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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광화문에서/조권형]국감 앞 제동 걸린 특검법… ‘이대로 놔두기’도 방법

“국정감사의 목표가 민생 ‘올인(다걸기)’이어서 이를 절실하게 나타내기 위함이다.”

[광화문에서/조권형]국감 앞 제동 걸린 특검법… ‘이대로 놔두기’도 방법

조권형 정치부 기자

“국정감사의 목표가 민생 ‘올인(다걸기)’이어서 이를 절실하게 나타내기 위함이다.”

더불어민주당은 지난달 29일 이재명 대통령이 기소된 사건들과 관련한 ‘조작수사·조작기소 진상규명 특검법’(조작기소 특검법) 처리를 국감 이후로 미룬다면서 이같이 말했다. 특검법 처리에 나서면 국민의힘의 결사 저지로 정국이 경색될 상황을 염두에 둔 것으로 풀이된다.

여당은 지난달 18일 대통령 기자회견 이후 특검법 처리를 과제로 여기는 기류다. 대통령이 특검법의 공소취소 권한 관련 조항을 삭제해 달라면서도 진상 규명의 필요성을 강조했기 때문. 다만 특검법을 처리할 경우 지지율에 더욱 부담이 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자 일단 처리를 미뤘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여당의 딜레마는 특검법을 처리하면 민생보다 대통령 숙원 해소를 중시하는 것처럼 비칠 수 있다는 점이다. 특검법 자체는 진상 규명 목적이라지만 야당은 “결국 대통령 사건의 공소취소를 위한 ‘빌드업’(공격 전개) 수순”이라며 장외 투쟁에 나설 가능성이 크다.

또 국민의힘 지지층이나 중도층뿐 아니라 민주당 구(舊)주류 지지층의 반감까지 자극할 수 있다는 점도 여권의 리스크다. 친명(친이재명)계 지지층과 달리 구주류 지지층은 대통령이 공소취소를 위해 ‘검찰개혁’에서 물러났다는 이른바 ‘공소취소 거래설’을 제기하는 등 공소취소 추진을 탐탁지 않게 여기는 분위기가 여전하다. 따라서 특검법 처리는 대통령이 최근 구주류 지지층과의 갈등 해소에 들인 노력을 물거품으로 만들 수도 있다.

무엇보다 여당이 집중해야 할 민생 과제가 산적해 있다. 당청 앞에 부동산 세제 문제와 형사사법체계 전환 등 여권 내 분열을 조율해야 할 이슈들이 쌓여 있는 것. 야심 찬 청사진을 내놓은 부동산 공급이나 메가 프로젝트 등에서는 피부로 느낄 만한 진척을 내는 게 긴요한 과제로 꼽힌다. 이런 상황에서 특검법 처리를 서둘러 강행할 경우 국민의힘이 ‘민생 법안 전면 필리버스터(무제한 토론)’로 맞서는 극한 대결의 장이 펼쳐지면서 만만치 않은 역풍을 받을 수 있다.

더군다나 내년 4월 재보궐선거에 이어 내후년 23대 총선이 있다. 선거는 결국 경제 상황과 주머니 사정이 좌우한다. 여권 내부에선 이미 국회 의석수 감소를 우려하는 목소리가 나오는 상황이다. 일부 의원들이 “일을 잘해서 재집권하는 게 사건을 정리하는 해법이고, 재집권을 못 하면 공소취소해도 또다시 수사받을 수 있다”며 ‘공소취소 무용론’을 말하는 건 곱씹어볼 대목이다.

국감이 끝나면 특검법 처리는 다시 민주당 내 쟁점으로 떠오를 것으로 보인다. 일부 의원들은 공개적으로 지도부의 신중론에 반기를 들고 있다. 하지만 특검법과 별개로 법무부의 검찰인권존중미래위원회는 이 대통령 관련 사건을 포함한 19건의 사건에 대해 검찰 수사 과정에 부적절한 행위가 없었는지 조사를 진행하고 있다. 특검법 처리는 공소취소 논란을 재점화해 입법과 인사 등 국정 운영 전반에 대한 부담을 키울 수 있다. 특검법은 이대로 둔 채 떨어진 국정 신뢰를 끌어올리기 위한 민생 성과에 집중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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