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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국방 문 두드리다 돌아서는 IT기업…“제도 바꿔야 4대 방산 강국”

“과도한 보안 규제와 경직된 조직문화, 불투명한 수익 구조 때문에 국내 우수한 IT 기업들이 국방 분야 진입을 주저하고 있습니다. 민간 IT 기업이 수익을 낼 수 있도록 제도 변화가 이뤄져야 세계 4대 방산 강국으로...

국방 문 두드리다 돌아서는 IT기업…“제도 바꿔야 4대 방산 강국”

신동균 세종대학교 교수

[디지털데일리 채수웅기자] “과도한 보안 규제와 경직된 조직문화, 불투명한 수익 구조 때문에 국내 우수한 IT 기업들이 국방 분야 진입을 주저하고 있습니다. 민간 IT 기업이 수익을 낼 수 있도록 제도 변화가 이뤄져야 세계 4대 방산 강국으로 도약할 수 있습니다.”

세종대학교 신동균 교수는 지난 28일 '정보전쟁과 인공지능'을 주제로 '국방혁신기술보안협회 ACE 2기' 강연을 진행하며 이같이 밝혔다. 그는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미국-이란 전쟁 등 잇따른 안보 위기 속에서 AI가 현대 전쟁의 판도를 바꾸는 핵심 변수로 부상한 만큼, K방산을 국가중추산업으로 육성하려면 AI 기술 중심의 새로운 추진 전략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전쟁 판도 바꾼 AI, 러-우 전쟁이 입증했다

신 교수는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을 ‘세계 최초의 AI 전쟁’으로 규정했다. 육·해·공을 넘어 우주와 사이버까지 아우르는 5차원 전장으로 전개됐으며 AI 기술이 전투의 승패를 가르는 핵심 요소로 작동한 것으로 보았다.

실제 우크라이나는 스타링크 위성 인터넷으로 통신 인프라를 유지하고 있으며 팔란티어의 AI 소프트웨어로 전장 정보를 실시간 분석했다. 드론 전쟁에서는 미국·터키·나토에서 도입한 드론으로 러시아 전차 460대, 장갑차 2000대 이상을 격파했다. 마이크로소프트, 구글, 시스코와 다른 기업들도 우크라이나의 사이버 안보를 지원했다.

신 교수는 “인공지능 전쟁의 주요한 특징 중 하나는 핵심 전투행위자로 부상한 기술기업들의 역할”이라며 “구글, 마이크로소프트, 팔란티어 같은 기업들이 전쟁 기술을 개발하고 엔진을 공급하는 시대가 됐다”고 강조했다.

러시아의 사이버 공격과 허위조작정보에 맞서 우크라이나가 소셜미디어와 서방 IT 기업의 지원으로 정보전 우위를 점한 것도 초기 전세를 결정짓는 중요한 요소였다고 그는 평가했다.

◆ K-방산의 성장, AI 없이는 한계

신 교수는 글로벌 분쟁의 확대로 한국의 방위산업이 가파르게 성장하고 있지만 향후 AI 도입 없이는 어려움에 직면할 것으로 판단했다.

한국수출입은행에 따르면 올해 방산 수출은 270억달러에 달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방산산업은 다른 제조업과 달리 영업이익률도 17~18%에 이르는 고부가가치 산업으로 자리 잡았다. K-9 자주포, K-2 흑표전차, 천무 다연장 로켓포, FA-50 경공격기 등이 가격 경쟁력과 빠른 납품 속도로 세계 시장의 호평을 받고 있다.

그러나 신 교수는 "재래식 무기의 경쟁력만으로는 지속 성장이 어렵다"고 경고했다. 그는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에서 검증된 AI 기술이 이미 이란 등 다른 분쟁 지역에도 적용되고 있다"며 "방위산업에 AI를 접목하지 않으면 더 이상의 성장은 없다"고 강조했다. 실제로 방산업체 수는 2017년 101개에서 2023년 83개로 줄어드는 등 생태계가 위축되고 있는 상황이다.

이에 정부는 2027년까지 국방기술력 세계 7위 달성을 목표로 AI·유무인복합·우주 등 10대 분야에 3.33조 원을 투자할 계획이다. 인공지능을 감시정찰체계에서 전투체계, 지휘통제체계로 단계적으로 확대 적용하는 3단계 로드맵도 마련됐다.

민간 IT 없이는 국방 AI도 없다

신 교수는 국방 AI의 가장 큰 걸림돌로 민간 기업의 진입 장벽을 꼽았다. 그는 "민간 분야의 기술 수준이 국방보다 훨씬 높은데 민간기업이 국방 분야에 들어갈 방법이 없다"고 지적했다. 방산 분야에만 인력을 집중 배치해야 하는 구조적 제약과 불안정한 사업 연속성이 IT 기업들의 참여를 막고 있다는 것이다.

실제로 방위사업청이 AI·우주·유무인복합·반도체·로봇 분야 혁신 R&D 기업 300개를 2027년까지 발굴하겠다는 계획을 내놓았지만 수익 구조의 불확실성 때문에 참여 기업들이 사업 종료 후 빠져나오는 문제가 반복되고 있다.

군의 경직된 의사결정구조도 문제로 지적된다. 민간 소프트웨어는 6~9개월이면 새로운 제품이 출시되지만 군은 소요 결정부터 전력화까지 평균 7.5년(91개월)이 소요된다. AI 기술을 도입하기로 결정해도 실제 현장에 배치될 시점이 되면 이미 수년전 낡은 기술이 되어버리는 셈이다.

신 교수는 “자율형·지능형 기반의 첨단기술에 과감하게 투자하지 않으면 지속적인 방산수출로 연결되기 어렵다”며 “AI 기술 중심의 K방산을 국가중추산업으로 육성하기 위한 새로운 추진전략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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