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미국의 반도체 수출 규제가 이어지는 가운데 중국이 인공지능(AI)을 중심으로 한 '기술 자립 전략'을 국가 경제 핵심 과제로 내세웠다.
중국은 12일(이하 현지 시각) 폐막한 양회에서 제조업 중심 성장 구조에서 벗어나 AI 기반 고부가가치 산업 중심 경제로 전환하는 내용의 '제15차 5개년 경제계획'을 채택했다.
시진핑 국가 주석은 양회 기간인 지난 6일 첨단 반도체 확보 문제를 직접 언급했다. 시 주석은 "전략 산업에서 필요한 공급이 막혀 있다"며 "요청해도, 돈을 줘도, 구걸해도 얻을 수 없는 상황을 해결해야 한다"고 말했다. 미국의 반도체 규제로 AI 개발 과정에서 '목조르기(卡脖子)'식 기술 병목이 발생했다는 취지의 발언이었다.
리창 중국 국무원 총리가 전국인민대표대회에 제출한 15·5 계획 초안에서는 AI가 52번 등장했다. 5년 전 계획에서 11번 언급된 것과 비교하면 크게 늘어난 수치다. '혁신'은 46번, '과학'은 61번 언급됐다.
중국 정부는 "과학기술 자립자강 수준을 빠르게 높이는 것"을 경제 발전의 핵심 과제로 제시하고, 2030년까지 산업 전반의 AI 도입률을 90%까지 끌어올린다는 목표를 공개했다. 이 과정에서 오픈AI·구글·앤스로픽 등 미국 기업이 아니라 딥시크·알리바바 등 자국 기술 중심의 AI 생태계를 구축한다는 계획이다.
이를 위해 연평균 7% 이상의 국가 연구 개발(R&D) 투자 확대와 대규모 데이터 센터 구축, AI 인력 100만명 양성 계획이 추진된다. 2026년 중국 과학기술 예산은 4264억위안으로 전년보다 10% 늘었다.
다만 반도체 분야에선 경쟁 대신 다른 기술 경로를 선택했다. 칩렛(Chiplet) 설계와 첨단 패키징 기술을 전략 산업으로 육성한다는 것. 중국은 네덜란드 ASML의 EUV 노광 장비 확보가 막혀 대만 TSMC, 삼성전자 파운드리가 앞서 있는 초미세 공정 기술을 따라잡지 못하고 있다.
칩렛은 레거시 공정으로 생산한 여러 개의 칩을 결합해 성능을 높이는 방식이다. 서구권이 주도하는 미세 공정 경쟁을 우회하는 '차선 변경 추월(换道超车)' 전략으로 평가된다.
더퍼블릭 / 양원모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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