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악인 엄홍길이 2014년 방송된 EBS 다큐멘터리 ‘하나뿐인 지구-기후변화 특집; 히말라야의 대재앙, 빙하 쓰나미’에서 빙하 쓰나미의 위험성에 대해 경고하고 있다. EBS 다큐멘터리 ‘하나뿐인 지구-기후변화 특집; 히말라야의 대재앙, 빙하 쓰나미
최근 네팔에서 빙하 붕괴와 산사태로 대규모 홍수가 발생하면서 12년 전 히말라야 빙하 재난의 위험을 경고했던 EBS 다큐멘터리가 다시 주목받고 있다.
28일 방송가에 따르면 전날 EBS 다큐멘터리 유튜브 채널에는 지난 2014년 방송된 ‘하나뿐인 지구-기후변화 특집 히말라야의 대재앙, 빙하 쓰나미’ 방송분이 공개돼 큰 관심을 받고 있다. 지구온난화로 인한 히말라야 전역에 걸친 빙하 호수의 붕괴 위험성을 다룬 영상은 28일 기준 조회수 302만5954회를 기록하며 화제를 모으고 있다.
당시 다큐멘터리는 지구온난화로 히말라야 빙하가 녹으면서 급격히 커지는 빙하호와 이로 인한 대규모 홍수 위험을 집중적으로 다뤘다. 지금의 참사를 예견한 듯한 내용이어서 방송이 12년 만에 다시 소환됐다.
히말라야는 해발 8000m가 넘는 고봉을 14개나 품은 ‘세계의 지붕’이다. 남극과 북극에 이어 ‘제3의 극’으로 불릴 만큼 지구상에서 빙하가 가장 집중적으로 형성된 곳이기도 하다. 인더스강과 갠지스강, 메콩강, 양쯔강, 황하가 이곳에서 발원한다. 세계 인구의 40%가 히말라야에서 흘러내린 물에 기대어 살아간다. 그런 히말라야에서도 기후변화의 조짐은 뚜렷하게 나타나고 있다.
당시 다큐멘터리 제작진은 해발 5000m에 자리한 네팔 임자호수를 찾았다. 카트만두에서 경비행기와 도보를 번갈아 7일을 이동해야 겨우 닿을 수 있는 곳이다. 빙하가 녹으면서 50여 년 전만 해도 작은 연못에 불과했던 이곳은 너비 580m, 길이 2.3㎞, 수심 100m 규모의 거대한 호수로 변해 있었다. 히말라야에서 가장 빠른 속도로 커지는 호수로 꼽혔다.
문제는 빙하가 녹아 만들어진 이런 거대한 호수가 터질 때다. 빙하호를 막고 있던 자연 제방이 무너지면 막대한 양의 물과 토사가 한꺼번에 하류로 쏟아진다. 이른바 ‘빙하호 범람홍수’(GLOF)다. 다큐멘터리는 이를 ‘빙하 쓰나미’라고 표현했다. 임자호수가 터지면 가장 가까운 마을은 물론 그 아래 지역 주민들의 생활 터전까지 단 몇 시간 만에 사라질 수 있다고 방송은 경고했다.
방송 당시 히말라야 전역에는 언제 터질지 모르는 빙하호가 약 2만개 존재하는 것으로 파악됐다. 지역별로 보고된 빙하 쓰나미는 중국 29차례, 네팔 22차례, 파키스탄 9차례, 부탄 4차례 등 60차례를 넘었다.
엄홍길 대장은 1985년부터 히말라야를 오르며 빙하가 녹아내리는 현장을 지켜봤다. 엄 대장은 다큐멘터리에서 과거 얼음을 밟고 오르던 구간이 이제는 흙과 모래에 뒤덮여 엉망이 됐다고 증언했다.
다만 해당 영상에 소개된 빙하 쓰나미와 이번 네팔 대홍수가 정확히 똑같은 원인에서 비롯된 사례는 아니다.
현재까지 나온 전문가 분석에 따르면 이번 네팔 참사는 빙하호가 터진 GLOF가 아니라 빙하와 암석 자체가 대규모로 붕괴하면서 발생한 돌발홍수일 가능성이 높다.
즉 2014년 EBS가 경고한 재난은 ‘빙하가 녹아 호수 확대→자연제방 붕괴→빙하호의 물이 한꺼번에 범람’하는 과정이었다. 이번에는 ‘산비탈의 빙하·암석 붕괴→계곡과 강으로 추락→토사와 물이 섞인 대규모 돌발홍수’가 발생한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두 재해의 발생 방식은 다르지만 공통점은 있다. 기온 상승에 따른 히말라야 빙권의 불안정성이다. 기후 과학자들에 따르면 히말라야 산맥은 세계 다른 지역보다 훨씬 빠르게 온난화되며 지역이 변하고 빙하가 녹고 있다고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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