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일 서대문청년창업센터에서 열린 ‘니트컴퍼니 서대문점’ 오리엔테이션 모습. 사진제공=서대문구
정해진 시간에 출근하고 동료를 만나지만 실적도 평가도 없다. 자신이 정한 일을 하나씩 해내는 것이 업무다. 고립·은둔 청년들이 일상의 리듬과 사회적 관계를 되찾기 위한 특별한 ‘가상회사’가 서대문구에 문을 열었다.
서대문구는 고립·은둔 및 니트(NEET·취업·교육·훈련 등에 참여하지 않는 상태) 청년을 위한 ‘니트컴퍼니 서대문점’을 이달 24일부터 10월 19일까지 운영한다고 27일 밝혔다.
니트컴퍼니는 실제 기업처럼 출퇴근하고 동료들과 관계를 맺지만 취업이나 성과를 요구하지 않는 가상회사다. 청년들이 규칙적인 생활과 사회적 관계를 경험하며 다시 일상으로 나아가도록 돕는 일종의 완충지대인 셈이다.
이번 프로그램에는 서대문구에 거주하거나 생활권을 둔 19~39세 청년 33명이 참여한다. 이들은 주 5일 온·오프라인으로 출퇴근을 인증하며 생활 리듬을 관리한다. 주 1회는 서대문청년창업센터 등 관내 공간으로 실제 출근해 동료들과 시간을 보낸다.
회사에서 할 ‘업무’도 스스로 정한다. 자기돌봄과 진로 탐색, 자기계발, 사회활동 등 자신에게 필요한 목표를 업무로 설정하고 수행한다. 정해진 직무나 성과 대신 스스로 목표를 세우고 실천하는 경험에 초점을 맞췄다.
동료들과 함께할 활동 역시 참여자가 직접 기획한다. 관심사를 바탕으로 동료를 모으는 ‘사내클럽’을 9~10월 10차례 운영한다. 동물매개치유와 숲속치유, 안산자락길 트레킹, 지역 환경·비건 투어 등 서대문 곳곳을 경험하는 프로그램도 마련한다.
10월에는 두 달여간의 활동을 공유하는 결과공유회를 연다. 전시할 결과물을 정하는 것부터 공간 구성과 홍보까지 참여 청년들이 맡는다. 각자가 수행한 업무와 활동을 결과물로 선보이며 자신의 관심과 재능을 구체화하는 ‘일 경험’을 쌓는다.
서대문구는 사단법인 니트생활자와 프로그램 전후 소그룹 인터뷰와 설문조사를 실시해 참여자의 일상과 사회적 관계에 나타난 변화도 살핀다. 조사 결과는 향후 고립·은둔 청년 지원정책에 활용할 예정이다.
박운기 서대문구청장은 “고립·은둔 청년에게 필요한 것은 빨리 사회로 나오라는 재촉보다 자신의 속도로 다시 일상을 시작하고 사람과 연결될 수 있는 시간과 공간”이라며 “청년들이 서대문에서 다시 사람과 연결되고 자신의 자리를 찾아갈 수 있길 바란다”고 말했다.
이미지제공=서대문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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