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호동 농업협동조합중앙회장(오른쪽 첫 번째)이 16일 국회에서 열린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위원 질문에 답하고 있다. 옆은 우희종 한국마사회장. 연합뉴스
강호동 농협중앙회장이 정치권 일각에서 제기되는 농협 본사 및 계열사 지방 이전설과 관련해 현재까지 내부적으로 논의되거나 추진된 바가 없다며 선을 그었다. 다만 향후 정부 차원의 공식적인 협조 요청이 있을 경우 구체적인 방안을 다각도로 검토하겠다며 여지를 남겼다.
강 회장은 16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 국정감사에 출석해 농협의 지방 이전 계획을 묻는 이상휘 국민의힘 의원의 질의에 “아직까지 지방 이전에 대해 구체적으로 논의하거나 계획을 수립한 적이 없다”고 답했다. 주무 부처인 국토교통부로부터도 관련 사안에 대해 어떠한 사전 언질이나 협의를 요청받은 적이 없다는 게 농협 측의 설명이다.
정치권과 지자체 안팎에서 거론되는 이른바 ‘쪼개기 이전’ 시나리오에 대한 질의도 나왔다. 이 의원은 현재 농협중앙회와 농협경제지주는 전남 나주로, NH농협금융지주와 농협은행·생명·손해보험 등 핵심 금융 계열사는 부산으로, NH투자증권 등 금융투자 부문은 전북 전주로 찢어 배치하는 방안이 물밑에서 거론되고 있다고 언급했다. 이 같은 세간의 분할 이전 시나리오에 대해 강 회장은 “구체적인 이야기에 대해서는 알지 못한다”고 일축하면서도 “추후 정부의 공식적인 의견이 제시된다면 여러 가지 방안을 수립해 적극적으로 검토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이날 국감에서는 농협을 정부의 ‘2차 공공기관 지방 이전’ 대상에 포함하는 것이 법리적·현실적으로 타당한지를 두고 지적이 이어졌다. 이 의원은 농협이 정부 출연 공공기관이 아닌 농업인 출자로 설립된 자주적 협동조합이라는 점을 짚으며 일방적인 이전 추진이 부적절하다고 강조했다. 현행 농업협동조합법상 농협중앙회의 주된 사무소를 ‘서울특별시’에 두도록 명시하고 있다. 본사 이전을 강행하려면 국회 차원의 법 개정이 선행돼야 한다.
국감에서는 천문학적인 이전 비용과 기존 투자 매몰 비용에 대한 우려도 나왔다. 이 의원실에 따르면 농협은 그동안 서울 내 금융 경쟁력 확보와 거점 마련을 위해 부동산 등에 약 1조 5000억 원을 투입했다. 여기에 본사 지방 이전에 따른 신규 사옥 건립 및 정주 여건 조성 등에 노조 추산 약 2500억 원의 추가 비용이 발생할 것으로 예상된다. 기존 투자금에 신규 이전 비용까지 합산하면 사실상 1조 7500억 원에 달하는 자금이 소요된다는 계산이 나온다.
막대한 비용 대비 지역 균형발전이라는 정책적 실효성이 떨어진다는 분석도 제기됐다. 현재 범농협 전체 임직원 약 9만 6000명 가운데 73%에 달하는 7만여 명은 이미 비수도권 지역 현장에 배치돼 근무 중이다. 서울에 위치한 농협중앙회 본부 인력 1167명 중에서도 필수 잔류 인원 등을 제외하면 실제 지방으로 내려보낼 수 있는 인원은 전체의 39.4%인 460명 수준이다.
금융권 안팎에서는 향후 정부의 2차 공공기관 이전 기본계획이 구체화할 경우 KDB산업은행에 이어 농협을 둘러싼 지자체 간 유치전과 노사 갈등이 본격화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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