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금융위원회
개인사업자도 스마트폰만 있으면 기존 사업자 대출을 더 낮은 금리 상품으로 바꿀 수 있게 된다. 개인신용대출과 주택담보대출에 이어 사업자 대출까지 온라인 대출 갈아타기 대상에 포함되면서 은행권 금리 경쟁도 한층 치열해질 전망이다.
금융위원회는 18일부터 개인사업자도 온라인 대출 갈아타기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도록 제도를 확대하기로 했다. 이제 개인사업자는 은행 영업점을 방문하지 않아도 모바일 앱을 통해 기존 대출 조건을 확인하고 더 유리한 금리의 상품으로 이동할 수 있다.
이번 서비스는 네이버페이, 카카오페이, 토스, 뱅크샐러드, 카카오뱅크 등 대출 비교 플랫폼과 13개 은행 애플리케이션을 통해 제공된다. 이용자는 스마트폰에서 현재 이용 중인 사업자 대출의 금리와 조건을 조회한 뒤 다른 금융사의 상품과 비교해 갈아타기를 신청할 수 있다.
대상은 18개 은행에서 받은 개인사업자 신용대출 가운데 10억원 이하 운전자금 대출이다. 다만 부동산 임대업 관련 대출이나 담보·보증 대출, 연체 대출 등은 서비스 대상에서 제외된다. 정책금융상품처럼 이미 낮은 금리가 적용된 상품 역시 역선택을 방지하기 위해 대상에서 빠진다.
대출 갈아타기 절차는 비교적 간단하다. 이용자가 플랫폼이나 은행 앱에서 갈아탈 대출을 신청하면 금융결제원의 대출이동시스템을 통해 기존 대출이 자동 상환되고 새로운 대출로 전환되는 구조다. 신청 가능 시간은 영업일 기준 오전 9시부터 오후 4시까지다.
이번 제도는 소상공인의 이자 부담을 줄이기 위한 조치다. 금융당국은 개인사업자 대출의 경우 만기가 짧고 금리가 상대적으로 높은 경우가 많다는 점을 고려해 대출 이동 가능 기간이나 만기, 증액 여부 등에 별도의 제한을 두지 않기로 했다. 신규 대출을 받은 지 얼마 지나지 않았더라도 조건이 더 좋은 상품이 있다면 갈아탈 수 있고 대환 과정에서 대출 금액을 늘리는 것도 가능하다.
사진=신한은행
금융당국은 서비스 시행으로 금융회사 간 금리 경쟁이 확대되면서 소상공인의 금융 부담이 완화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일부 은행들은 대환 수요를 겨냥해 갈아타기 전용 우대금리 상품을 준비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실제 개인신용대출 갈아타기 서비스가 시행된 이후 금리 인하 효과가 확인된 만큼 사업자 대출에서도 유사한 결과가 나타날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이 나온다. 금융권에서는 이번 제도를 통해 약 1조원 규모의 대출이 더 낮은 금리 상품으로 이동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다만 금융권 내부에서는 은행 영업 환경에도 변화가 불가피하다는 전망이 나온다. 개인사업자 대출은 그동안 비교적 금리가 높고 수익성이 좋은 영역으로 꼽혔는데, 대출 조건이 플랫폼에서 공개되고 고객 이동이 쉬워지면 금리 인하 압박이 커질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고객 접점이 은행 창구에서 플랫폼으로 이동하는 점도 중요한 변화로 평가된다. 네이버페이와 카카오페이, 토스 등 플랫폼 사업자가 대출 비교의 출발점이 되면서 은행은 상품 공급자 역할에 더 집중하게 될 가능성이 크다는 분석이다.
사진=KB국민은행
은행 입장에서는 우량 차주가 더 낮은 금리를 찾아 이동할 가능성이 커지는 점도 부담이다. 반대로 신용도가 낮은 차주는 기존 은행에 남게 되면서 자산 건전성 관리가 어려워질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그럼에도 금융당국은 서비스 범위를 더 확대할 가능성을 열어두고 있다. 금융위 관계자는 "현재는 신용대출을 중심으로 서비스를 시작하지만 향후 시설자금 대출이나 보증·담보 대출 등으로도 범위를 넓히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금융권에서는 이번 조치를 금융시장 구조 변화의 연장선으로 보는 분위기다. 개인신용대출과 주택담보대출에 이어 개인사업자 대출까지 비교·이동 인프라가 구축되면서 대부분의 여신 시장이 이동 가능한 시’으로 재편되고 있기 때문이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대출은 이제 한 번 받으면 끝나는 상품이 아니라 조건이 더 좋으면 언제든 갈아탈 수 있는 상품으로 인식이 바뀌고 있다"며 "플랫폼 중심 구조가 자리 잡으면 금리 경쟁은 지금보다 훨씬 치열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이수호 기자 lsh5998688@techm.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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