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8일 늦은 오후 서울 관악산의 한 등산로. 키가 큰 참나무에서 사슴벌레 2마리가 수액을 빨아먹는 모습이 눈에 들어왔다. 날씨가 더워지면서 사슴벌레 시즌도 시작됐다. 요즘 자연에서는 쉽게 보기 어렵지만 사슴벌레는 장수풍뎅이, 하늘소와 함께 반려곤충으로도 많이 키운다. 이들 곤충은 모두 딱딱한 갑옷을 입은 딱정벌레에 속한다. 곤충 3대장 중 가장 싸움을 잘하는 강자는? 수생곤충 최강자로 꼽히는 물장군, 전국의 곤충박물관과 함께 들려준다.
△딱정벌레
지구에 사는 생물 중 숫자가 가장 많은 것이 곤충이다. 100~200만 종 정도다. 그중 가장 많은 무리가 딱정벌레. 38만여 종 된다. 우리나라에는 8000여 종이 있다. 딱정벌레는 더듬이 한 쌍을 갖고 있으며, 이를 통해 냄새를 맡는다. 등 뒤에 딱딱하고 두꺼운 딱지날개가 있어 이런 이름이 붙었다. 하늘소와 풍뎅이, 소똥구리, 물방개, 반딧불이도 이에 속한다.
딱정벌레는 걸핏하면 배를 드러내고 눕는 습성이 있다. 이는 죽은 것처럼 위장해서 관심을 다른 곳으로 돌리는 방어 전략이다.
△곤충 3대장··· 사슴벌레와 하늘소, 장수풍뎅이
하늘소는 하늘을 나는 소처럼 생겼다. 제 덩치보다 기다란 더듬이가 마치 소의 뿔처럼 보인다. 다리의 힘이 강력해 주먹만 한 돌도 거뜬히 들어올린다. 하늘소는 알을 낳기 위해 나무를 갉아먹는 특징이 있다. 가장 유명한 종은 ‘하늘소 계의 연예인’인 장수하늘소. 일반 하늘소보다 2배 큰 몸집을 자랑한다. 국립수목원 광릉숲에만 서식한다.
딱정벌레 중 멋진 큰 턱을 가진 사슴벌레는 우리나라에 16종 정도가 있다. 넓적사슴벌레와 톱사슴벌레는 숲에서 어렵지 않게 볼 수 있다. 두점박이사슴벌레는 제주도에서만 서식하는데, 가슴양쪽 끝부분에 2개의 검은 점이 있는 게 특징이다. 넓적사슴벌레의 경우 좌우로 벌어진 큰 턱으로 상대를 물거나 밀어내며 싸운다.
장수풍뎅이는 코뿔소를 빼닮았다. 머리뿐 아니라 앞가슴 등판에도 뿔이 나 있다. 암컷은 뿔이 없지만 수컷에 비해 덩치가 크다. 풍뎅이 종류 중 가장 큰 장수풍뎅이는 힘이 장사다. 제 몸무게의 50배가 넘는 물건을 들거나 끌어당길 수 있다. 170㎜ 안팎까지 자라는 헤라클레스 장수풍뎅이와 넓적사슴벌레가 붙는다면 어떻게 될까? 결론부터 말하자면 장수풍뎅이의 승리 가능성이 훨씬 높다. 덩치가 사슴벌레보다 커 공격을 당하기 전에 먼저 들어올릴 수 있기 때문이다. 또 하나. 대부분의 암컷 장수풍뎅이는 다른 곤충과 달리 평생 한 번만 짝짓기한다.
△수생곤충 최강자 ‘물장군’
물장군은 몸집이 48~65㎜로 작지만 황소개구리를 제압할 정도로 야성적인 사냥꾼이다. 납작한 낫처럼 생긴 날카로운 앞다리와 강력한 신경독, 재빠른 몸짓 덕분이다. 수생곤충 최강자인 물장군의 별명은 ‘물속 호랑이’. 특히 수컷은 알을 포란하는 부성애가 강한 특징이 있다. 암컷은 교미 후 식물에 60~100개 정도의 알을 낳은 뒤 떠난다. 그러면 수컷이 외부의 적이나 직사광선으로부터 알을 지키기 위해 몸으로 덮는다. 알이 마르지 않도록 물을 주기도 한다. 10여 일 뒤 부화한 다음에도 수면에 떨어진 애벌레를 지극정성으로 돌본다.
■ 전국의 곤충박물관
벅스리움
시흥시가 운영하는 곤충전시체험관 ‘벅스리움’에서는 장수풍뎅이와 사슴벌레, 물자라 등 20여 종의 살아있는 곤충을 관람할 수 있다. 체험 및 교육 프로그램도 예약을 받아 운영한다.
경북 예천의 ‘예천곤충연구소생태체험관’에서도 곤충 표본과 살아있는 곤충들을 만날 수 있다. 야외 생태원에서는 동굴 곤충 체험관이 꾸며져 있다.
무주 반디랜드
무주 태권도원 인근의 ‘무주 반디랜드’는 곤충박물관과 천문과학관을 아우른다. 곤충박물관은 여러 종의 곤충과 곤충화석을 감상할 수 있다. 경기도 여주의 ‘여주곤충박물관’은 세계 희귀 곤충 표본을 소장하고 있다. 곤충과 파충류를 만지고 관찰할 수 있어 가족 단위 방문객이 많다. 전남 영암 ‘영암곤충박물관’, 고양 킨텍스 제2전시장 안‘옐로우지브라’, 경남 창녕군 ‘창녕우포곤충나라’, 경남 의령군 ‘의령곤충생태학습관’, 대전 ‘대전곤충생태관’, 용인 ‘용인곤충테마파크’에서도 곤충 표본과 살아 있는 곤충을 관찰할 수 있다.
창녕 우포곤충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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