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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공무원 다녀갔는데 왜 못 막았나···발굴 뒤 끊긴 위기가구 복지

여성경제신문 김정수 기자 essence@seoulmedia.co.kr *여성경제신문 기사는 기자 혹은 외부 필자가 작성 후 AI를 이용해 교정교열하고 문장을 다듬었음을 밝힙니다. 기사에 포함된 이미지 중 AI로 생성한 이미지는 사진 캡션에...

공무원 다녀갔는데 왜 못 막았나···발굴 뒤 끊긴 위기가구 복지

잇단 위기가구 사망 사건

정부 직권 신청 확대 추진

분절된 복지 서비스 한계

통합 개입 구조 마련 시급

지난 18일 30대 아버지와 어린 자녀 4명 등 일가족 5명이 숨진 채 발견됐다. 사진은 해당 세대 현관 전경 /연합뉴스

최근 울산·임실·군산에서 생활고로 추정되는 일가족 사망 사건이 잇따르면서 위기가구 대응 체계 전반에 대한 점검이 이어지고 있다. 정부는 공무원이 당사자를 대신해 복지급여를 신청하는 ‘직권 신청’ 확대를 추진하며 신청주의 보완에 나섰다.

이번 연쇄 사건은 ‘발굴·신청·지원’으로 이어지는 현행 복지 전달체계 전 단계에서 한계를 드러냈다는 평가가 나온다. 군산에서는 공과금 체납 기간이 기준에 미치지 못해 발굴 단계에서 걸러졌다. 울산에서는 수급 신청 단계에서 당사자 신청이 이뤄지지 않아 제도적 개입이 제한되는 구조가 드러났다. 임실에서는 상담과 접촉이 있었지만 돌봄과 생계 지원으로 이어지지 못했다.

23일 여성경제신문 취재를 종합하면 울산 울주군 사건의 경우 해당 가구는 위기가구 발굴 대상에 포함돼 지방자치단체와 경찰의 방문 점검을 받았고 공적 지원도 이뤄졌던 것으로 확인됐다. 과거 직접 행정복지센터를 찾아 도움을 요청한 이력도 있었다. 이 가구에는 아동수당 등 매월 약 140만원의 급여가 지급됐고 최근 1년간 생필품 지원 5차례와 긴급 생계비 약 806만원이 추가로 지원됐다.

다만 현장 점검 과정을 보면 한 차례 판단으로 단순화하기는 어렵다. 1월 첫 조사에서는 아이들 신체 상태와 양육 환경이 양호한 것으로 판단돼 사건이 종결됐다. 이후 3월 재조사에서는 아동학대 정황은 발견되지 않았지만 생활고와 양육 부담이 확인돼 복지 지원을 연계하기로 했다. 그럼에도 추가적인 심층 개입으로 이어지지 못한 채 비극이 발생했다. 이미 발굴과 지원이 이뤄진 상황에서도 위기를 막지 못했다는 점에서 단순한 ‘복지 사각지대’ 문제로 보기 어렵다는 분석이 나온다.

정은경 보건복지부 장관이 22일 서울에서 열린 위기가구 사망 사건 관련 긴급 점검 회의를 주재, 발언하고 있다. /보건복지부=연합뉴스

신청주의 한계 극복 나선 정부

정부는 이번 사건을 계기로 직권 신청 활성화와 금융정보 동의 절차 완화 등을 검토하고 있다. 현행 제도에서도 공무원의 직권 신청은 가능하지만 원칙적으로 당사자 동의가 필요하다. 동의 없는 신청은 미성년자나 심신미약 등 제한된 경우에만 허용된다. 보건복지부는 긴급 점검회의를 열고 직권 신청 활성화와 신청주의 개선을 핵심 과제로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이날 발간된 한국보건사회연구원 <보건복지포럼> 3월호에서는 신청주의를 둘러싼 다양한 분석이 제시됐다. 김기태·임덕영 연구위원과 이다미 부연구위원은 신청 과정에서 발생하는 학습·준수·심리 비용이 수급을 가로막는 요인이 될 수 있다고 분석했다. 노대명 선임연구위원은 복지급여 자동화 등 탈신청주의 전환을 적극 검토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김기태 연구위원·오성재 부연구위원·최준영 전문연구원은 신청주의 개선을 ‘자동지급 대 신청’의 이분법으로 접근하기보다 자기결정권과 프라이버시 침해 가능성 등 편익과 위험을 함께 고려해야 한다고 제언하며 자동 안내와 자동 지급 등 다양한 정책 모형을 제시했다. 또 이주미 부연구위원은 현재 행정 데이터만으로는 실시간 위기 상황을 충분히 반영하기 어렵다는 한계를 지적했다.

분절된 복지 서비스 묶는 통합 체계 필요

다만 이러한 논의는 신청 이전 단계에 초점이 맞춰져 있어 이미 개입이 이뤄진 이후 상황까지 설명하기에는 한계가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정재훈 서울여대 사회복지학과 교수는 여성경제신문과 통화에서 “이번 사건은 단순히 복지 사각지대나 신청주의 문제로만 보기 어렵다”며 “이미 공무원이 가정을 방문했고 일부 지원도 이뤄졌다는 점에서 문제의 핵심은 서비스가 없어서가 아니라 여러 서비스가 분절된 채 연결되지 않는 구조에 있다”고 말했다.

정 교수는 “기초생활수급 신청이 이뤄지지 않았다는 점도 실제로 당사자가 명확히 거부한 것인지 아니면 신청을 대신 진행하거나 지속적으로 개입할 수 있는 여지가 있었는데도 거기까지 이어지지 않은 것인지에 따라 문제의 성격이 달라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또 “현재는 지자체·사회복지기관·교육청 등이 각자 사업을 수행할 뿐 한 가족의 복합적인 어려움을 통합적으로 연결해 개입하는 시스템이 현장에 없다”며 “서비스는 없는 것이 아니라 여러 기관에 흩어져 있을 뿐 이를 유기적으로 묶어 개입하는 구조가 부족한 것이 본질적인 문제”라고 설명했다.

이어 “독일처럼 위기 상황이 발견되면 공무원과 지역 사회복지기관이 함께 가족 단위로 문제를 파악하고 필요한 서비스를 조합하는 통합 개입 체계가 작동해야 한다”며 “지금처럼 기관별로 분절된 방식으로는 유사한 문제가 반복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신청주의= 복지 대상자가 직접 행정기관에 급여나 서비스를 신청해야만 지원을 받을 수 있도록 하는 원칙. 정보 부족이나 낙인감 등으로 위기가구가 지원을 받지 못하는 사각지대 발생의 주요 원인으로 지목된다.

여성경제신문 김정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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