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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경제칼럼] 중동발 복합 위기에 대비하자

충북 경제는 외형상 성장세지만, 반도체 산업의 단일 엔진과 글로벌 공급망 의존형이라는 특징을 간과해서는 안 된다. 글로벌 수요에 민감한 반도체, 리튬·니켈 등 원재료를 해외에 의존하는 이차전지, 대기업에 편입된...

[경제칼럼] 중동발 복합 위기에 대비하자

노근호 경제칼럼니스트·경제학박사

▲ 코스피가 상승 출발해 5,900선을 재돌파한 14일 서울 중구 하나은행 본점 딜링룸 현황판에 코스피, 코스닥 지수가 표시되고 있다. / 연합뉴스

미국-이란 전쟁 발발 40일경 2주간 휴전이 극적으로 선언됐다. 미국의 이란 공격에 대한 최후통첩 시한 만료 직전에 휴전안이 수용되면서 협상 국면에 돌입했다. 2주간 최종 합의를 도출할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감으로 분위기가 급반전했다.

시장은 즉각 반응했다. 서부텍사스산원유(WTI)가 장중엔 19%가량 하락했고, 다우존스 선물, S&P500 선물 등 뉴욕 증시의 주요 지수 선물 모두 2%대 강세를 보였다. 유가에 민감한 국내 증시도 크게 반등했다. 코스피는 5% 넘게 급등하며 단숨에 5,800선을 회복했다.

우리나라 경제의 급격한 변동성은 주식시장에서 여실히 드러났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올해 코스피 시장에서 발동된 사이드카는 매수 6건, 매도 7건 등 총 13회로 집계됐다. 이는 2002년 관련 집계 이후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26회)를 제외하면 가장 많은 수치다.

특히 발동 빈도뿐 아니라 패턴도 바뀌면서 시장 방향이 심하게 요동쳤다. 매도 다음날 매수 또는 그 반대로 움직이면서 시장이 추세가 아니라 충격에 예민하게 반응하는 취약성을 노출했다.

중동 전쟁이 진행되는 동안 에너지·물류·금융시장의 가변성이 커지고 글로벌 공급망 불안이 심화하는 복합 위기를 경험했다. 전 세계가 숨 고르기에 들어갔으나 불확실성은 여전하다. 당장 2주의 휴전조차 지켜질지 의문이다. 복잡한 이해관계로 무수한 암초들이 잠복해 있는 까닭이다.

시급한 것은 민생 위기와 글로벌 공급망 와해에 대비하는 준비다. 민생 위기의 세 가지 축은 유가 상승이 물가를 자극하고 생활비를 압박하는 1축, 금리 상승으로 대출 부담이 늘고 소비위축까지 이어지는 2축, 고용의 질 악화가 소득 불안을 야기하는 3축이다.

물가는 지표상 안정된 것으로 보이지만 에너지·교통·서비스는 체감상 빠르게 상승하고 있다. 글로벌 투자은행(IB)들이 올해 우리나라 물가 전망치를 대폭 상향 조정했다. 그러나 국제유가 상승분의 물가 파급이 3~6개월에 걸쳐 나타나는 시차를 고려하면 에너지 쇼크는 이제부터 시작인 셈이다.

원·달러 환율도 물가 상승세를 증폭시키는 변수다. 환율 상승은 석유류를 포함해 모든 수출입 물가에 광범위한 영향을 미친다. 이미 세계 최대 전자상거래 기업 아마존은 중동 전쟁에 따른 유가 상승을 이유로 3.5%의 유류 할증료 부과에 나섰다.

충북 경제는 외형상 성장세지만, 반도체 산업의 단일 엔진과 글로벌 공급망 의존형이라는 특징을 간과해서는 안 된다. 글로벌 수요에 민감한 반도체, 리튬·니켈 등 원재료를 해외에 의존하는 이차전지, 대기업에 편입된 소·부·장 등은 공급망 충격 시 위험도가 배가 된다.

이번 전쟁이 충북 경제에 치명적인 것은 코로나 시기 또는 경기침체기에 발생하던 수요 감소형 위기가 아니라 공급망 붕괴형 위기를 촉발할 수 있기 때문이다. 우리나라 에너지 생명 루트인 호르무즈 해협 통행 불안정, 중동의 발전소·송전망·정유시설·저장탱크 등 에너지 인프라 파괴로 인한 장기적 유가 상승 가능성, 실물 공급을 옥죄는 보험·물류 중단 등에 기인한다. 따라서 대응책은 차별화되어야 한다.

향후 지역 정책 목표를 ‘민생 안정’과 ‘공급망 재편’에 두고, 변동 폭과 기간을 최소화하는 데 주력해야 한다. 민생 위기 극복을 위한 단기 처방으로는 교통·에너지 비용 낮추기, 체감 물가 품목에 대한 집중 관리, 취약계층을 위한 선택적·목적형 지원, 금융 부담 완화, 지역 상품권과 농산물 직거래 플랫폼 확대 등 지역경제 활성화 대책이 필요하다.

▲ 노근호 경제칼럼니스트·경제학박사

충북 산업의 구조적 취약성을 보완하는 패키지 전략도 요구된다. 충격 완화(기업에 대한 비용·금융 지원), 공급 유지(공급망 다변화 및 핵심 소재 국산화), 구조 전환(체질 개선) 등이다. 충북형 에너지 수급 안정화 방안과 협력업체 보호시스템도 설계되어야 한다.

현재의 복합 위기를 수출·제조업 위주에서 내수·서비스 혼합형 경제로 바꿔나가는 기회로 삼아야 한다.

중부매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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