다움을 완성하기 위한 상호 보완적인 고유 영역인 셈이다.

이 원장은 소비자들이 성분표를 읽으며 범하는 가장 대표적인 실수가 “성분표에 적힌 좋은 성분이 많으면 내 피부도 좋아질 것이다”라고 설명한다. 화장품의 효능은 개별 성분의 단순한 집합이 아니라, 전체적인 제형(포뮬러)에 의해 좌우된다. 아무리 우수한 성분이라 하더라도 피부 장벽을 효과적으로 통과하지 못하거나, 제형의 배합이 피부 pH와 맞지 않을 경우 기대하는 효능을 발휘하기 어렵다.

지나친 ‘성분 맹신’으로 인해 부작용에 의한 자극과 ‘유효 자극’을 구분하지 못하는 경향이 나타나고 있다. 사진=ChatGPT AI 생성 이미지

‘안전한 성분’이라는 환상: 편견이 만든 역효과

성분의 ‘태생’에 대한 고정관념 역시 재검토가 필요한 지점이다. 일반적으로 ‘천연 성분은 안전하고 합성 성분은 자극적이다’라는 인식이 널리 퍼져 있으나, 실제 임상 결과는 이러한 이분법과는 거리가 있다. 피부는 성분의 출처가 천연인지 합성인지보다, 해당 물질이 알레르겐인지 자극원인지, 그리고 개인의 피부 장벽 상태가 어떠한지에 따라 반응한다.

이 원장은 “특히 접촉피부염 분야에서는 향료, 에센셜 오일, 식물 추출물 등 천연 유래 성분이 알레르기성 접촉피부염을 유발할 수 있다는 사실이 오래전부터 보고되어 왔다”며 “임상적으로도 천연 성분에 의한 접촉성 피부염 발생 빈도는 합성 성분에 비해 결코 낮지 않은 것으로 나타난다”고 설명한다.

결국 중요한 기준은 ‘화학 성분인지 아닌지’가 아니라, 해당 제품이 피부에 안전하도록 설계되었는지 여부다. 성분의 출처에 대한 단순한 선입견보다, 과학적 검증과 피부 적합성을 중심으로 판단하는 접근이 요구된다.

반면에 방부제에 대한 공포는 과장된 측면이 있다. 보존제는 제품의 수명을 늘리는 것을 넘어, 미생물 오염을 방지해 사용자 건강을 보호하는 필수 요소다. 이 원장은 “방부제가 없는 제품은 개봉 직후부터 미생물 번식 위험에 노출되며, 이는 2차 감염이나 피부 트러블의 직접적인 원인이 된다”며 “실제로 '파라벤'을 기피하는 트렌드 때문에 등장한 '페녹시에탄올'은 파라벤보다 살균 범위가 좁고 피부과 테스트에서 접촉성 피부염을 일으키는 빈도가 더 높다는 연구 결과가 있다”고 설명했다.

특히 최근 ‘무방부제 마케팅’의 중심에 있는 ‘1,2-헥산다이올’은 보습제로 분류되면서도 항균 능력을 갖춰 소비자에게 심리적 안정감을 준다. 그러나 여기에는 ‘농도의 역설’이 존재한다. 유해 논란이 있는 파라벤은 0.1%만으로도 충분한 보존 효과를 내는 반면, ‘안전하다’고 인식되는 1,2-헥산다이올은 동일한 보존력을 확보하기 위해 2% 이상의 농도가 필요하다. 결과적으로 소비자는 더 많은 양의 화학 물질에 노출되는 셈이며, 이 과정에서 민감성 피부 사용자들은 열감이나 가려움증을 호소하기도 한다.

이 원장은 “소비자는 기피 성분을 배제했다는 이유로 안전하다고 인식하지만, 이를 대체하는 보존 시스템의 자극 가능성은 충분히 검토되지 않는다. 대체 성분은 제품 전체 포뮬러 내에서 오히려 더 불안정하거나 자극 가능성이 높을 수도 있다. 실제 임상에서는 문제를 일으키는 요인이 특정 성분 하나가 아니라, 대체된 방부 시스템과 향료, 식물 추출물, 계면활성제의 조합인 경우도 적지 않다”고 전했다.

‘성분 만능주의’ 넘는 새로운 소비기준...EWG 등급의 한계

소비자들의 신뢰 지표로 작용하는 ‘EWG 그린 등급’에 대해서도 비판적 시각이 필요하다. EWG는 기본적으로 물질이 가진 잠재적 유해성을 점수화하는 시스템이다. EWG 스스로도 Skin Deep 점수가 ‘알려진 혹은 의심되는 위험성(known and suspected hazards)’을 반영한다고 설명한다. 그러나 실제 임상과 규제에서 더 중요한 것은 잠재적 유해성 자체보다 ‘위험도(Risk)’, 즉 어느 농도로, 어떤 제형으로, 어느 부위에, 얼마나 자주 노출되는지에 대한 조건이다.

EWG 등급의 가장 큰 맹점은 ‘데이터 없음(No Data)’이 ‘안전(Safe)’으로 오인될 수 있다는 점이다. 잘 알려지지 않은 성분은 연구 데이터가 없어 ‘Data: None’ 상태로 남아 있는데, EWG는 데이터가 없을 경우 위험 점수를 낮게 책정하는 경향이 있다. EWG 그린 등급이 반드시 피부에 순함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며, 반대로 등급이 낮다고 해서 실제 사용 조건에서 곧바로 위험하다고 단정할 수도 없다. ‘EWG 점수 = 피부 자극도’로 받아들이는 것은 지나친 해석이다.

국내 식약처는 이미 성분 자체가 아닌 사용자의 사용 빈도와 사용량까지 고려한 ‘위해평가’를 통해 가이드를 제시하고 있으며, 2028년부터 화장품 안전성 평가가 의무화되면 ‘그린 등급’과 같은 수식어보다 과학적 ‘안전성 보고서’가 더 중요한 기준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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