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찬희 삼성준법감시위원회(준감위) 위원장이 21일 서울 서초구 삼성생명 서초타워에서 열린 준감위 정례회의에 참석하며 취재진 질문에 답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이찬희 삼성전자 준법감시위원장이 총파업 위기로 치닫는 노사 갈등과 관련해 “국민의 기업”을 언급하며 노조에 신중한 접근을 주문했다.
◆ “노조 권리 인정하지만 국민 고려해야”
이 위원장은 21일 서울 서초구 삼성생명 서초사옥에서 열린 4기 준감위 정례회의에 앞서 기자들과 만나 “삼성은 단순한 사기업이 아닌 ‘국민의 기업’으로 평가받고 있다”며 “노조에서도 주주와 투자자 등 직간접적으로 연결된 국민을 고려해 조금 더 신중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근로자의 권리를 지키기 위해 방법을 선택하는 것은 노조의 권리”라고 전제하면서도, 파업 수위에 대해서는 사회적 영향까지 감안해야 한다는 점을 강조했다.
◆ 성과급 상한 폐지 충돌…파업 수순
삼성전자 노사는 성과급 체계를 둘러싼 입장 차를 좁히지 못하고 있다. 사측은 반도체 사업을 담당하는 디바이스솔루션(DS)부문이 국내 업계 1위를 달성할 경우 특별 포상 등을 통해 초과이익성과급(OPI) 상한선을 넘는 보상을 제시했다.
반면 노조는 영업이익의 15%를 배분해야 한다는 요구를 내세우며 맞서고 있다. 협상은 지난달 말 노조 측의 교섭 중단 선언 이후 멈춰선 상태다.
노조는 오는 23일 경기도 평택사업장에서 대규모 결의대회를 예고했고, 이어 5월 21일부터 6월 7일까지 파업도 계획하고 있다.
공동투쟁본부는 “성과급 투명화 및 상한 폐지의 제도화”를 핵심 요구로 내세웠다. 집회에는 약 3만7천명의 조합원이 참여할 것으로 예상된다.
노조 측은 파업이 현실화할 경우 반도체 라인 가동 중단으로 20조~30조원 규모 손실이 발생할 수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에 대해 사측은 사업장 점거 등 불법행위 가능성을 이유로 법원에 위법 쟁의행위 금지 가처분을 신청하며 대응에 나섰다.
◆ “노노 인권도 보호”…블랙리스트 의혹 언급
이 위원장은 노조 가입 여부를 담은 이른바 ‘블랙리스트’ 의혹과 관련된 수사 상황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그는 “노사 관계에서 대화를 통해 합의를 이끌어 내는 것이 가장 중요한데, 형사 절차로 진행될 여지를 남겼다는 점에선 아쉬움이 있다”고 말했다.
이어 “노사 관계에서 근로자의 권리가 조금 더 보장돼야 한다는 점엔 공감하지만, 노노 간 인권 역시 지켜져야 한다”며 “위법적인 의도로 탄압이나 폭력 행위가 발생하지 않도록 감시하고 있다”고 밝혔다.
◆ 준감위, 노사 전문성 강화…인권 조직 개편
준감위는 노사 갈등 심화에 대응해 조직 개편도 진행했다. 이 위원장은 “노사관계 전문성을 가진 두 명의 위원이 새로 위촉됐고, 이에 맞춰 인권 노동소위원회를 개편했다”며 “노사관계 자문 그룹과 협의해 향후 방향을 정하겠다”고 말했다.
올해 2월 출범한 4기 준감위에는 노동·여성 정책 전문가와 기업 인사관리 전문가가 새로 합류하면서 노사 분야 대응 역량을 강화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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