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시안= 이태영 기자]구글 딥마인드가 국내 주요 기업들과의 협력 보폭을 넓히며 한국 시장 공략에 속도를 내고 있다. 제조·유통·콘텐츠·플랫폼을 아우르는 산업 전반에서 인공지능(AI) 기반 협업을 본격화하는 모습이다.
'알파고의 아버지'로 불리는 데미스 하사비스 구글 딥마인드 공동창업자 겸 CEO와 10년 전 알파고와 세기의 대결을 펼친 프로바둑기사 이세돌 9단이 29일 오전 서울 중구 웨스틴조선호텔에서 열린 '구글 포 코리아 2026' 행사에서 대담을 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업계에 따르면 구글 딥마인드는 29일 서울 중구 웨스틴조선 서울에서 ‘2026 리더스 AI 라운드테이블’을 열고 국내 기업 17곳과 협력 가능성을 논의했다. 이 자리는 연례 행사인 ‘구글 포 코리아 2026’에 앞서 마련된 사전 프로그램으로, 산업계 주요 관계자들이 참여해 AI 활용 전략과 협력 방향을 공유했다.
이날 회의에는 LG생활건강, 야놀자, 카카오, 현대자동차그룹, LG전자, CJ ENM, CJ올리브영, GS리테일 등 각 분야 대표 기업들이 참석했다. 유통부터 모빌리티, 콘텐츠까지 다양한 산업군이 참여하며 AI 협력의 외연이 빠르게 확장되는 흐름을 보여줬다.
이번 행보는 데미스 하사비스 최고경영자(CEO)의 방한 일정과 맞물려 진행된 전방위 협력 전략의 연장선으로 해석된다. 하사비스 CEO는 앞서 이재명 대통령을 만나 ‘구글 AI 캠퍼스’ 서울 설립 계획과 국가 단위 AI 협력 구상을 공유했다. 이어 이재용, 최태원, 정의선, 구광모 등 주요 그룹 총수들과 잇달아 만나 협력 방안을 논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같은 날 열린 ‘구글 포 코리아 2026’에서는 AI 기술의 지난 10년과 미래 전략이 집중 조명됐다. 특히 2016년 ‘알파고 대국’ 10주년을 맞아 하사비스 CEO와 이세돌 전 프로기사의 대담이 진행되며 AI 발전의 상징적 의미를 되짚었다.
하사비스 CEO는 이 자리에서 “한국은 반도체와 로보틱스, 제조 자동화 분야에서 강력한 경쟁력을 갖춘 국가”라며 “앞으로 물리적 AI와 로봇 분야에서 큰 성장이 기대된다”고 밝혔다. 이어 AI 기술이 궁극적으로 인간 수준의 지능을 구현하는 범용 인공지능(AGI)으로 발전할 것이라는 전망도 제시했다.
구글코리아는 이날 AI 생태계 확대를 위한 구체적 계획도 공개했다. 청년·개발자·스타트업을 대상으로 한 통합 교육 프로그램 ‘AI 올림’을 선보였고, 학계 및 연구기관과 협력하는 거점인 ‘구글 AI 캠퍼스’ 설립 구상도 밝혔다. 해당 캠퍼스는 생명과학, 에너지, 기후 등 다양한 분야에서 공동 연구를 추진하는 핵심 허브로 활용될 예정이다.
기술 발표 세션에서는 로보틱스와 교육 분야 AI 모델도 소개됐다. 구글 딥마인드는 고도화된 추론 능력을 바탕으로 로봇이 복잡한 인간 명령을 이해하도록 설계된 ‘제미나이 로보틱스 1.6’을 공개했으며, 교육 특화 모델 ‘LearnLM’을 통해 학습자의 사고 과정을 지원하는 AI 활용 방향도 제시했다.
업계에서는 이번 행사를 계기로 글로벌 빅테크와 국내 기업 간 협력이 단순 기술 도입을 넘어 공동 연구와 생태계 구축 단계로 진입하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특히 정부 협력, 대기업 연대, 인재 양성까지 이어지는 입체적 전략이 본격화되면서 한국이 글로벌 AI 경쟁에서 핵심 거점으로 부상할 가능성에도 관심이 쏠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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