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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강성원의 현장톡(TALK)] '김동연의 길'은 여기서 끝나지 않는다

'생활비 반값', '경기도민 1억 자산 만들기 프로젝트', '용인 반도체 전력망 지중화', '5호선 김포 연장' 등은... '김동연표 ABC 전략'인 AI(인공지능), 바이오(Bio), 칩(Chips·반도체), 기후테크(Climate-tech)를 통해 미래 산업 기반도...

[강성원의 현장톡(TALK)] '김동연의 길'은 여기서 끝나지 않는다

[필드뉴스=경기 강성원 기자] 지난 7일까지 사흘간 진행된 더불어민주당 경기도지사 본경선 투표에서 추미애 의원이 승리해 민주당 경기지사 후보로 확정됐다. 김동연 경기도지사는 탈락했다. 선거 결과 발표 직후 김 지사는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여러분의 선택을 겸허히 받아들입니다. 저 김동연, 많이 부족했습니다. 이번 결과를 성찰과 성장의 계기로 삼겠습니다"라고 고개를 숙였다.

추미애 민주당 경기지사 후보에게 축하의 뜻을 전하며 "민주당의 승리를 위해 힘을 보태겠다"고 약속했다. 함께 뛰어준 자원봉사자와 응원해 준 지지자들에게 고마움을 표한 뒤 "남은 임기 동안 도정 공백이 없도록 끝까지 책임을 다하겠다"는 말도 덧붙였다.

그러면서 "우리가 사랑하는 경기도를 위해 변함없이 힘차게 전진해 달라"며 "그 길, 저도 흔들림 없이 여러분과 함께 걷겠다"고 밝혔다.

문제는 성과가 아니라 정치였다. 김 지사가 지금까지 세상을 살아온 궤적을 보면, 이번 결과는 쉽게 설명되지 않는다. 김동연 경기도지사는 입지전적인 인물로 평가된다. 11세 때 부친이 세상을 떠난 뒤 소년가장이 됐고, 상업고등학교를 거쳐 은행에 취업해 가족을 부양했다. 야간대학에 다니면서 25세에 행정고시와 입법고시에 동시 합격했다.

김동연 경기도지사는 국민의 정부부터 참여정부, 이명박 정부, 박근혜 정부, 문재인 정부까지 정권 성향과 무관하게 등용된 인물이다. 정책 설계와 행정 능력은 이미 여러 차례 검증됐다.

김대중 정부 시절 청와대 행정관으로 IMF 위기 극복에 참여했고, 노무현 정부에서는 국가 장기 발전 전략인 ‘비전 2030’ 수립을 주도했다. 문재인 정부 초대 경제부총리로서 경제 성장률 회복을 이끈 인물로 평가된다. 이명박 정부에서는 대통령실 경제금융비서관과 기획재정부 2차관, 박근혜 정부에서는 국무조정실장을 맡았다.

행정가로서의 이력만 놓고 보면 부족함이 없다. 경기도지사 재임 기간 동안에도 성과는 이어졌다. ‘생활비 반값’, ‘경기도민 1억 자산 만들기 프로젝트’, ‘용인 반도체 전력망 지중화’, ‘5호선 김포 연장’ 등은 대표 정책으로 꼽힌다. ‘일잘러’라는 별명도 붙었다. 취임 3년 반 만에 100조 원 이상의 투자 유치를 이끌어냈다.

‘김동연표 ABC 전략’인 AI(인공지능), 바이오(Bio), 칩(Chips·반도체), 기후테크(Climate-tech)를 통해 미래 산업 기반도 구축했다. ‘경기 RE100’ 정책은 원전 1기에 해당하는 신재생에너지 생산 효과를 거두고 있다. 돌봄 정책과 노인 일자리, 공공 어린이집 확대 등 민생 분야에서도 성과를 쌓았다.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 전력 문제 해결 과정에서 ‘신설도로 지중화’ 아이디어를 제시한 것도 김 지사다. 서울 5호선 김포·검단 연장 예타 통과를 위해 세종으로 내려가 직접 설득에 나선 사례도 있다.

성과만 놓고 보면 패배를 설명하기 어렵다. 김 지사는 지난 3월 2일 열린 ‘나답게 사는 세상’ 출판기념회에서 "내가 지키고 싶은 것은 자리나 이름이 아니다. 가족과 이웃이 자연스럽게 숨 쉬는 하루, 불안 때문에 자신의 삶을 포기하지 않아도 되는 조건"이라고 밝혔다. 정치의 이유를 묻는 질문에 대한 답이었다.

책에서는 “정치는 바른 판단만으로 완성되지 않는다. 사람의 삶을 움직이는 것은 결국 공감이다”라는 성찰도 담겼다. 행정가로서의 시간과 정치인으로서의 현실 사이에서 느낀 간극을 스스로 인정한 대목이다.

이번 경선 결과는 그 간극을 드러낸 사건으로 볼 수 있다. 정치는 성과를 만드는 일과 동시에, 그 성과를 설득하는 과정이다. 정책의 완성도와 별개로, 사람의 마음을 얻는 방식이 요구된다.

김동연 경기도지사는 행정가로서 이미 증명된 인물이다. 그러나 이번 결과는 또 다른 질문을 남겼다. 성과와 평가가 곧 선택으로 이어지지 않는 이유가 무엇인가 하는 점이다.

김 지사는 이번 경선을 통해 '성과만으로는 사람의 마음을 얻을 수 없다'는 깨달음을 얻었을 것이다. '나는 초심을 잃지 않았는가'라고 자문(自問)했을 것이다. 김 지사가 남긴 "우리의 길은 끝난 것이 아니다"라는 말에 도민들은 깊은 여운을 남긴다고 말한다.

이번 패배는 끝이 아니다. 오히려 정치인 김동연이 다시 정의되는 출발점에 가깝다. 성과로 증명된 행정가에서, 사람의 마음을 얻는 정치인으로 넘어가는 과정이 시작됐다. ‘김동연의 길’이 어떤 행보가 될지 모르지만 멈춤없이 다시 걸을 것이란 것은 확실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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