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해파리 쏘임 신고 450건
‘먹이’ 참치 따라 상어 출몰 늘어
항공기 동원해 해변 안전 감시
“참치 잡힌다고 어민들은 난리지, 우리는 해파리 때문에 난리인 거라.”
경북 영덕군 병곡면 병곡항에서 지난 23일 만난 박진달씨(75)가 해파리·상어 차단망을 손으로 당겨보며 말했다. 마을 어촌계장이었던 박씨는 영덕군과 차단망 설치·관리 용역 계약을 맺고 해수욕장 개장 이후 주 3회 이상 그물 상태를 확인한다. 해파리가 들어오면 수거하고, 그물이 손상되면 수시로 보수도 한다. 그는 “지난해에도 마을 사람들이 해파리를 수도 없이 건져냈다”며 “해파리에 쏘이는 사고도 간혹 발생해 올해도긴장을 늦추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경북 동해안 해수욕장 개장을 앞두고 지방자치단체들이 ‘바다의 불청객’ 막기에 나섰다. 바닷물 온도가 높아지면서 해파리 쏘임 사고와 상어 출몰 우려가 커지자 차단망 설치와 안전요원 배치 등 피서객 보호 대책을 강화하고 있다.
29일 경북도에 따르면 경북 동해안 해수욕장은 경주 4곳, 포항 8곳, 영덕 7곳, 울진 5곳 등 모두 24곳이다. 경주 지역 해수욕장은 다음달 10일부터, 포항·영덕·울진 지역 해수욕장은 다음달 11일부터 차례로 문을 연다. 운영 기간은 38~44일이다.
지역의 가장 큰 고민거리는 해파리다. 경북 해수욕장 해파리 쏘임 신고는 2023년 6건에서 2024년 977건으로 급증했고, 지난해에도 450건이 접수됐다. 고래불해수욕장 상인 김모씨(60대)는 “해외여행이나 호캉스 등으로 해수욕장 방문객이 갈수록 줄어드는데 해파리까지 극성”이라며 “해수욕장을 찾는 사람이 더 줄어들까 걱정”이라고 말했다.
국내 연안에 주로 출현하는 해파리는 노무라입깃해파리다. 우산처럼 생긴 몸통 지름이 최대 1m, 촉수까지 합치면 길이가 10m에 달하는 대형종이다. 독성이 강해 쏘이면 부종과 발열, 근육마비, 호흡곤란, 쇼크 등을 일으킬 수 있다.
해파리가 늘어나는 데는 높아진 바닷물 온도 영향이 크다. 해파리 유생이 나타나는 3~4월 바다 온도가 높게 유지되면서 플랑크톤 등 먹이가 풍부해지고 성장 속도도 빨라졌다는 것이다. 문제는 올여름 수온도 평년보다 높을 가능성이 크다는 점이다. 해양수산부는 올해 해역 수온이 평년보다 1.2~2.8도 높을 것으로 전망했다.
상어 출몰도 긴장 요인이다. 강원·경북 동해안 상어 출몰 건수는 2022년 1건에서 2024년 44건으로 늘었다. 경북에서는 지난 10일 하루 정치망어업으로 잡힌 참다랑어가 울진 190t, 영덕 43t에 달했다. 경북도 관계자는 “상어 먹이가 되는 어종이 동해안으로 몰리면서 상어 출현 빈도도 늘어난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경북도는 동해안 4개 시군, 경북소방본부, 해양경찰서 등과 함께 해수욕장 개장 전 안전 대책을 점검하고 있다. 포항 항공대 항공기 등을 동원해 해파리 군집 상황을 예찰하고, 해수욕장별 차단망 설치와 상어 출몰 감시, 안전요원 배치 상태 확인 등을 한다. 경북도 관계자는 “해파리 대량 유입이나 상어 출현이 확인되면 입수 통제 등 현장 조치를 할 계획”이라며 “개장 전까지 대응 체계를 점검해 피서객 안전 사고를 막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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