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트립 송승호 대표
여행업에 몸을 담고 있는 한 사람으로서, 요즘 가장 많이 듣는 질문이 있다. “이제 여행은 AI에게 물어보면 되는 것 아닌가요?”라는 말이다. 실제로 여행을 준비하는 방식은 빠르게 바뀌고 있다. 예전에는 여행사를 먼저 찾았다면, 이제는 스마트폰 속 AI에게 질문하는 것이 더 자연스러운 출발점이 됐다.
“어디가 좋을까?”, “비용은 얼마나 들까?”, “일정은 어떻게 짜야 할까?” 이런 기본적인 질문들에 대해 AI는 놀랄 만큼 빠르고 정확한 답을 내놓는다. 수많은 데이터를 기반으로 항공권, 숙소, 일정까지 한 번에 비교해주니 여행을 준비하는 입장에서는 이보다 편리할 수 없다. 이 점에서 보면, 단순한 정보 제공이나 기본적인 여행 설계는 이미 AI가 상당 부분 대신하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현장에서 일을 하다 보면, 여행은 그렇게 단순하게 끝나지 않는다는 것을 자주 느낀다. 여행이 구체화 될수록 중요한 것은 정보의 양이 아니라 ‘상황을 판단하는 힘’과 ‘책임지는 자세’다. 예를 들어, 항공편이 갑자기 취소되거나 현지 상황이 급변하는 경우를 생각해보자. 최근 중동 지역의 긴장 상황으로 두바이국제공항 운영에 차질이 생겼을 때도 비슷한 일이 있었다. 현지에 있던 여행객들은 예상하지 못한 상황에 큰 불안을 느낄 수밖에 없었다. 이때 여행사 직원들은 대체 항공편을 빠르게 확보하고, 일정을 조정하며 현지와 실시간으로 소통해 고객들이 안전하게 귀국할 수 있도록 도왔다. 이런 순간에 필요한 것은 단순한 정보가 아니다. 수많은 변수 속에서 최적의 선택을 하고, 그 결과에 끝까지 책임지는 사람의 역할이다. 현재의 AI는 ‘무엇이 좋은 선택인지’는 알려줄 수 있지만, ‘문제가 생겼을 때 끝까지 해결해주는 역할’까지 대신하기는 어렵다.
또 하나 중요한 점은, 여행이 단순한 소비가 아니라는 것이다. 신혼여행, 부모님과의 여행, 혹은 오랜 시간 준비한 특별한 여행일수록 사람들은 단순한 정보보다 ‘안심’을 원한다. 누군가가 자신의 상황을 이해하고, 문제가 생기면 책임져 줄 것이라는 믿음이 필요하다. 그래서 앞으로의 여행은 한쪽으로 완전히 기울기보다는 역할이 나뉘는 방향으로 갈 가능성이 크다. 여행을 처음 알아보는 단계에서는 AI가 훨씬 빠르고 효율적인 도구가 될 것이다. 하지만 중요한 결정을 내리거나, 변수에 대비해야 하는 순간에는 여전히 전문가의 도움이 필요하다.
여행업에 종사자 입장에서 분명하게 말할 수 있는 것은 하나다. AI는 여행사를 없애는 존재가 아니라, 여행사의 역할을 바꾸는 존재라는 점이다. 반복적인 상담과 단순 업무는 AI가 대신하고, 여행사는 더 중요한 일 그러니까 고객의 상황을 이해하고, 여행을 설계하며, 문제가 생겼을 때 책임지는 일에 집중하게 될 것이다. 결국 여행은 ‘AI에게 묻고, 사람에게 맡기는’ 구조로 자리 잡게 될 것이다. 기술은 점점 더 똑똑해지겠지만, 여행의 마지막을 책임지는 것은 여전히 사람이다. 그리고 그 안심의 가치는 앞으로도 쉽게 대체되지 않을 것이다.
송승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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