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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고금리에 中企-자영업 “잠이 안 온다”…은행 연체율 10년만에 최고

경기 부천시에서 자동차부품 제조업체를 운영하는 한성익(가명) 대표는 요즘 통장에서 빠져나가는 이자를 보면 속이 쓰리다. 3개월 변동금리 기업 마이너스 통장(한도대출)을 쓰고 있는데, 금리가 최근 연 4%대 후반에서 5%대 중반으로 뛰었기 때문이다.

고금리에 中企-자영업 “잠이 안 온다”…은행 연체율 10년만에 최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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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은행의 대출 연체율이 9년 10개월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23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지난 8월 말 국내은행의 원화대출 연체율은 0.69%로 전월보다 0.06%포인트 상승했다. 이는 2016년 10월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이다. 사진은 이날 서울 시내에 설치된 은행 ATM 모습. 2026.10.23 뉴스1

경기 부천시에서 자동차부품 제조업체를 운영하는 한성익(가명) 대표는 요즘 통장에서 빠져나가는 이자를 보면 속이 쓰리다. 3개월 변동금리 기업 마이너스 통장(한도대출)을 쓰고 있는데, 금리가 최근 연 4%대 후반에서 5%대 중반으로 뛰었기 때문이다. 한 대표는 “실물 자산을 팔아 대출을 갚을까도 생각해 봤지만 부동산 경기도 녹록지 않다”면서 “불어날 이자 걱정에 잠이 안 온다”고 토로했다.

은행 연체율이 약 10년 만에 최고 수준으로 치솟은 것으로 나타났다. 세계 주요 중앙은행의 기준금리 인상에 미국발 국채금리 상승까지 겹쳐 고금리 기조가 굳어지자 금리 상승에 민감한 중소기업과 자영업자를 중심으로 부실이 빠르게 번지고 있다. 상반기 ‘빚투’(빚내서 투자) 열풍 속에 불어난 가계 신용대출에서도 연체가 늘며 고금리 후폭풍이 본격화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 연체율 9년 10개월 만에 최고

금융감독원이 23일 발표한 국내 은행 대출 연체율 현황(잠정)에 따르면 8월 말 기준 은행 대출 연체율(1개월 이상 원리금 연체 기준)은 0.69%로 전년 동기(0.61%) 대비 0.08%포인트 올랐다. 2016년 10월 말(0.81%) 이후 9년 10개월 만에 최고치다.

연체율 상승은 기업에서 눈에 띈다. 7월 중앙그룹 계열사의 워크아웃 및 회생절차 신청으로 신규 부실채권이 편입되면서 대기업 연체율이 높아진 데다, 고금리 장기화로 중소법인과 개인사업자 대출에서 연체가 지속적으로 늘어나고 있다는 게 금감원 설명이다.

문제는 금리가 당분간 더 오를 가능성이 크다는 점이다. 이달 기준금리를 동결한 한국은행이 11월에는 기준금리를 인상할 것으로 관측돼 은행 대출금리 추가 인상이 불가피하다.

경기 평택시에서 포장재를 만들어 대기업에 납품하는 중소기업 대표 윤순호 씨(69)는 원청업체의 해외 사업 확대에 맞춰 설비를 늘리려고 올 초 은행 대출을 받았다가 후회하고 있다. 윤 씨는 “투자부터 수익까지는 1, 2년은 걸리는데 금리가 빠르게 올라가 생각만큼 수익이 날지 걱정”이라고 말했다.

● 금리 상승, 증시 부진에 빚투 한계

가계도 사정은 녹록지 않다. 가계신용대출 연체율은 0.91%로 1개월 전보다 0.07%포인트 올랐다. 1년 전(0.92%)보다는 낮지만, 최근 들어 상승 속도가 빨라졌다고 금감원은 설명했다. 가계대출 총량 규제로 대환대출을 받지 못했거나, 마이너스통장 등 신용 대출을 받아 주식에 투자한 빚투족 등이 상환 한계에 다다른 영향으로 풀이된다.

장기 내수 침체로 중소기업과 자영업자의 부실이 쌓이는 반면에 일부 반도체 기업의 수출 호조로 국내총생산(GDP)은 늘어나는 K자형 양극화가 심해지고 있는 만큼, 정부가 취약 부문을 겨냥한 맞춤형 지원에 나서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정희 중앙대 경제학부 교수는 “미래대응기금, 국민성장펀드 등 자금 일부를 전통 기업의 생산성을 높이기 위한 인공지능(AI) 전환 등에 투자해야 양극화를 해소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박홍근 기획예산처 장관은 23일 국회 재정경제기획위원회 종합 국정감사에서 고금리 장기화에 따른 취약계층의 부담과 관련해 “대통령께서 최근 초과세수 등을 활용해 취약차주와 서민금융 등 고금리로 타격을 받을 분야와 계층에 대한 보완책을 더 마련하라고 요청하셨다”고 밝혔다. 내년도 예산안에 취약차주 지원을 확대하는 한편, 추가 지원 방안도 협의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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