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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경사노위 출범 당일, 대통령 '고용유연성' 화두 던져

위원회'와 'AI 전환에 따른 노사상생 위원회'가 그나마 가까워 보이지만 여기서도 큰 틀의 논의 과제는 이미 잡혀 있다. 각각 노동시간 및 임금제도, 산업현장 AI 도입 및 활용방안 등이다. 향후 노사정 대표자들이 논의...

경사노위 출범 당일, 대통령 '고용유연성' 화두 던져

▲ 청와대

새 정부 출범 이후 경제사회노동위원회 1기 출범을 맞아 열린 토론회에서 이 대통령이 던진 화두는 ‘고용유연성’이었다. 대통령이 직접 경사노위 출범식에 참석하며 사회적 대화 복원에 힘을 실어준 가운데, 사회적 대타협에 대한 기대와 우려의 시선이 엇갈리고 있다.

경사노위는 19일 오전 청와대에서 새 정부 출범 이후 첫 본위원회를 열고 ‘사회적 대화 2.0’체제를 공식화했다. 윤석열 정부에서 중단됐던 노사정 사회적 대화 재개를 넘어, 경제·사회가 직면한 복합 대전환의 위기를 극복하기 위한 ‘국가적 공론장’ 역할을 하겠다는 취지다.

행사에는 이재명 대통령과 경사노위 위원, 청와대 주요 수석 등이 참석했다. 대통령이 경사노위 출범식을 같이 하는 것은 2018년 11월 이후 7년여 만이다. 본위원회 참석은 2020년 7월 이후 5년여 만이다.

이날 본위원회 직후 열린 ‘대통령과 함께하는 노동정책 토론회’는 KTV와 유튜브 생중계로 진행됐다. ‘양극화 해소와 지속가능한 성장을 위한 사회적 대화’를 주제로 한 전문가 발제 이후 자유토론 형식으로 진행됐다. 토론회는 오전 10시30분부터 90여분간 진행됐다. 경사노위 출범을 맞아 토론회를 생중계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해고는 죽음’ 아닌 사회 만들어야”

이 대통령은 이날 ‘고용유연성’ 화두를 던졌다. 이 대통령은 지난해 9월 양대 노총 위원장 오찬 회동에서도 “고용 안전성과 유연성 문제를 터놓고 논의해야 한다”고 말한 바 있다. 이 대통령은 모두 발언에서부터 고용유연성을 언급했다. 그는 “기업이 원하는 고용유연성을 노동자들이 수용할 수 있는 상황을 만들어야 한다”며 “희생을 요구하는 방식은 옳지 않다”고 말했다. 이어 “‘해고=죽음’이라는 생각을 하지 않도록 사회안전망을 충분히 확보해야 한다”며 “안전망 강화에 비용이 들 텐데 고용유연화에 따라 혜택을 보는 기업이 상응하는 부담을 하는 게 바람직하다”고 밝혔다.

김동명 한국노총 위원장은 준비한 발언을 하는 대신 고용유연성에 대해 맞받았다. 김 위원장은 “고용이 유연한 노동자는 해고만 문제가 아니라 모든 것을 잃는다”고 지적했다. 이어 “중소기업에서는 인사 압박 등을 통해 구조조정이 수시로 일어난다”며 “현실에선 고용이 경직돼 있지 않다”고 강조했다. 또 “유연성을 확보된다고 해도 대기업 일자리, 노조가 강한 곳은 제도와 상관없이 살아남을 것”이라며 “낮은 수준의 (비정규직 등은) 유연성이 부여되는 순간 일자리 위협만이 아니라 일자리 안에서 누린 권리 등을 잃게 된다”고 우려했다.

기간제 사용기간 제한 완화 ‘또’ 언급

이 대통령은 기간제 ‘사용기간’ 제한 완화를 검토해야 한다는 취지의 말을 다시 꺼내기도 했다. 이 대통령은 “2년 이상 상시고용 필요하면 정규직화하라는 게 법 취지인데 반대로 절대로 2년 이상 쓰지 않는 부작용이 생긴다”고 말했다. 현행법상 사용기간 제한이 오히려 ‘1년11개월’짜리 계약으로 오남용되고 있는 실태를 꼬집으면서 사용기간을 3~4년으로 늘릴 수 없냐는 취지로 읽힌다.

기간제 및 단시간근로자 보호 등에 관한 법률(기간제법) 4조에 따르면 사용자는 ‘2년을 초과하지 않는’ 범위 안에서 기간제근로자를 사용할 수 있다. 특정 업무 완성에 필요한 기간을 정한 경우 등 예외적 사유에 한해서만 2년을 초과할 수 있다.

이에 김영훈 고용노동부 장관은 거론되는 대안으로 ‘사용사유’ 제한을 언급했다. 이 대통령은 “그건 더 심각하게 논의해야 할 부분”이라고 선을 그었다. 비정규직 사용사유 제한제도 도입은 문재인 전 대통령도 공약했지만 정부 출범 이후 관련 대책을 추진하지는 않았다.

▲ 청와대

경사노위에서 당장 다뤄질 가능성은 ‘희박’

이날 열린 경사노위 본위원회에서 노사정 대표들이 운영하기로 합의한 7개 특별·의제별·업종별 위원회에서 당장 대통령이 던진 의제를 다루기는 쉽지 않아 보인다. 인구구조 변화와 일자리 공론화 특별위원회, 석유화학산업 불황에 따른 지역 고용·경제 지원 위원회를 제외하면 5개 의제별 위원회 가운데 ‘노사관계 제도발전 위원회’와 ‘AI 전환에 따른 노사상생 위원회’가 그나마 가까워 보이지만 여기서도 큰 틀의 논의 과제는 이미 잡혀 있다. 각각 노동시간 및 임금제도, 산업현장 AI 도입 및 활용방안 등이다. 향후 노사정 대표자들이 논의 과정을 거쳐 해당 의제를 경사노위로 끌고 온다고 하더라도 김동명 위원장이 이 대통령 발언에 바로 반박한 모습에서 알 수 있듯 노사정이 뜻을 모으기까지는 난관이 예상된다.

김지형 경사노위 위원장은 전날 사전 기자간담회에서 ‘대통령 발언에 따라 운영방향이나 논의가 고용유연성이 좀 더 강조될 수 있는지’ 질문에 대해 “대통령이 언급한 유연안정성 모델을 지금 노동문제 해법으로 그대로 적용해야 한다라는 취지보다는 노사가 한 발짝씩 양보하고 타협해서 사회적 대타협을 이뤄냈다는 데 방점을 두고 말씀하신 것으로 이해한다”며 “(한국도) 노사정이 사회적 대화를 통해 우리에게 주어진 노동과제에 대한 사회적 대타협을 이뤄 달라는 당부를 겸한 것 같다”고 말했다.

“유연성? 제대로 대화 안 될 것” “필요한 논의할 수도”

노사는 이번 경사노위가 장기적 의제들을 길게 논의하는 자리가 될 것으로 전망했다. 노사 모두 빠르게 합의할 수 있는 지점들에 합의해 상호 신뢰감을 확보한 뒤 장기적 의제들을 논의하게 될 것으로 봤다. 경총 관계자는 “석유화학 등 업종별 위원회, 소규모 사업장 산업안전보건 사각지대, 청년 일자리, AI도입에 따른 직업능력 개선 등에서 가시적인 성과가 날 것으로 본다”며 “이를 통해 신뢰를 확보하고 장기적 의제에 대해 논의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국노총 관계자는 “의제별위원회 등에서는 대략의 방향성만 정했을 뿐 폭넓게 이야기할 수 있기 때문에 노사 간 구체적 의제를 조율하는 과정을 거친 뒤 실질적인 논의가 가능할 것”이라고 전했다.

대통령의 고용유연성 발언에 노동계는 경계의 뜻을 표했다. 한국노총 관계자는 “노사 간 의제를 조율하는 과정에서 대통령의 기간제 관련 이야기 등 주제가 들어갈 수는 있을 것으로 본다”며 “하지만 노사가 바라보는 시각이 다른데 제대로 대화가 되겠느냐”고 지적했다.

재계는 고용유연성 논의를 기대하는 모양새다. 경총 관계자는 “구체적으로 의제 협의 과정에서 어떻게 하자는 발언은 한 적 없어서, 노사정이 제안하는 의제들을 제한 않고 논의할 것”이라며 “필요하면 정부가 제안할 수도, 저희가 제안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대통령이 많이 주목하는 부분이 의제로 제안된 것으로 보고 다방면으로 논의할 필요가 있다고 봤다. 정흥준 서울과기대 교수(경영학)는 “해외에서는 ‘파트타임 정규직’이라는 게 존재한다”며 “일주일에 이틀만 일해도 정규직이 되는 등, 일하는 방식이 유연해지고 있어 다각도로 검토해 볼 사안을 짚은 것”이라고 해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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