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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정화 소설가
매체의 발달에 따라 우리는 정보의 홍수 속에 살고 있다. 대부분의 사람이 휴대폰을 소지하고 있어 SNS를 많이 이용한다. 현대인치고 여기에서 자유로운 사람은 거의 없을 것 같다. 지식 습득, 문화 교류, 글로벌 연결, 일상의 풍요 등 순기능이 많지만, 확증편향, 자극적·편향적 콘텐츠 및 가짜 뉴스 확산, 쇼트폼과 영상 중독, 사회적 갈등 등 역기능도 많다.
평소에 주로 교육·문화 콘텐츠를 이용해서 SNS의 폐해가 심각한 줄 몰랐다. 근래에 한 정치적 이슈가 궁금해서 유튜브를 시청한 적이 있었다. 이념에 따라, 성향에 따라 주장이 천차만별이고 가짜 정보도 많아 머리가 아플 지경이었다. 하나의 사안에 정말 다양한 이야기가 펼쳐지는데, 하나같이 편향적인 주장이 많아 균형적으로 판단하기 어려웠다.
알고리즘이 띄워주는 게 있어서 평소에 아는 가수가 사망했다는 내용이 있어 클릭했다. 내용을 보니 장례식 장면이 소개돼 있었는데, 젊은 시절부터 보아왔던 가수고 아직 나이가 많지 않아 놀랐다. 다 보고 난 후 댓글을 읽는데, 가짜 내용이라는 거였다. 거기서 빠져나와 검색을 해보니 조금 전 동영상이 가짜임을 확인할 수 있었다. 조회수를 위해 사람의 생사 문제까지 왜곡하는 걸 보고 경악을 금치 못했다.
현대인의 하루는 유튜브가 많은 부분을 차지한다. 유익한 교육 콘텐츠, 다양한 장르의 음악, 여러 취미 공유 등 없는 게 없을 정도다. 유튜브가 사람의 정보 접근성을 획기적으로 높였다는 점은 부정할 수 없다. 그러나, 유튜브의 폐해는 이제 개인을 넘어 사회적 병리 현상으로 확산하고 있다.
알고리즘이 구축한 '정보 여과 현상(Filter Bubble)'과 사회적 분열은 큰 문제점이다. 유튜브의 추천 시스템은 이용자가 좋아하는 취향과 정보만을 계속해서 보여준다. 이는 편향된 시각을 강화하여 극단적인 진영논리와 가짜 뉴스가 자라기 좋은 환경을 제공한다. 확증편향에 빠진 사람들은 서로를 이해하기보다 배척하고, 조회수만을 노린 자극적 콘텐츠는 타인의 삶을 파괴하거나 불필요한 사회적 갈등을 유발한다. 요즘 벌어지는 정치 현상이 예전보다 더 과열되는 데에는 유튜브도 한몫한다고 본다.
이 외에도 자극적인 쇼트폼 콘텐츠와 알고리즘이 '도파민 중독'을 유발한다. 몇 초 안에 강렬한 자극을 주는 영상에 지속적으로 노출된 뇌는 점점 더 강한 자극만을 원하게 된다. 이는 긴 글을 읽거나 깊게 사고하는 능력을 퇴화시키고, 일상생활에서 쉽게 지루함을 느끼게 만든다. 반복적으로 쇼트폼만 시청한 사람이 젊은 사람인데도 뇌 기능이 떨어져 이상 증세가 생긴 것을 텔레비전에서 본 적이 있다. 자신도 모르게 빠져들었고 뒤늦게 후회하는 그 사람을 보면서 쇼트폼의 폐해가 심각하다는 걸 새삼 느꼈다. 자극적인 영상을 찾아 무한 시청하는 동안 우리의 시간과 집중력은 소리 없이 증발하는 것이다.
또, 사생활 침해와 2차 가해가 공공연하게 이루어지고 있다. 특정 사건의 피해자나 타인의 개인정보를 무단 공개하거나 비하, 혐오를 부추겨 심각한 2차 피해를 준다. 이 과정에서 사건의 본질과 상관없는 사생활을 추측하거나 악성 댓글 등으로 피해자의 명예를 훼손하는 일이 벌어지고 있다. 심지어는 집 앞까지 찾아가 집단행동을 해서 공포감을 불러일으키기도 한다.
끝으로, 디지털 오염과 저작권 침해 문제이다. AI 생성 저질 영상이나 다른 사람의 콘텐츠를 무단 불법으로 퍼오고 재가공해 유포함으로써, 인터넷 생태계 전반의 정보 신뢰도를 떨어뜨린다.
이는 유독 유튜버만의 문제가 아니고 예술 전반 즉, 창작에 관계되는 모든 것에 적용되는 문제이기도 하다. 클릭만으로 남의 지적 재산이나 창작물을 도용해 유사 창작물을 만들어내는 시대. 그동안 그토록 엄격했던 표절이나 가짜 정보에 대한 새로운 규범이 필요한 때이다.
유튜브는 유익한 정보 제공이라는 장점도 있지만, 이해관계가 있는 사안에 대해서는 첨예하게 대립하고 과열되어 사회 불안을 초래한다. 플랫폼 기업의 책임 있는 알고리즘 규제와 비양심적인 콘텐츠에 대한 제재가 시급하다. 이에 더해 콘텐츠를 이용하는 소비자의 자세도 점검해 봐야 한다. 수동적으로 끌려가는 소비자가 될 것인가, 아니면 주체적으로 정보를 선별하고 통제하는 주인이 될 것인가 스스로 선택해야 한다. 정보를 비판적으로 점검하고 SNS 세상이 다가 아님을 인식하고, 진짜 세상을 볼 줄 아는 안목을 가져야 한다. 서로가 옳다고 주장하는 목소리가 팽배한 상황에서, 한 걸음 떨어져서 바라보는 균형의 미학이 절실하다. 정정화 소설가
정정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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