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명의 노동자가 숨지고 60명이 다친 대전 안전공업 화재 참사 발생 6개월 만에 경찰 수사가 마무리됐다. 수사 과정에서 공장 내부의 위험 요인을 장기간 방치하고, 화재경보를 임의로 차단하도록 직원들을 교육한 정황까지 드러났다.
지난 3월 14명의 사망자를 낸 대전 대덕구 문평동 안전공업 화재 현장. 동양일보 DB
대전경찰청은 17일 안전공업 참사 수사 결과를 발표하고 손주환 대표 등 임직원 12명과 무허가 인테리어 업자 1명 등 13명을 업무상과실치사상, 소방시설법 위반, 증거 위·변조, 건설산업기본법 위반 등의 혐의로 불구속 송치했다고 밝혔다. 손 대표는 중대재해처벌법 위반 혐의로도 검찰에 넘겨진다.
경찰에 따르면 지난 3월 20일 대전 대덕구 문평동 안전공업 공장에서 발생한 불은 1층 가공라인 천장 집진설비 인근에서 시작된 것으로 추정된다.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은 설비 작동 과정에서 발생한 고온이나 금속 간 마찰·불꽃 등이 발화 원인일 가능성을 제시했지만, 구체적인 발화점은 특정하지 못했다.
경찰은 공장 덕트와 후드 등 설비에 가연성 물질인 슬러지가 장기간 쌓여 있었고, 국소배기장치의 점검과 관리도 부실해 불이 급격히 확산한 것으로 판단했다.
특히 안전공업은 2017~2018년께부터 화재경보가 울리면 현장을 확인하기 전에 소방수신기의 경보 기능부터 차단하도록 하는 업무매뉴얼을 만들어 직원들에게 교육한 것으로 확인됐다. 화재 당일에도 경보가 수초 만에 꺼지면서 대피가 지연된 것으로 조사됐다. 최근 5년간 확인된 공장 화재만 48건에 달했다.
불법 증축된 2.5층 휴게실도 인명 피해를 키운 것으로 조사됐다. 방화구획이 훼손되고 방화문이 상시 개방돼 화재 발생 약 2분 만에 연기가 휴게실로 유입됐으며, 이곳에서 희생자 9명이 발견됐다. 다만 불법 증축 관련 일부 혐의는 공소시효가 지나 안전공업 임직원에게 적용되지 않았다.
사고 이후에는 하드디스크를 반출하고 위험성 평가표 등 안전 관련 서류 15건을 위·변조한 정황도 확인됐다. 다만 경찰은 이를 경영진의 지시로 볼 만한 추가 증거가 없어 증거인멸 혐의는 적용하지 않았다.
대전고용노동청은 이번 사고를 “경영책임자의 안전에 대한 무관심이 불러온 명백하고 전형적인 인재”라고 규정했다. 경찰은 검찰 송치 이후에도 안전점검 기관의 조치가 적절했는지 등을 추가로 들여다볼 방침이다. 정래수 기자 raesu1971@dy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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