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AI 이미지/제작=엠에스투데이)
[MS투데이] 국제유가 급등과 미국 연방준비제도의 매파적 동결이 겹치면서 국내 금융시장이 다시 크게 흔들렸다. 19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날보다 21.9원 오른 1505.0원에 장을 시작하며 1500원선을 재돌파했고, 코스피도 장 초반 2%대 후반 급락하며 5700선대로 밀렸다. 시장은 중동발 에너지 충격이 물가와 환율을 동시에 자극하는 가운데, 미국 통화정책까지 예상보다 오래 긴축적일 수 있다는 신호를 내놓자 위험자산 회피로 빠르게 기울었다.
이날 시장 충격의 출발점은 미국 연준이었다. 연준은 18일(현지시간) 연방공개시장위원회에서 기준금리를 3.50~3.75%로 유지했다. 표면적으로는 시장 예상에 부합한 동결이었지만, 발표문에 “중동 상황의 전개가 미국 경제에 미칠 영향은 불확실하다”는 문구가 새로 들어간 점이 시장을 긴장시켰다. 올해 말 기준금리 중간값은 3.4%로 유지돼 형식상 연내 한 차례 인하 가능성은 남겨뒀지만, 연준이 성장률 전망은 2.4%로 올리고 개인소비지출(PCE) 물가 전망은 2.7%로 높인 점을 감안하면 금리 인하 여건은 오히려 까다로워졌다는 해석이 우세하다. 파월 의장도 에너지 충격이 인플레이션 기대를 자극할 수 있다고 경계했다.
문제는 이 같은 연준의 신중론이 중동발 유가 급등과 정확히 맞물렸다는 점이다. 이스라엘과 이란이 석유·가스 시설을 겨냥한 공격을 이어가면서 브렌트유는 배럴당 107달러대까지 치솟았고, 시장에서는 호르무즈 해협 리스크까지 다시 가격에 반영하기 시작했다. 고유가는 미국에는 물가 상방 압력으로, 한국에는 수입물가 상승과 경상수지 둔화 우려로 동시에 작용한다. 결국 달러 강세와 원화 약세가 겹치며 환율은 금융위기 이후 가장 높은 수준에 근접했고, 국내 자산시장은 즉각 충격을 받았다.
국내 증시는 반도체 중심 반등 하루 만에 급격히 식었다. 19일 오전 코스피는 전장 대비 160포인트 넘게 밀리며 5750선 안팎에서 거래됐고, 전날 강세를 주도했던 대형주에도 차익 실현 매물이 쏟아졌다. 전날까지만 해도 AI 투자심리 회복과 반도체 기대감에 힘입어 위험선호가 살아났지만, 고유가와 고금리 장기화 우려가 이를 단번에 뒤집은 것이다. 시장 참가자들은 단순한 일시 변동성보다 “유가 상승-인플레이션 재자극-연준 인하 지연-달러 강세”라는 연쇄 구조를 더 부담스러운 변수로 보고 있다.
한국은행도 이날 미국 통화정책의 불확실성이 더 커졌다고 평가했다. 한은은 연준의 결정 직후 점검회의를 열고, 미국의 금리 경로가 중동 상황과 에너지 가격에 따라 더 복잡해질 수 있다고 진단했다. 민간에서도 4월 금융통화위원회에서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움직이기 더 어려워졌다는 전망이 나온다. 이미 원화 약세와 수입물가 부담이 커진 상황에서 성급한 완화는 환율 불안을 더 자극할 수 있어서다. 결국 이날 시장이 보여준 것은 단순한 환율 급등이나 주가 하락이 아니라, 중동 리스크가 한국 경제의 가장 민감한 고리인 유가·환율·통화정책을 동시에 압박하기 시작했다는 사실이다. 연준이 중동 변수의 불확실성을 공식 문구로 끌어올린 순간, 국내 시장도 다시 ‘고유가·고환율·고금리’의 복합 충격 구간으로 들어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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