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성준 국회 국방위원장이 지난 19일 오전 충남 계룡시 계룡대에서 열린 국회 국방위원회의 육군본부 등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출국 하루 앞두고 관용비자 발급…국방위 방미 예정대로 진행
국민의힘 “한미동맹 균열 드러나”…민주당 “국회 공식활동 정쟁화”
미국 정부의 비자 발급 거부에 공개적으로 항의했던 진성준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과거 국가보안법 위반 판결문 등 추가 서류를 제출한 뒤 31일 관용비자를 발급받았다. 국회 국방위원장인 진 의원의 미국 방문은 예정대로 진행되지만, 국민의힘은 이번 사태를 한미동맹의 신뢰 훼손을 보여주는 외교적 망신이라고 비판했다. 민주당은 미국의 조치에 항의한 것을 문제 삼는 것은 사대주의적 태도라며 맞섰다.
31일 정치권에 따르면 진 의원은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에 “오늘 주한 미국대사관으로부터 입국사증을 받았다”며 “뒤늦게나마 미국 국무부가 대한민국 국회 국방위원장 공무 비자(A-2)를 발급한 것을 다행스럽게 생각한다”고 밝혔다.
진 의원은 다음 달 1일 출국해 5일까지 미국 하와이의 인도태평양사령부를 방문할 예정이다. 그는 “예정대로 내일 오후 출국해 미 태평양사령관을 비롯한 미군 수뇌부와 대한민국 국익을 중심으로 양국 안보 협력 강화와 미래 지향적 동맹 발전 방안을 충실히 논의하고 돌아오겠다”고 했다.
진 의원은 지난 28일 미국 측으로부터 비자 발급을 거부당했다며 강한 유감을 표명했다. 그는 2014년 국회 국방위원 자격으로 미국 태평양사령부를 방문한 전력을 거론하며 이번 조치를 납득하기 어렵다고 주장했다. 이후 미국 측의 요청에 따라 과거 형사 판결문의 영문 번역본 등을 추가로 제출한 것으로 알려졌다.
진 의원은 1991년 국가보안법 위반으로 징역 3년과 자격정지 3년을 선고받은 전력이 있다. 미국이 비자를 처음 거부한 구체적인 사유는 확인되지 않았으나, 관련 전력이 심사에 영향을 미쳤을 가능성이 거론됐다.
국민의힘은 추가 서류 제출 끝에 비자를 발급받은 경위 자체가 문제라고 지적했다. 박성훈 국민의힘 수석대변인은 이날 논평에서 “대한민국 국회의 국방위원장이 동맹국인 미국으로부터 과거 국가보안법 위반 판결문 영문 번역본과 범죄경력회보서 등을 제출하라는 요구를 받고, 이를 제출한 뒤에야 겨우 입국 승인을 받은 사상 초유의 외교적 망신이자 국가적 참사”라고 비판했다.
박 수석대변인은 “한미동맹의 균열과 양국 간 신뢰 붕괴를 적나라하게 드러낸 상징적 장면”이라며 진 의원과 민주당에 사과를 요구했다. 앞서 정청래 전 민주당 대표도 미국 비자 발급이 지연돼 국정감사 방문 일정을 변경한 바 있어 여당 인사들의 미국 입국 문제를 둘러싼 논란이 이어지고 있다는 것이다.
이에 민주당은 미국의 비자 발급 거부로 국회의 공식 외교활동이 제약됐던 점을 문제 삼았다. 이주희 민주당 원내대변인은 “국민의힘은 대한민국 국회를 모욕하며 한미동맹을 정쟁에 끌어들이는 반국익적 행태를 중단하라”고 밝혔다.
이 원내대변인은 “국회의 정당한 의정활동이 제약됐는데도 자국 국회의원을 몰아세우다니, 국익은 안중에도 없나”라며 “국회의 공식 활동을 가로막은 조치에 설명을 요구하는 것조차 나무라는 태도는 비굴한 사대주의”라고 반박했다. 이어 “국민의힘은 동맹을 정쟁에 팔아넘기는 공세를 멈추고 국회의 공식 의정활동을 폄하한 데 대해 사과하라”고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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