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정밀 지도 데이터 확보한 구글···3대 국내 플랫폼들 속속 대책 마련
"소비자 선택 폭 확대 및 서비스 품질 향상 측면에선 긍정적"
/ 사진=연합뉴스
[시사저널e=김도영 기자] 구글의 숙원 사업이던 고정밀 지도 데이터 반출이 현실화되면서 국내 지도 생태계에 새로운 경쟁 구도가 펼쳐질 전망이다. 구글맵에 국내 지도 산업의 빗장이 풀리자 네이버 지도, 카카오맵, 티맵 등 국내 지도 플랫폼들이 자체 서비스를 고도화하기 위해 대응에 나서고 있다.
8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구글맵이 국내 시장에 본격 진출하려는 움직임이 보임에 따라 국내 지도 플랫폼들은 '초정밀 위치 기반 정보', '별점 후기 재도입' 등 자체 서비스 차별화 대책을 속속 내놓고 있다. 최근 정부가 19년 만에 구글맵에 1 대 5000 수준의 고정밀 지도 데이터 반출 조건부 허가 결정을 내리면서 업계엔 긴장감이 역력한 모양새다.
구글은 기존 대중교통만 지원했던 '길찾기 서비스'를 도보와 자동차 등으로 확대해 지도 어플리케이션의 핵심 기능을 정상화하는 데 이어 생성형 AI 모델 '제미나이'를 탑재해 이용자들의 편의성을 극대화한 AI 비서로 도약할 것으로 보인다.
이에 따라 데이터 주권을 기반으로 우위를 점해 왔던 국내 토종 플랫폼들이 구글에 시장 주도권을 내줄 수 있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이은희 인하대학교 소비자학과 교수는 "고정밀 지도 데이터를 확보한 구글맵이 국내 지도 플랫폼 산업 생태계를 잠식할 우려가 존재한다"고 말했다.
국내 지도 플랫폼들은 자체 서비스 강화에 주력하는 모습이다. 네이버 지도는 최근 약 5년 만에 '별점 후기 시스템'을 되살렸다. 무문별한 별점 테러로 인한 피해가 속출한다는 이유로 중단했던 별점 시스템을 재개한 것이다. 별점에 기반한 리뷰 시스템을 선호하는 이용자들의 니즈를 반영하고, 소셜 기능을 고도화하는 시장의 흐름을 의식한 것으로 풀이된다.
카카오맵은 벚꽃 개화 정보를 제공하는 벚꽃지도, 카나나를 탑재한 인공지능(AI) 서비스 등 다양한 신규 서비스를 내놓고 있다. 전통시장, 공항, 리조트 등 다중이용시설의 실내 정보를 제공하는 '실내지도'의 범위 역시 지속적으로 확장해나갈 방침이다.
카카오 관계자는 "초정밀 버스, 초정밀 지하철 기능 등 이용자의 위치 정보를 고도화해 위치 기반 라이프 플랫폼으로 나아갈 계획"이라며 "실내지도, 벚꽃지도 등 신규 서비스를 지속적으로 런칭하는 것을 넘어 기존에 해왔던 서비스들에도 집중해서 이용자들의 이동 편의성을 높이도록 운영할 것"이라고 말했다.
티맵은 이용자 간 정보 공유를 활성화하는 '오픈 프로필', '현지인 맛집 리스트' 등 소셜 기능을 적극 활성화하고 있다.
티맵모빌리티 관계자는 "티맵 오토(차량용 내비게이션 탑재), 운전점수 기반 보험 연계 등 내비게이션을 넘어서 다양한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으며 지속적으로 고도화할 계획"이라며 "이밖에도 이용자들의 편의를 제고하기 위해 지도 개편·경로 추천 고도화 등을 진행 중이며, B2B·공공 데이터 사업까지 확장하며 플랫폼 경쟁력을 더욱 강화해 나갈 예정"이라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구글맵의 국내 시장 진출을 두고 긍정적 해석도 내놓는다. 소비자 입장에서는 오히려 긍정적인 현상이라는 것이다. 구글맵의 등장이 네이버 지도, 카카오맵, 티맵 등 3대 구도로 고착화한 국내 지도 플랫폼 시장에 적절한 활기와 긴장감을 불어넣는 일명 '메기 효과'를 일으킬 수 있다는 분석이다.
이 교수는 "독점 구조에선 소비자가 기존 서비스에 대해 불만족스러운 부분이 있어도 어느 정도 감수해야 하는 부분이 있다"며 "공급자들이 많으면 소비자들이 선택할 수 있는 폭도 넓어져 기업들이 보다 고도화된 서비스를 제공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이어 "새로운 공급자로 인해 기업들 간 경쟁이 치열해지면 기존 이용자들을 붙잡기 위해 서비스를 더 다양한 방법으로 제시하려고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