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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권병희 서울지방노동위원회 위원장 "노란봉투법은 대화촉진법"

권리의식의 변화, 제도 문턱 완화, 그리고 인공지능(AI)과 노란봉투법(노동조합법 2·3조 개정안)이 촉발한... - 노동위원회는 AI 확산이 노사 관계에 미치는 영향을 어떻게 보고 있나. "과거에는 기업이 신입사원을 채용할 때...

권병희 서울지방노동위원회 위원장 "노란봉투법은 대화촉진법"

photo 이신영 영상미디어 기자

노사 갈등으로 인한 법적 분쟁이 빠르게 늘고 있다. 지난 1월 기준 서울지방노동위원회 심판 사건 접수는 1407건으로, 전년 동월(916건) 대비 53.6% 늘었다. 권리의식의 변화, 제도 문턱 완화, 그리고 인공지능(AI)과 노란봉투법(노동조합법 2·3조 개정안)이 촉발한 노동 질서 재편이 한꺼번에 맞물린 결과다.

"갈등이 많아졌다는 건 여전히 해결해야 할 문제가 많다는 뜻입니다." 1997년부터 중앙노동위원회 심판과·조정과를 거치며 약 30년 동안 노사 분쟁 현장을 지켜온 권병희 서울지방노동위원회 위원장은 이같이 말했다. 급변하는 노동 환경 속에서 노동위원회의 역할 역시 빠르게 확장되고 있다는 설명이다. 다음은 지난 3월 16일 서울 영등포구 문래동 서울지방노동위원회에서 주간조선과 만난 권 위원장과의 일문일답.

- 노동위원회는 AI 확산이 노사 관계에 미치는 영향을 어떻게 보고 있나.

"과거에는 기업이 신입사원을 채용할 때 사람이 직접 면접을 봤다. 비용이 많이 들고 공정성 논란도 있어 최근에는 AI를 활용한 채용 방식이 늘고 있다. 문제는 AI 알고리즘에 따라 채용을 진행했을 때 공정성 시비가 생기면 어떻게 판단할 것인가 하는 점이다. 아직 명확한 기준이 없다. 정리해고 과정에서도 AI 알고리즘에 따라 인력을 선별했다며 '공정하다'고 주장할 수 있다. 그 과정 자체가 정말 공정한지에 대한 기준과 법제화가 필요하다."

- 노란봉투법이 얼마전에 시행됐는데.

"노란봉투법을 가장 잘 설명한 표현은 '대화 촉진법'이다. 그동안은 원청과 하청 노동자 간 대화가 사실상 불가능한 구조였다. 이제는 최소한 대화의 길이 열린 셈이다. 대화를 통해 얽혀 있는 문제들을 풀고, 하청 노동자들의 근로조건 개선 방안도 함께 모색할 수 있다. 시행 초기인 만큼 혼란은 있겠지만, 제도가 자리 잡으면 긍정적인 효과가 더 클 것으로 기대한다. 실제로 시행된 지 일주일이 채 되지 않았는데 서울지방노동위원회에 교섭단위 분리 신청이 7건 접수됐다. 앞으로 노동위원회의 역할도 더 커질 것으로 본다."

- AI와 노란봉투법 중 어느 쪽이 노동시장에 더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나.

"단기적으로는 노란봉투법의 영향이 더 클 것이다. 다만 장기적으로 보면 AI를 비롯한 자동화, 기후변화, 고령화, 저출산 같은 구조적 변화가 노동시장 전반을 근본적으로 바꿀 가능성이 크다. 그런 점에서 우리 사회 전체에 미치는 영향은 AI가 더 커질 수 있다."

- 지방노동위원회 사건 접수 증가도 같은 흐름인가.

"아직 뚜렷한 원인을 특정하기는 어렵다. 다만 노동자들의 권리의식이 높아진 영향이 크다고 본다. 과거에는 참고 넘어갔을 문제도 이제는 법적 권리를 지키기 위해 적극적으로 대응하는 분위기다. 여기에 제도적 접근성이 높아졌다. 2024년부터 온라인으로 부당해고 구제 신청이 가능해지면서 노동위원회를 찾는 장벽이 낮아졌다. 마지막으로는 여전히 사회에 갈등이 많다는 현실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직장 내 괴롭힘이나 각종 노동 관련 분쟁을 겪는 사람들이 많다 보니 노동위원회를 찾는 사례도 늘어나는 것 같다. 아직도 이런 것들을 해결하기 위해 할일이 많다는 생각이 든다."

- 조정 과정이 쉽지 않을 것 같은데.

"항상 쉽지 않다. 예를 들어 지난 1월 서울 시내버스 파업 사태의 경우, 지난해 3월부터 공식 회의만 12차례 열렸고 비공식 협의는 그보다 훨씬 많았다. 대화로 풀리지 않는 문제를 두고 양측을 마주 앉혀 양보를 이끌어내고, 제안과 압박을 오가며 설득한다. 이런 과정을 통해 서울지방노동위원회 특별조정위원들이 결국 합의를 만들어내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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