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흐름은 중국 AI 투자 테마가 경기 전반보다 정책 수혜와 상장 구조, 가격 경쟁력에 더 크게 반응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사진: 셔터스톡]
[디지털투데이 홍진주 기자] 중국 경기 전반이 둔화한 가운데서도 증시 자금은 인공지능(AI)과 반도체, 소프트웨어, 클라우드 등 AI 공급망으로 계속 쏠리고 있다.
지난 24일(현지시간) 블록체인 매체 크립토폴리탄에 따르면, 중국의 4월 소매판매 증가율은 코로나19 이후 재개방 뒤 가장 낮은 수준을 기록했지만, 주식시장의 관심은 내수 소비주보다 AI와 하드테크에 집중됐다.
현재 투자 흐름의 중심에는 베이징의 기술 자립 기조에 가까운 기업들이 있다. 쇼핑몰, 외식, 병원 관련 종목보다 반도체와 고성능 부품, AI 모델, 소프트웨어 기업이 더 강하게 거래되고 있다는 의미다. 위즈덤트리의 리치안 런은 기술 성장 서사가 이어질 것으로 봤다. 다만 그는 AI 생태계 안의 많은 기업이 좋은 이익을 내고 있지만, 그 규모만으로 중국 경제 전체를 끌어올리기에는 부족하다고 짚었다. 그는 현재 상황을 두고 "매우, 매우 불균등하다"고 말했다.
이런 흐름은 본토와 홍콩 증시의 수익률 차이에서도 나타난다. 상하이와 선전의 대형주를 담은 CSI300 지수는 올해 거의 5% 올랐지만, 홍콩 항셍지수는 거의 제자리다. 중국 AI 관련 하드웨어 제조사 상당수가 홍콩이 아니라 본토 A주 시장에 상장돼 있다는 점도 자금 이동에 영향을 주고 있다.
중국의 대표 비상장 민간기업인 바이트댄스와 화웨이는 주식 투자자가 직접 접근하기 어렵다. 대신 최근에는 중국 칩 제조사와 AI 모델 개발사, 첨단 부품 업체들이 잇따라 증시에 들어오면서 투자 대안이 늘었다. 레오니드 미로노프의 펀드는 텐센트홀딩스와 알리바바그룹을 주요 보유 종목으로 두고 있으며, 상하이 상장사 안지마이크로일렉트로닉스 같은 하드웨어 기업도 담고 있다.
레오니드는 정책 지원이 중소형 기술주 수익성에 미친 효과가 시장에서 충분히 반영되지 않았다고 봤다. 그는 "사람들은 정책이 이런 소형·중형 종목의 손익에 얼마나 근본적으로 도움이 됐는지 제대로 보지 못한다"고 말했다. 다만 AI 모델 기업 전반에 무차별적으로 베팅하지는 않고 있다. 그는 즈푸와 미니맥스에 대해서는 고객 유지와 사업모델의 지속 가능성을 더 분명히 확인한 뒤 접근하겠다고 밝혔다.
반대로 모건스탠리는 즈푸AI, 미니맥스, 알리바바에 비중확대 의견을 제시했다. 또 캠브리콘 테크놀로지스에 대해서도 비중확대 의견과 함께 목표주가 2000위안을 제시했다. 중국 AI 투자에서도 하드웨어와 모델 기업을 둘러싼 선별 투자가 뚜렷해지고 있다는 뜻이다.
가격 경쟁은 중국 AI 투자 서사를 떠받치는 또 다른 축이다. 항저우 스타트업 딥시크는 V4 시리즈 출시 이후 V4 프로에 적용한 75% 할인 가격을 한 달간 유지했다. V4 시리즈는 V4 프로와 경량형 V4 플래시로 구성된다. 딥시크의 전략은 성능 경쟁뿐 아니라 비용 경쟁에서도 존재감을 키우려는 움직임으로 읽힌다.
서드파티 벤치마크 업체 아티피셜 애널리시스는 V4 프로를 달러당 지능 수준 기준으로 세계 최상위 모델로 평가했다. 이 평가는 단순 성능이 아니라 사용자가 같은 비용으로 얼마나 많은 출력 결과를 얻는지까지 반영한다. 대규모 AI 모델 구동 비용이 높고 연산 자원이 제한된 상황에서 가격 효율이 중요한 변수라는 점이 함께 부각됐다.
딥시크의 공식 API 가격은 캐시된 입력 토큰 100만개당 최저 0.0036달러, 출력 토큰 100만개당 0.87달러다. 아티피셜 애널리시스에 따르면 이 모델로 인텔리전스 인덱스 벤치마크를 돌리는 비용은 약 268달러다. 같은 작업을 오픈AI의 GPT-5.5와 앤트로픽의 클로드 오퍼스 4.7으로 수행할 경우 비용은 각각 12배, 19배 더 높았다.
이 비용 구조는 소프트웨어 개발사뿐 아니라 거래소 운영사, 트레이딩 업체, AI 도구 개발사에도 직접적인 변수로 작용한다. 토큰 사용량이 누적될수록 출력 비용 부담이 커질 수 있어서다. 중국 기업 가운데 비용 대비 효율 경쟁에서 이름을 올린 곳은 딥시크만이 아니다. 미니맥스의 M2.7과 샤오미의 미모 V2.5 프로도 관련 목록에 포함됐다.
중국 AI 투자 열기는 경기 회복 기대보다 기술 자립과 비용 경쟁력, 정책 수혜 가능성에 더 크게 기대고 있다. 따라서 향후 시장의 초점은 개별 기업이 실제로 고객을 붙잡고 수익성을 유지할 수 있는지, 그리고 저가 전략이 글로벌 AI 경쟁에서 얼마나 오래 통할지에 맞춰질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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